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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취재

“나 오빠로 돌아갈래!”

중년남 그루밍族 ‘회춘 바람’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나 오빠로 돌아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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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빠로 돌아갈래!”

퓨린피부과 김민정 원장이 기자의 얼굴 피부 상태를 관찰한다.

수입 남성화장품 브랜드 랩시리즈 매장의 김혜민 매니저는 “영업직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 고객도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과거엔 아내나 여자친구가 선물하려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남성들이 직접 와서 상담하고 구매하는 비율이 60%가 넘는다고.

“40대 이상 고객이 40% 이상이다. 상담하다보면 ‘동기에 비해 나이 들어 보인다’며 그게 승진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래서 40대 이상은 이미 생긴 주름을 완화해주는 안티에이징 제품을 많이 찾는다.”

김 매니저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일수록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인상이 그 사람의 평판을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다. 첫인상은 처음 3초 동안의 인상이다. 얼굴은 이목구비가 반듯한지보다는 피부 톤, 주름, 피부색이 영향을 준다. 광택이 있고 맑은 피부를 가지고 있으면 첫인상에서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것은 물론, 자기관리를 잘한 사람으로 보여 신뢰감을 줄 수 있다.”

40대는 ‘제2의 사춘기’를 겪는 나이이기도 하다. 가족을 위해 직장에 충성하며 앞만 보고 달려가다 문득 초라한 중늙은이로 변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시기다. 아직은 ‘아저씨’보다 ‘오빠’로 불리고 싶고, 청춘(젊음)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내면적 욕구가 자신을 꾸미는 데 투자하게 하는 것이다.



30대 중반이 넘어서야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이틀에 한 번꼴로 로션을 바르는 정도였던 기자 역시 40대 중반이 넘어선 어느 날,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는 순간 가슴이 ‘툭’하고 내려앉은 기억이 있다. 탱탱하고 깨끗하던 피부는 푸석푸석해지고 여기저기 검버섯 같은 검은 반점이 피어났는가 하면, 입가엔 팔자주름이 잡히고 이마와 미간, 눈가에도 주름이 선명했다. 조금 전에 술을 마신 것처럼 볼과 눈가에 불그레 홍조가 사라지지 않았다.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지? 나도 늙었구나’ 하는 씁쓸함이 몰려왔다.

서울 강남의 퓨린피부과 김민정 원장은 “신체적 나이를 낮춰보려는 남성들의 욕구가 강해졌다. 60대에도 할아버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오는 분도 있다. 자기 나이보다 5~10살은 젊게 살려는 욕구가 강한 것도 중년 남성들이 피부에 신경을 쓰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조사에 따르면 30대 남성은 얼굴보다는 헤어스타일과 몸(body)에 관심이 큰 반면, 40대 남성은 얼굴에 더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모를 관리하는 방법에서도 30대는 술·담배 자제, 음식 관리, 운동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데 비해 40대는 화장품에 의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40대 이상은 ‘얼굴 젊게 만들기’가 좀 더 현실적이고 손쉽게 젊어보일 수 있는 선택으로 보는 듯하다.

지난해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 규모가 1조3000억 원을 넘어섰다. 전 세계 판매액의 5분의 1이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인데, 인구 규모를 고려한 구매율은 단연 세계 1위다. 꼭 이것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국내 화장품업종의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2009년 70만 원대에서 최근 200만 원대로 급등했다.

“60cm 앞에서 환해 보이게”

화장품 멀티스토어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 들어 남성 고객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옥션 역시 남성화장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남성화장품 구매 고객 중 50대 이상 비중이 2012년 24%에서 올해 3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남성화장품도 여성화장품처럼 고급화, 세분화하고 있다. 심지어 중년 남성을 위한 BB크림까지 나왔다.

화장품 구매에서 더 나아가 피부관리숍을 찾거나 피부과에서 보다 전문적인 관리를 받는 중년 남성도 늘고 있다. 퓨린피부과 김민정 원장은 이런 고객이 5년 전에 비해 3배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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