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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의회 없는 직접 민주주의 가능?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의회 없는 직접 민주주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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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조작 막는다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비트코인’.[Flickr]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비트코인’.[Flickr]

둘째, ‘무결성’을 제공한다. 블록체인은 다수결 원칙을 따른다. 쉬운 설명을 위해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노드 간 정보 불일치가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는 특정 노드에서 정보 조작이 일어났음을 뜻한다. 블록체인의 다수결 원칙은 노드에 가장 많이 저장한 정보를 올바른 것으로 간주한다. 정보를 조작하려면 노드의 절반 이상을 동시에 조작해야 하기에 정보 조작이 거의 불가능하다. 

다이아몬드를 온라인에 등록해주는 에버레저(Everledger)는 블록체인의 무결성을 다이아몬드 이력 보증에 적용했다. 다이아몬드는 고가의 보석이기에 보증이 매우 중요한데 문제는 보증이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방지하고자 에버레저는 다이아몬드 보증 내용을 블록체인으로 기록한다. 다이아몬드의 수십여 가지 특성뿐 아니라 생산과 거래 과정도 블록체인에 기록해 놓았다. 수백만 개가 넘는 다이아몬드가 에버레저에 기록되면서 무결성을 확보한 것이다. 

셋째, ‘신속성’을 제공한다. 블록체인에서 발생한 정보는 실시간으로 공유되므로 기업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업무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대표적 사례로 IBM과 중국 칭화대가 공동 개발하는 월마트(Walmart)의 식품 이력관리 시스템이 있다. 월마트가 블록체인을 활용해 식품 이력 관리 현황을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초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의 ‘투명성’ ‘무결성’ ‘신속성’이 민주주의에 어떤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블록체인을 투표 시스템에 적용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투표는 100% 투명해야 하며 결과가 조작돼서는 안 된다. 최근 전자투표를 두고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불신의 이유는 내부 조작과 외부 해킹에 대한 우려다.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 때 전자투표를 실시한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사람이 개표에 직접 참여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처리했기에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기존의 전자투표는 중앙정부가 개입해 시스템을 조작함으로써 투표 결과를 왜곡할 위험이 있다. 2015년 뉴욕대 브레넌센터(Brennan Center)는 미국 전자투표 시스템이 해킹에 취약하다고 언급했다. 참고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43개 주가 전자투표 시스템을 사용한다. 마음만 먹으면 해킹으로 투표 결과를 조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시민에게 직접 묻다

개표에 기계를 활용하는 게 일반화한 상황에서 국가나 특정 세력이 개표 기계를 조작할 수도 있다. 2017년 개봉한 ‘더 플랜’은 18대 대선 개표 과정의 의혹을 다룬 영화다. 영화는 개표 기계를 조작해 투표 결과를 왜곡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투명성’ ‘무결성’을 가진 투·개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는 사람들이 투표 현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조작할 수 없기에 왜곡이나 개입 의혹을 해소해준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전자투표 시스템은 이미 활용되고 있다. 스페인 정당 포데모스 (Podemos)의 ‘아고라 보팅(Agora Voting)’이 대표적이다. 포데모스는 2014년 1월 창당한 신생 정당인데도 영향력은 상당하다. 당원 수가 현재 인민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데 당원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포데모스가 이처럼 성장한 이유는 블록체인 기반의 아고라 보팅 덕분이다.

포데모스는 만 16세 이상 스페인 사람이면 누구든 온라인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포데모스는 정책에 대한 의견을 시민에게 직접 묻고 시민들의 견해를 받아들이면서 빠른 속도로 당세를 키우고 있다. 

호주에도 포데모스처럼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를 적용한 정당이 있다. 2016년 3월 정당으로 등록한 플럭스(Flux)가 그곳이다. 플럭스는 포데모스처럼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로 정당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한다. 플럭스는 현재 1563명의 자원봉사자와 6374명의 당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밖에도 에스토니아 의회 선거, 덴마크의 정당 내부 투표, 미국 대선후보 선정 등 여러 국가에서 블록체인을 투표에 적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블록체인을 투표에 활용한 사례가 있다. 2017년 2월 경기도가 주민제안 공모사업인 ‘따복’에 최초로 블록체인을 적용해 투표를 시행했다. 

전자투표가 시·공간 제약 없이 투표를 가능케 한다면 블록체인은 투표 시스템의 불신을 해결한다. 두 기술이 결합하면 시민들은 불신 없이 투표를 통해 정책 결정 과정에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직접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참고로 호주 정당 플럭스는 전자투표를 넘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정당으로서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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