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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중계 | ‘생명을 살리는 안전사회포럼’

욕망의 사회에서 살림의 사회로 비정규직 줄이고 직업윤리 회복

세월호 이후 한국사회의 행로

  • 정리=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욕망의 사회에서 살림의 사회로 비정규직 줄이고 직업윤리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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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태어나고 싶지 않다”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의 현실이 다수 국민이 소망하지 않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7%가 “다시 태어난다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답해 “다시 태어나고 싶다”(43%)고 한 응답자보다 많았다. 그 이유로 과도한 경쟁, 치열한 입시 등이 꼽혔다.

진정 안타까운 것은 공동체가 이런 이중의 위기에 직면했다면,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정부의 일차적 역할이 가장 중요함에도 정부가 믿음과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 다수는 ‘국민 없는 국가, 국가 없는 국민’이라고 느낀다.

세월호 참사는 1997년 경제위기에 비견될 수 있는 사회 위기다. 세월호 참사를 보고 ‘하인리히 법칙’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인리히 법칙이란 한 번의 큰 재난이 일어나기 이전에 29번의 작은 재난이 발생하고, 그전에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세월호 참사가 ‘1대 29대 300’ 중 1이 아니라 29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낱낱이 드러난 대한민국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즉각적이며 심원한 해법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런 위기가 발생하지 않게 예방조치가 당장 취해져야 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산업화와 민주화 모델에 대해 근본적인 반성을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가치, 정부, 언론, 교육, 역사, 미래, 그리고 인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국민적 결심은, 설령 시간 속에서 서서히 풍화될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의 기본구조에 대한 성찰적 반성을 촉구하는 것이며, 이런 흐름은 향후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남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반성적 현대화’다. 지난 50여 년간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산업화와 민주화가 가져온 현실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 더없이 중요하다. 반성적 현대화는 사건과 국면, 구조에 대한 다층적 성찰과 대안 모색을 요청한다.

먼저 사건사적 측면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재난 대처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하고, 국면사적 측면에서 규제 완화와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해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폐해를 극복하고 시장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구조사적 측면에서 사회통합을 위한 공동체의 재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공동체로서 우리 사회는 지속 불가능한 지점에 도달했다. 사회 양극화라는 제도적 조건은 물론, 생명 경시라는 문화적 현실은 우리 사회를 아주 낯설고 두려운 사회로 만들었다.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로서 거듭나기 위해 생명, 정의, 노동, 복지, 그리고 국민의 가치를 사회 발전의 중심에 놓고, 정부-시장-시민사회의 새로운 판짜기를 모색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해경 해체를 포함한 정부 조직 개편과 공직 사회 혁신을 내걸었지만, 이런 해법은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생명경시, 정경유착, 부정부패, 감시사회, 그리고 결과중심주의는 돌진적 근대화의 그늘이며, 이를 제대로 극복하지 않고서는 인간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열어갈 수 없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진 과제는 작게는 새로운 재난 대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사후 대처뿐 아니라 사전 예방에 주력하고, 범정부적 차원에서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재난 컨트롤타워를 신설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정부와 시민사회의 거버넌스가 활성화돼야 한다. 위험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위험관리의 외주화’를 제도적으로 금지해야 하며 안전을 경제적 비용으로 계산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삶의 기본 조건으로 인식하는 ‘안전의 시민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욕망의 사회에서 살림의 사회로 비정규직 줄이고 직업윤리 회복

지난해 5월 1일, 제123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철폐” “산업재해 사망 처벌 강화”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대적 개인주의

세월호 참사를 통해 주어진 광의의 과제는 바로 ‘국가와 개인의 이중 혁신’이다. 현 사회가 ‘욕망의 사회’라면 ‘살림의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때 살림이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국민 다수의 가계 및 생활 문제를 해결해주며, 분열과 해체가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것이다. 살림의 사회를 위해 ▲생명 없는 물질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경제민주화를 통해 정의 없는 기업의 지배를 막고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노동 없는 경제성장을 지양하며 ▲복지국가를 구축하고 ▲국민 없는 정부가 아닌 시민민주주의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개혁을 위해서는 정치 세력과 시민의 정체성 변화가 필수적이다. 정체성이란 마음이다. 마음이 변화해야 행동으로 나타나고, 행동으로 나타나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법이다. 물신주의, 경쟁력과 학벌주의, 이기적 개인주의 등을 버리고 인간주의, 공공성과 패자부활전, 연대적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정체성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래서 세월호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간과 사회, 그리고 어떤 삶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답변을 구해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대면하고 사회를 올바르게 이해하며 자신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참여해야 한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며,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체성의 정치’를 일구고 ‘제도의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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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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