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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본(人本)기업

매년 사내커플 탄생 ‘사랑이 꽃피는 회사’

인터랙티비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매년 사내커플 탄생 ‘사랑이 꽃피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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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사내커플 탄생 ‘사랑이 꽃피는 회사’

지난해 12월 17일 ‘연탄배달 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한 인터랙티비 임직원들.

IT 업무 특성상 밤을 새우며 집중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가정에 소홀하거나 건강을 해치지 않게 배려하는 독특한 복지제도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미혼자는 생일, 기혼자는 결혼기념일이나 배우자 생일 중 하루에 특별휴가를 쓰도록 했다. 특별휴가일이 되면 회사는 꽃바구니와 외식상품권을 주면서 축하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유도한다. 근속 5년마다 장기근속휴가 5일과 150만 원의 휴가비도 지급된다. 사용처는 불문.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면 배도 출출하고 다음 날 정시 출근도 은근히 걱정된다. 인터랙티비는 야간근무자에게 식사와 별도 음료, 주전부리를 제공하고, 야근으로 쌓인 피로는 ‘지연근무제’를 통해 어느 정도 덜어준다. 가령 직원이 밤 11시 50분에 퇴근하면 다음 날 출근 시간은 오전 11시 50분으로 자동 설정된다. 상사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니 특히 연차가 낮은 직원들에겐 이런 ‘효자상품’이 없다.

올해로 5년 장기근속자가 된 김정호 과장은 “입사 전 이직을 두 번 했는데, 인터랙티비는 문 대표의 마인드나 회사 정책이 직원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며 “세심한 배려가 느껴져 오래 근무하고 싶은 회사”라고 말했다. 또 “5년 근속 휴가비 150만 원을 결혼할 여자친구에게 줬더니 무척 좋아하더라”고 자랑했다.

연탄배달 송년회

인터랙티비 설립 초기엔 직원 평균연령이 20대 중후반이었는데, 장기근속자가 늘면서 지금은 30대 초중반으로 올라갔다. ‘직장맘’도 함께 늘었다. 이들에겐 출산·육아휴직이 기본으로 주어지지만 그래도 육아는 버겁기 마련. 그래서 직장맘들은 오전 8~10시 출근, 오후 5~7시 퇴근 등 아이 돌보는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스스로 정하게 했다. 이른바 ‘직장맘 탄력근무제’다.



입사 7년차 허윤숙 과장은 “37개월, 11개월 된 아들 둘을 키우는데, 저녁에 집안일이 많아 8시 출근, 5시 퇴근제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장기근속 직장맘들은 탄력근무제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 회사 여직원은 전체 직원의 35% 정도.

인재들이 편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근무여건은 생산성 향상과 직결된다. 협업이 많은 IT업종 특성상 직장 동료와 책을 읽고, 시를 낭송하고, 스터디 활동을 하면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면 시너지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그렇다고 자사 직원들만 챙기는 건 아니다. 인터랙티비는 2009년부터 매년 연말 ‘연탄 배달 봉사 송년회’를 한다. 서울의 수은주가 영하 12도로 뚝 떨어진 지난해 12월 17일에는 서울 관악구의 한 서민동네를 찾아 연탄 5000장을 날랐다. 직원들은 봉사활동을 마치고 사우나에서 목욕을 한 뒤 인근 호프집에서 조촐한 송년회를 열었다. 2008년까지는 연예인을 초청하는 등 다양한 송년회를 했는데,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뭔가 좀 허전하더라는 게 문 대표와 직원들의 생각이다.

지난해 12월 입사하자마자 연탄배달 봉사에 참여했다는 김태영 사원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에 봉사에 나섰는데, 이내 굵은 땀방울이 맺히면서 몸과 마음이 훈훈해졌다”며 “그 동네 할머니가 ‘고맙다’며 끓여준 어묵 국물을 마시면서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더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호프집에서는 수고한 직원들을 위해 문 대표가 직접 색소폰 연주를 했다는데, 그의 연주 실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직원들은 소이부답(笑而不答)했다.

인터랙티비는 매년 쌀 기부, 헌혈, 사회복지법 후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함께 디지털 마케팅 회사인 만큼 ‘e기부’에도 앞장서고 있다. 유니세프,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기부용 위젯을 만들어 무료로 나눠주는가 하면, 2012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22차 세계재활협회(RI) 세계대회 마케팅 지원과 무료 홍보에 나서 공로상을 받았다.

이러한 봉사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12월 대한민국 세종 나눔봉사대상에서 유엔봉사대상(국회 보건복지위원장상)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 | 문성운 (주)인터랙티비 대표

“우리 이익 위해 누군가에게 스트레스 주긴 싫다”


매년 사내커플 탄생 ‘사랑이 꽃피는 회사’
문성운 대표에게서 기업인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업인 특유의 카리스마와 절제미 대신 순박하고 솔직한 인상을 준다.

-사회공헌활동도 많이 하네요.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게 ‘자가 발전’하는 것이 기업으로서 최고의 사회공헌이죠. 우리가 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사회공헌활동으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우리의 이익만 좇으면서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건 원치 않아요. 회사도, 직원도, 사회도 윈-윈하는, 동반상승하는 회사로 만들어야죠.”

-기업의 ‘갑(甲)질’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 직원들과 자주 토론해요. 우리도 일을 하다보면 ‘갑’이 될 때도, ‘을(乙)’이 될 때도 있죠. 그러니 상대방의 처지에서 보고, 우리가 남에게 ‘갑질’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해요. 시집살이 많이 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그러하듯, 우리도 은연중에 갑질을 배우지 않도록 경계해야죠.”

-사내 복지제도도 다양해 보입니다.

“직원 평균연령도 높아지고, 10년 이상 근속자도 열댓 명은 됩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젊었을 때 중요한 건 돈보다 경험’이라고 말해요. 인생에 투자하라는 거죠. 그런데 그 시기에 제일 많이 있는 공간은 회사잖아요. 그러니 회사가 즐거워야 ‘인생 투자’도 잘되고, 책을 읽어야 인문학적 대화도 잘되죠. 대화가 너무 잘돼서인지 지금까지 사내 결혼 커플이 12쌍 나왔습니다(웃음).”

-직원들이 문 대표와도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거 같아요.

“책도 함께 읽지만,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같이해요. 가끔씩 저녁에는 ‘호프 데이’ 하면서 얘기를 듣고요. 직원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게 결국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거잖아요. 1차 소비자인 직원들 생각을 들어야 비즈니스 아이디어도 얻습니다. 회의하면 처음 20분쯤은 직원들 개인사 얘기하면서 정서적 교감을 한 뒤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도 그래서죠.”

-올해 회사 비전은 뭔가요.

“우리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아시아 시장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오래 근무한 직원들이 중역이 되고, 그 중역들이 후배들을 키우는 멋진 회사를 만들어 봐야죠.”


신동아 2015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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