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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달콤했으나 끝은 참담하리라!

불륜, 현실도 드라마 같을까?

  • 최명기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artppper@hanmail.net

시작은 달콤했으나 끝은 참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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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속 불륜 남녀는 행복하다. 불륜 상대는 배우자보다 사랑스럽다. 그러니 두렵기는커녕 당당하기만 하다. 곧 행복한 결혼으로 이어질 것 같다. 하지만 현실도 그럴까. 외도와 불륜의 시작은 서로에게 호감과 열정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이뤄지지만 끝내는 것은 결코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불륜에 빠진 이들은 기쁨에 들떠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불륜 남녀는 서로의 육체를 탐하느라 정신이 없다. 불륜남은 아내에게 들켜도 두려움이 없다. 불륜녀는 불륜 상대의 배우자를 만나도 “네 남편 간수나 잘하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불륜이 들통난 뒤에는 아예 대놓고 만난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과연 이러할까.

필자가 상담을 하면서 접하는 불륜남 대부분은 아내에게 들키지 않고 몰래 만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늘 조마조마하다. 불륜남 중 연하의 싱글 여성을 사귀는 경우는 질투 때문에 괴로워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도 바람을 피우는 주제에 상대 불륜녀가 젊은 남자를 따로 만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불륜의 7단계 사이클

그런가 하면 불륜녀의 대부분은 불륜 초기부터 남의 가정을 깨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죄책감에 시달린다. 싱글 여성은 유부남을 사귄다는 것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이 수치스럽다. 또 유부녀이건 싱글이건 불륜녀는 상대 불륜남의 아내를 질투한다. 유부녀는 불륜이 들통 나서 남편에게 알려질까 전전긍긍한다. 직장에 알려져서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것도 두렵다. 그 누구보다 부모에게 알려지면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자살할 것 같다는 이도 있고,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현실이 이러하기에 불륜을 들켜 상담을 오는 경우 남녀를 가리지 않고 거의 ‘패닉’ 수준이다. 불륜이 처음 시작될 때는 행복하다고 느끼고 마음도 설렌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행복해서 만난다기보다는 헤어지지 못해서 만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의미에서 불륜의 시작에서 끝, 불륜의 감정 사이클을 한번 살펴보자.



시작은  달콤했으나 끝은  참담하리라!
1. 호감

드라마에는 휴가지에서 서로 눈이 맞아서 한순간에 열정적인 불륜 관계에 빠져드는 상황이 종종 등장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직장이나 모임에서 서로 알고 지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불륜에 빠지는 경우가 더 흔하다. 평소에 어느 정도 호감을 갖고는 있었지만, 이성으로서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직 그 남자 혹은 그 여자에 대해서 성적 매력을 느끼지는 않는다. 이런 관계가 우연한 기회를 맞게 되면서 불륜이 시작된다. 직장에서 회식을 마치고 같이 택시를 타고 가다가 눈이 맞는 식으로 말이다.

2. 열정

이 시기가 가장 행복하다. 우연히 관계를 가진 후 연락을 할까 말까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연락해서 다시 만나게 된다. 서로가 한 공간에 있고 섹스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관계 가진 것을 잊고 지내다가 다음에 우연히 다시 만나는 경우도 있다. 그 순간 어색하다. 그런데 자꾸 생각이 난다. 며칠 안에 다시 연락해서 만나면 그때부터 열정이 시작된다. 하루 종일 그 사람 생각밖에 안 난다. 좋은 것을 보면 그 남자 혹은 그 여자와 함께 보고 싶고, 맛있는 음식을 대하면 그 남자 혹은 그 여자와 함께 먹고 싶다. 하루 종일 그 사람 연락만 기다린다. 그러다 마침내 만나게 되면 몸이 녹아버리는 것 같다.

3. 망설임

때때로 불안해진다. 유부남, 유부녀를 사귄다는 것에 대해서 의식하기 시작한다. 소문에도 신경이 쓰인다. 혹시 불륜 상대와 데이트를 하다가 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까봐 걱정도 된다. 그만 만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위험한 사랑을 한다는 것 때문에 가슴 설레기도 하지만 금지된 사랑이기에 두렵다. 망설이기도 한다. 연락이 와도 받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그런 결심은 잠시뿐이다. 결국 자신이 연락하게 되거나 혹은 상대방이 연락을 해서 다시 만나게 된다.

4. 고립

그 사람은 가정이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밀을 지켜야 한다. 따라서 늘 그 사람의 스케줄에 맞춰야 한다. 그 사람의 아이가 갑자기 아프기라도 하면 둘이서 있다가도 그 사람이 병원으로 달려가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그 사람의 배우자 눈에 띌지 몰라서 피해 다녀야 한다. 그러다보니 언제나 그 사람 가족의 스케줄에 밀려서 자신은 뒷전이다.

주위에서는 ‘사귀는 사람이 있냐?’고 묻지만 제대로 답할 수도 없다. 누군가 좋은 사람을 소개해준다고 해도 어정쩡한 태도로 얼버무리며 거절해야 한다. 남에게 밝힐 수 없는 비밀을 갖고 있기에 점점 고립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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