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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성매매특별법 10년…어둠의 거래는 계속된다

대담 - 성매매, 범죄인가 노동인가

“몸 사고파는 건 인권 침해”
“몸 아닌 ‘성적 서비스’ 파는 것”

  • 패널 : 강월구 사미숙 사회·정리 : 김진수

대담 - 성매매, 범죄인가 노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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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성매매가 범죄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는데도 성매매가 끊이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강월구 특별법이 시행된 2004년부터 지금까지 경찰의 성매매 단속 건수를 살펴보면, 정부의 의지에 따라 늘거나 줄거나 했어요. 이는 법 집행에 일관성이 결여된 탓이죠. 단속돼도 16시간짜리 존스쿨 교육(성매수 초범자의 재범 방지를 위해 기소유예 대신 받는 재범방지 교육) 이수만으로 마무리되니 성매매가 범죄라는 인식이 폭넓게 확산되지 않는 겁니다.

사미숙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는지는 다시 짚어봐야 한다고 봅니다. 특별법 발의엔 2000년 전북 군산 대명동 화재참사, 2002년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성매매를 해온 집창촌 여성의 열악한 현실이 드러난 데 따른 여론 형성 등 여러 가지 면이 작용했어요.

그런데도 왜 집창촌 여성이 자발적인 성매매 여성을 형사처벌하는 특별법 조항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 심판을 신청했을까요? 왜 길거리로 나와 ‘성매매 합법화’ 시위를 벌였을까요? 즉 성매매 자체가 해당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지, 성매매와 인신매매는 과연 같은 것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최근 판례를 보면 법원의 태도조차 명확지 않아요. 여성의 인권을 얘기했다가, 때론 미풍약속을 강조합니다. 만일 여성 인권이 문제라고 한다면 가장 중요한 건 성노동자에게 인권이 무엇인지, 당사자 얘기를 들어봐야 합니다. 그게 인권의 출발입니다. 하지만 특별법 발의 당시 성매매 피해여성이 아닌 다른 성노동자의 목소리는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미풍양속이란 것도 사회 변화에 따라 같이 변하는 겁니다. 옛날 기준의 미풍양속대로라면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는 죄다 범죄자이거나 정신병자여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그들이 스스로 인권운동을 벌이면서 사회의 시선도 점차 바뀌었어요. 누구 처지에서 여성 인권인지, 미풍양속이나 성도덕은 과연 성노동자의 인권보다 중요한지, 이런 점을 제대로 논의해야 합니다.

인권침해 vs 노동권 침해

강월구 저는 성매매를 노동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노동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그 직종에 대해 내놓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우리 사회에선 편견이 굉장히 심해 성매매를 노동이라고 스스로 밝히기 힘든 상황이죠. 성매매를 합법화한 독일에서 조사해보니 ‘성매매를 한다’고 등록한 이들이 5년 동안 단 1%밖에 안 됐어요. 반면 업주들은 마치 거창한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가인 양 명함을 파고 다닙니다.

또한 성매매 현장이 해당 여성의 안전을 얼마나 위협하는 환경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1대 1로 은밀한 공간에서 만나 돈을 내고 성을 구매하는 남성은 소위 말하는 ‘갑(甲)’의 지위에 있어요. 권력을 가진 거죠. 그런 상황에서 남성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심지어 마약 투여를 강요하는 등 별의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런 환경에 노출된 채 성매매를 하는 걸 두고 노동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성매매 여성이 입는 신체적, 정신적 피해는 굉장히 큽니다. 보통은 어린 시절의 가난, 방임, 아동 학대, 친족에 의한 성폭력, 가정폭력 등에 노출됐다가 가출 후 성매매 현장으로 유입된 경우입니다. 또한 표본집단에 대한 조사 결과, 성매매 피해 여성의 68%가 자살 시도 경험을 가졌어요. 이런 사실에서 보듯, 성매매는 기본적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인데, 그걸 노동이라고 보긴 힘들죠.

사미숙 강 원장 말씀에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2003년 성매매가 비(非)범죄화된 뉴질랜드의 성매매거리 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감동을 받았어요. 성매매 피해여성을 지원하는 사업과 현재 성매매를 하는 성노동자의 노동조건과 환경을 개선하려는 사업을 같이 하더군요. 우리 성노동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도 그런 모델입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의 목소리만 들어선 안 된다는 거죠.

자본주의 사회에선 모든 노동에 위계가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내가 이런 일을 한다’고 말할 수 없는 직업도 분명 존재해요. 그렇다고 ‘그건 직업이 아니야’하고 낙인찍을 순 없는 겁니다.

또한 인권을 위협하는 환경이 있다면, 그 자체를 개선해야지 그냥 쓸어버려선 안 되죠. 따라서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지원과 탈(脫)성매매 운동을 하더라도 그것을 원하지 않는 자발적 성노동자의 얘기에도 똑같이 귀 기울여야 합니다. 실제로 성노동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넌 피해자다’ ‘자립시켜주겠다’는 거예요.

사회 성매매 피해여성과 자발적 성노동자에 대한 지원 정책이 투트랙(two-track)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건가요.

성매매와 인신매매

강월구 성매매 여성은 통상 본인이 자영업자로 일하기보단 업주가 관리합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는 감시와 협박, 고리사채 행위가 일어납니다. 7월에만 해도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성매매 집결지(여성단체들은 집창촌 대신 ‘집결지’라는 용어를 쓴다)인 ‘텍사스촌’에서 수십 명의 여성을 감금한 채 성매매를 강요한 조직폭력배가 붙잡히지 않았습니까. 하루 성매매 할당량을 주고, 몸이 아프다고 하면 ‘주사 이모’라는 사람까지 불러 항생제, 진통제를 맞혀가면서 일을 시켰다고 하잖아요. 특별법에 의하면, 이런 경우엔 당연히 피해자로 보호받을 수 있지만, 자발적 성매매 여성의 경우 피의자로 처벌받을 수 있죠.

저는 무엇보다 사람의 몸을, 성을 사고판다는 것 자체가 폭력적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인신매매 중 79%가 성 착취를 위한 거예요. 나머지는 강제노동, 장기적출, 강제결혼 등이고. 그 정도로 성매매는 인신매매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습니다. 한국 여성이 미국, 일본, 호주 등지로 팔려가 현지에서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잡혀간 사례도 많지 않나요? 성매매를 합법화한 나라에서도 실제 성매매 여성의 70~80%는 자국보다 못사는 인접 국가 여성들입니다. 성매매를 합법화한 나라에서 인신매매가 더 많다는 통계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투트랙으로 가는 건 굉장히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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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 강월구 사미숙 사회·정리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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