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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너무한 낙하산·보은 인사 측근 건축가 ‘롯데 용역’ 잡음

박원순 서울시장 ‘특혜 남발’ 논란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해도 너무한 낙하산·보은 인사 측근 건축가 ‘롯데 용역’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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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부인 강난희 씨, 공관 인테리어 진두지휘?
  • ● ‘명당’ 가회동 이사는 대권 포석?
  • ● 박 시장 측·롯데 “문제 될 일 없다”
해도 너무한 낙하산·보은 인사 측근 건축가 ‘롯데 용역’ 잡음
요즘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동이 아슬아슬하다.

그는 키우던 진돗개를 서울시청 방호견으로 둔갑시켰다. 시장 공관을 전세보증금 28억 원에 계약했다. 서울시 인권헌장에 동성애 차별 반대 문구를 명시하려다 보수·기독계가 반발하자 폐기했다. 성 소수자들은 시청 점거 농성을 벌였다. “박 시장이 인권운동가 출신 맞나”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런가 하면 일부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들은 “박 시장이 시정(市政)을 사유화한다”고도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일각에서 박 시장에 대해 ‘무차별 코드 인사’ ‘부인의 치맛바람’ ‘롯데 상암동 땅 특혜’ 등의 논란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기자에게 “박 시장의 자기 사람 심기가 점입가경이다.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18곳 중 7곳의 기관장 및 본부장이 박 시장 당선에 기여한 사람들로 채워졌다. 관련 경력이 전무한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선거캠프, 시민운동, 지지선언



최근 SH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진보 성향의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선거대책본부에서 주택정책 분야 자문역을 맡은, 박 시장의 측근이다.

오성규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선거대책본부 사무처장을 지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을 거친 오 이사장은 박 시장의 시민운동가 인맥이다. 그는 2012년 6월 이사급인 서울시설공단 사업운영본부장으로 영입됐다가 1년 만에 이사장이 됐다.

이병호 서울시 농수산물공사 사장은 2011년 진보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로서 박원순 지지 성명을 낸 적이 있다. 임성규 서울시복지재단 대표이사도 2011년 박원순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이정원 서울메트로 사장과 김태호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철도 분야에 전문성이 없음에도 박 시장과의 인연으로 발탁됐다는 구설에 올랐다.

석치순 서울도시철도공사 기술본부장, 서재경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이숙진 서울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박원순 후보 선대본에서 각각 노동특별위원장, 대책본부총괄본부장,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했다.

박 시장은 과천 서울대공원 원장에 선거 때 도움을 준 인디밴드 출신 인사를 임명하기도 했다. 이후 사육사가 우리에서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장이 곤충 전문가인 이 사육사를 호랑이 사육사로 보낸 데서 사달이 난 사고로 비쳤다.

전 서울시 고위공무원 A 씨는 “박 시장이 서울시 본청에도 주로 자기와 연줄이 있는 사람들을 앉히는 것 같다. 차기 대권을 의식해 자기 사람으로 서울시를 장악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노근 의원은 “박 시장을 중심으로 첫 번째 라인엔 희망제작소·아름다운가게·참여연대 사람들이, 두 번째 라인엔 좌편향 노동·문화·시민·교육단체 사람들이, 세 번째 라인엔 200여 개 서울시 각종 위원회 사람들이 둘러쌌다”고 말했다. 그는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의 종합판인 만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친위 비선 활용”

박 시장이 취임 초 친위 비선을 운영하면서 서울시 부서를 장악하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청와대가 수석비서관을 두고 각 부처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처럼, 박 시장이 30~40대 측근 10명으로 하여금 각 국·실을 10개 그룹으로 나눠 수시로 스크린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몇몇은 이를 ‘책임비서제’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방식은 결과적으로 시장과 국·실장 사이를 가로막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한다. 일부 서울시 관계자들 사이에선 “박 시장이 시청 간부들을 적으로 간주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 서울시 의원 B씨는 “‘책임비서제로 불릴 만한 그런 형태의 조직 운영이 시의회에서 문제가 됐다. 현재는 없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노근 의원 등에 따르면 ‘책임비서’로 불린 인사들은 주로 시민단체 출신으로 시장실 산하에 있었고 정무 라인과 연계해 활동했다고 한다.

박 시장이 서울시 고위 공무원 인사를 대권 가도에 활용한다는 논란도 있다. 박 시장은 지난해 7월 2기 시정을 시작하면서 정무부시장에 임종석 전 국회의원을, 행정1부시장에 정효성 당시 기획조정실장을, 행정2부시장에 이건기 당시 주택정책실장을 임명했다.

세 부시장은 모두 호남 출신. 임 부시장은 전남 장흥, 정 부시장은 전북 전주, 이 부시장은 전남 장성이 고향이다. 전임 시장 때까지 비교적 지역 안배가 이뤄지던 부시장 자리를 특정 지역 출신으로만 채운 건 이례적이라고 한다.

정치권 관계자 C씨는 “새정치민주연합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포석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경남 창녕 출신으로 호남이 주류인 새정치민주연합에 지역 연고가 없다. 그런 그가 ‘호남 사랑’을 당에 각인했다는 해석인 것이다. 박 시장의 용인술과 관련해 전 서울시 고위공무원 D씨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들려줬다.

“7급 공채 출신 모 과장은 성실한 사람이었다. 직원들에게 일을 많이 시켰다. 어느 날 이 부서 여직원의 남편이 박 시장에게 e메일을 보냈다. ‘왜 주말에도 불러내 일을 시키느냐’는 항의였다. 이런 경우 보통은 시장이 인사과나 조사관에게 경위를 알아보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박 시장은 바로 그 과장에게 전화해 호통을 쳤다. 자존심이 상한 그 과장은 사표를 내려 했다. 동료들이 만류하자 자원해 구청으로 옮겼다. 그런데 박 시장은 어떤 자리에서 해당 구청장에게 ‘왜 본청에서 일 잘하는 훌륭한 사람을 데려갔느냐. 좋은 인재를 구청에 빼앗겼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시청 사람들이 실소를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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