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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민족해방)계 출신 요직 장악 PD(민중민주)계 출신이 보완

문재인 정부 ‘운동권 이너서클’ 지도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NL(민족해방)계 출신 요직 장악 PD(민중민주)계 출신이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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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월 6일 국회운영위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주사파와 전대협이 장악한 청와대의 면면을 봤다”며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비판한 것이 화제가 됐다. 임 실장은 “그게 질의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주사파는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행동강령으로 삼아 정치운동을 한 학생운동권 내 분파로 전해진다. 임 실장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을 지냈다. 

이 질의응답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내각의 학생운동권 출신들이 새삼 주목을 받는다. ‘신동아’는 청와대 내에 총학생회장 출신이 많다는 점을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여권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특성을 제대로 알려면 이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운동권 출신들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운동권도 같은 운동권이 아니고 NL(민족해방)계와 PD(민중민주)계 사이엔 뚜렷한 이념적 차이와 대립 양상이 나타나므로 이런 점까지 반영해 정부 내 운동권 출신 인사들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NL계와 PD계는 NLPDR(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으나, NL계는 민족해방을 우선적 투쟁 과제로 주장하면서 한국 사회의 모순을 반미(反美) 자주로 해결하려는 경향성을 보였다고 한다. 반면, PD계는 민중민주주의를 우선시하면서 한국 사회의 모순을 외세보단 계급 문제로 파악하는 태도를 견지했다. ‘신동아’는 정부 내 실력자들의 이력과 면면에 밝은 여권 관계자들의 ‘자문’을 받아 정부 내 운동권 출신 실력자들의 운동권 지도를 대략적으로 그려보기로 했다. 

“NL계의 아성으로 통하던 시절에…”

취재 결과, 청와대 내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은 NL계의 축으로,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은 PD계의 축으로 봐도 무방했다. 여권 관계자 A씨의 설명이다. 

“임 실장이 NL계의 한양대 총학생회장이자 3기 전대협 의장이었다는 데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조 수석은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사노맹은 NL계와 PD계도 아닌 ‘ND(민족민주)계’로 봐도 된다. 그러나 ‘비(非)NL계’를 ‘범(汎)PD계’로 보는 시각에서, 조 수석은 PD계 출신으로 해석될 수 있다.” 



몇몇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 비서관엔 대체로 NL계가 포진해 있다. 전대협 연대사업국장을 지낸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확실한 NL계로 인식된다.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도 전북대가 ‘NL계의 아성’으로 통하던 시절에 이 대학의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원광대 총학생회장 출신 한병도 정무비서관,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 전북대 총여학생회장 출신 김금옥 시민사회비서관, 제주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 출신 문대림 제도개선비서관,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 권혁기 춘추관장도 NL계로 분류된다. 

전대협 3기 중앙위원을 지낸 유행렬 자치분권비서관실 행정관 등 일부 행정관들도 NL계로 알려져 있다. 오종식 정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은 고려대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는데, 조국통일위원회는 골수 NL계 조직으로 통한다. 오 행정관은 1999년 11월 언론 인터뷰에서 “한때 주체사상가를 자처했다. 북한체제도 이상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북한의 실상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의문이 생겼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도 NL계 출신

‘문재인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신동호 연설비서관은 전대협 문화국장을 지냈다. 1980년대 전대협 문화국은 ‘문화 통일 일꾼’을 자처했다. 여권 인사 C씨는 “신 비서관이 맡은 전대협 문화국장은 골수 NL계 운동권 학생이 거쳐 가는 자리”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 B씨는 “이들 청와대 비서관급 인사가 총학생회에 몸담고 있었을 무렵엔 NL계가 대다수 대학의 총학생회를 장악하고 있었다. 이들의 총학생회장 당선에 대해서도 ‘NL계가 선거에 이겼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B씨는 “예컨대 권혁기 춘추관장이 국민대 총학생회장을 지낼 무렵 국민대에선 PD계가 집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출신인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NL계의 영향력이 미치는 여성운동계에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내각에서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NL계 출신으로 분류되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NL계 성향의 시민운동을 해온 것으로 비친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았던 황인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원로 NL계’로 알려진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우상호 의원(연세대 총학생회장), 이인영 의원(고려대 총학생회장, 전대협 초대 의장), 기동민 의원(성균관대 총학생회장) 등이, 광역단체장 중엔 안희정 충남지사가 NL계 출신인 것으로 분류된다. 

반면, PD계 성향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에서 조국 민정수석 외에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다음카카오 이사를 지낸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 정도가 꼽힌다. 반(反)철거운동 경력이 있는 김수현 사회수석에 대해 여권 인사 A씨는 “PD계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운동권 족보에 김수현이라는 이름은 안 나온다”고 말했다. 상지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여준성 사회수석실 행정관 등 몇몇 청와대 행정관은 PD계 출신으로 알려진다. 내각에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을 지낸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민주당에선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한 송영길 의원이 PD계 성향으로 꼽힌다.

정태호 비서관 “분류 어렵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에 대해 여권 인사 D씨는 “1999년 나온 월간 ‘말’의 ‘21세기 한국의 희망, 386리더’라는 책을 보면, 윤 수석은 서울대 재학 시절 데모는 했는데 NL계나 PD계에 가담은 안 한 것으로 돼 있다”고 소개했다.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은 서울대 삼민투 사건으로 구속돼 복역한 후 노동운동에 투신했는데, D씨는 정 비서관에 대해 “딱히 NL계나 PD계로 분류하기 어렵다”고 했다. 연세대 구국선언서 사건으로 구속된 76학번 노영민 주중 대사나 1977년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NL계 이전 세대로 통한다. 

여권 인사들은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와 내각 내에선 대체로 NL계 출신이 요직을 장악하고 PD계 출신이 보완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운동권의 후발주자인 PD계는 ‘현실과 과학’이라는 잡지 등을 통해 NL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NL계는 PD계를 경계했고 양 진영은 견원지간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여권 인사들은 “청와대와 내각에선 NL계 출신들과 PD계 출신들이 협력적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반면, 민주당 내에선 PD계 출신들이 국회의원 공천에서 떨어지는 등 알게 모르게 비주류 취급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말했다. 

또한 여권 인사들은 “1980년대 대학 총학생회장들은 NL계 출신이어도 반제청년동맹, 자민통, 조통, 관악자주파 같은 NL계 지하조직에선 활동하지 않은 것으로 운동권 내부에서 알려져 있다. 총학생회장 출신 현 청와대 관계자들을 ‘주사파’로 볼 증거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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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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