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호

2018년 증시 전망

코스피 3000시대 이끌 업종과 종목은 ‘이것’

현대차그룹 매수 타이밍 골디락스 이어진다 주욱~

  • 김정희 자유기고가 | oak65@naver.com

    입력2017-12-31 09:00:05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골디락스(Goldilocks) 순풍 2019년까지 이어진다

    • 전망 엇갈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 JP모건 ‘현대차’를 한국 증시 이끌 새 주도주 전망

    2018년에도 글로벌 경기의 골디락스(Goldilocks·물가 상승 우려 없이 성장세가 이어지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한국 증시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증권사들 역시 2018년 시황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전 세계 교역량 증가로 오랜만에 교역량이 GDP 성장을 추월하고, 주요국의 수출단가가 상승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호황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한국 증시 역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골디락스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글로벌 경기는 2019년까지 호황일 것으로 예측한다”며 “2018부터 전 세계적으로 투자 회복이 진행될 터인데, 그 같은 투자는 단기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10년 정도 장기적 단위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도 2018년 글로벌 증시는 전반적으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나 기업의 펀더멘탈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미 높은 수준에 오른 밸류에이션도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도체 호황 지속? 끝?

    반도체 호황은 2018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은 2018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8년 코스피가 3000선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 증권사가 적지 않다.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2400~3100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KB증권도 3000포인트 이상을 예측했다. 한편 2900포인트대를 제시한 한국투자증권, 2919포인트를 예측한 키움증권, 2300~2800포인트를 예상한 교보증권처럼 3000포인트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측한 증권사들도 2017년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지수를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예측된 호황 속에 각 증권사가 주목하는 분야와 종목은 어떤 것일까. 우선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은 2018년에도 반도체의 고공행진이 계속될지 여부다. 2017년 쌍끌이로 주식시장을 선도한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이들 회사를 비롯한 IT 업종이 시가총액의 31.3%를 차지하며 주식시장을 이끌었다. 2017년 코스피가 2500포인트를 찍은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2000포인트도 채 도달하지 못했을 정도로 한국 증시가 반도체에 치우쳐 있는 게 사실이다. IT, 그중에서도 반도체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증권사들은 2018년에도 반도체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팀장은 “2018년에도 반도체와 같은 주도주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한번 주도주로 떠오른 업종은 4~5년간 지속적으로 시장을 이끈 한국 증시의 전력에 비추어봐도 그렇고, 중국의 성장이 계속 기대되는 만큼 IT 수요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역시 “4차 산업혁명과 IT는 2018년에도 한국 경제를 이끄는 산업으로 계속 호황을 이룰 것”이라며 구체적 종목 언급엔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대표적 기업들은 2018년에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을 마냥 장밋빛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반도체는 등락이 심한 업종으로, 기술혁신과 설비 투자 사이클에 엇박자가 날 경우 가격 변동이 크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미 평가를 받을 만큼 받은 데다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라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실적은 여전히 좋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에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주도주’에서는 제외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반도체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종목에 따라 다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등이 공통적으로 삼성전자를 2018년 기대주로 꼽은 반면 SK하이닉스를 연간 추천종목에서 제외한 증권사가 다수 눈에 띈다. 유승민 삼성증권 팀장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산업적 수요가 줄어들지 않겠지만 증시에 반영된 가치가 올해는 조정될 것을 예상해 추천 종목에서 제외했다”고 말한다. 

    같은 반도체 관련 기업임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평가가 더 긍정적인 이유에 대해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은 다각화된 IT회사인 반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비중이 워낙 높다보니 평가가 엇갈리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NH투자증권은 반도체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으로 SK하이닉스를 여전한 기대주로 꼽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바닥 친 현대차그룹

    많은 증권사가 현대차그룹 주가 상승을 예측했다.

    많은 증권사가 현대차그룹 주가 상승을 예측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그룹 관련주는 최근까지 다소 저평가되어왔다는 것이 중론. 자동차업계의 콘셉트가 스마트카, 전기차 등으로 옮겨가면서 세계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에 의구심을 갖게 한 것 등이 주원인이었다. 그러나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제재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시장 전반이 좋아지는 등의 호재가 엿보이는 만큼 그간 지나치게 저평가되어온 것은 어느 정도 완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유승민 삼성증권 팀장은 분석한다. 

    JP모건은 2017년 12월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주가 주도주에서 물러난 자리를 채울 새로운 주도주 중 하나로 현대차를 꼽기도 했다. 신차 모델 확장과 한중 관계 개선에 힘입어 현대·기아차의 중국 매출이 회복되며 2018년이 이익 회복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들 중에서 현대모비스(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추천), 현대차(메리츠종금 추천) 등 현대차그룹 관련 종목을 추천종목으로 꼽은 곳들이 눈에 띈다. 


