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호

시마당

몇 번째 봄

  • 입력2017-12-10 09: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나무 아래 칼을 묻어서
    동백나무는 저리도 불꽃을 동강동강 쳐내는구나

    겨울 내내 눈을 삼켜서
    벚나무는 저리도 종이눈을 뿌리는구나

    봄에는 전기가 흘러서
    고개만 들어도 화들화들 정신이 없구나

    내 무릎 속에는 의자가 들어 있어
    오지도 않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앉지를 않는구나

    이병률

    ●1967년 충북 제천 출생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바람의 사생활’ ‘찬란’ ‘눈사람 여관’ ‘바다는 잘 있습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