    제약-바이오 주식 투자에는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동아DB]

    제약-바이오 주식 투자에는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동아DB]

    한편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2017년 제약-바이오 주식이 뜨거운 한 해를 보낸 바 있는데, 이 같은 추세가 2018년에도 이어질지가 주목을 받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을 당부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팀장은 “현재 성과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이 우후죽순 ‘뜨는’ 현상은 내용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제약-바이오업계 내에서도 신약 개발 일정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리더십 있는 회사들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 역시 “바이오는 성장잠재력이 있는 분야지만 현재는 가격이 다소 급하게 오른 감이 있다. 성과가 검증되지 않은 채 임상 단계에서 너무 빨리 주가에 반영됨으로써 실제보다 과도하게 평가된 경향이 있다”며 “하락 위험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투자하라”고 충고했다. 

    이은택 KB증권 팀장은 “한국 증시는 대형 바이오주가 랠리를 이끌고 있는데, 이렇게 집중된 투자자의 시야를 좀 더 넓은 신성장 산업 쪽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게임과 인터넷 산업 등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2018년 추천종목으로 삼성증권과 NH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네이버를 꼽았고, 메리츠종금도 7대 추천종목에 카카오를 포함했다.

    경기 민감주를 주목하라

    네이버와 카카오도 유망종족으로 뽑혔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유망종족으로 뽑혔다.

    이러한 쟁점 및 트렌드를 바탕으로 각 증권사가 추천하는 종목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승민 삼성증권 팀장은 “경기 민감주가 방어주를 압도하는 가운데, 소재·산업재·경기소비재 등 경기민감주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면서 “경기회복 효과가 중소형주까지 확산되고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돋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중소형주에도 주목할 것”을 권한다. 추천 종목은 포스코(POSCO), 롯데케미칼, 팬오션, 현대모비스, 신세계, KB금융, 한국금융지주, 삼성전자, 삼성SDS, NAVER 등이다. 

    이은택 KB증권 팀장은 “반도체의 뒤를 잇는 주도주로서 에너지, 철강, 기계가 부상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시장 개방과 국가급 신도시 개발이라는 중국 정책 모멘텀에서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대되는 데다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까지 존재하는 PBR이 낮은 군이기 때문”이라는 것. KB증권은 이와 함께 반도체를 제외한 기술주, 구체적으로는 소프트웨어와 헬스케어에 주목했다. 중국 위안화 강세와 서비스 시장 개방이 그간 성장성이 정체되었던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주에는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 헬스케어 내에서도 역시 기술주로 분류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업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수 있다고 KB증권은 판단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팀장 역시 “2018년의 전체적 분위기를 ‘종목의 확산’”이라고 진단하며, 연간 추천 업종으로는 신(新)중국 관련 소비주, 소재/산업재, IT를 꼽았다. 추천주로는 SK하이닉스, 네이버, 엔씨소프트, 이노션, 한미약품, 고려아연, 현대건설기계, 삼성중공업, 한섬 등을 꼽았다. 

    이진우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LG생활건강, 현대차, 한미약품, LG디스플레이, 카카오를 추천 종목으로 꼽으며 “LG생활건강은 프레스티지 화장품의 경쟁력 강화 및 중국 현지법인의 고성장에 주목할 만하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은 “국내 주식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아마존과 같이 경쟁력이 검증된 기업을 비롯, 4차산업혁명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하면서 지역적으로는 현재 한국보다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는 중국, 베트남, 인도의 잠재력에 관심을 가지라고 덧붙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도 거시적 환경이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유리하다고 분석하며, 그중에서도 특히 경기민감 가치주를 긍정적으로 본다. 추천주로는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네이버(NAVER), 삼성엔지니어링, 하나투어를 꼽았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배당수익 증가,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보유계약 가치 증가가 매력적이며, 하나투어는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 개장에 따른 출국자 수 증가 수혜가 투자 포인트”라는 점 등이 추천 이유다.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투자전략 분석자료를 통해 반도체를 2018년에도 상승장이 끝날 때까지 주도주로 꼽으면서 은행, 증권, 화학도 밸류에이션 매력을 감안했을 때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기에 소외된 업종 중에서는 음식료, 운송, 기계, 보험 등이 차기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진단한다.

    금리인상이 최대 복병

    그렇다면 올해 투자전략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최대 복병으로 꼽았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팀장은 “하반기부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며, 그에 따라 하반기 주식투자의 행보 조정이 필요하다”며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중립금리의 기준인 미국 3%, 국내 2.5%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에 성장주에서 이익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로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삼성증권 유승민 팀장은 “선진국들이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만큼 중립금리는 2019년이 되어야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도 “하지만 금리정책이 매파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므로 인플레이션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또 다른 변수로 금융시장 자체의 열기를 들었다. “골디락스라는 상황에 금융시장이 자칫 지나치게 흥분해 자기파괴적 성격을 띨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은택 KB증권 팀장은 경제지표보다 오히려 국제 정세 등 외곽 요소를 주시할 만한 요인으로 꼽는다. “랠리가 계속되는 동안은 경제적인 데이터 변동 때문에 쉽사리 세가 꺾이지는 않는다. 금세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2018년에 있을 미국 중간선거나 북핵 이슈 같은 것이 증시를 출렁이게 할 요소”라고 진단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