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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이슈

‘막말 대마왕’ 트럼프 진짜 큰일 낸다?

카운트다운! 2016 미국 대선 향방

  • 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막말 대마왕’ 트럼프 진짜 큰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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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주류의 욕구 분출?

이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거부반응이 상당하다. 공화당의 중앙당 격인 전국위원회의 공보 담당 리즈 메어는 트럼프 반대 단체를 결성했다. 다른 대선 후보들은 직접 나서는 대신 측근을 동원해 트럼프를 맹렬히 비난한다. 예를 들어 마르코 루비오 후보의 정책보좌관 맥스 부트는 “트럼프는 파시스트라 불릴 자격이 있다”고 쏘아붙였다. 젭 부시 후보의 국가안전보좌관 존 누난도 “트럼프의 주장은 파시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나치를 연상케 하는 트럼프 혐오 광고를 실었다. 이런 거부반응에도 각종 여론조사에 나타난 트럼프의 지지율은 견고하다.
그렇다면 막말하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지지율 1위 후보 자리를 계속 지키는 까닭은 뭘까. 그의 말은 미국 백인 주류사회의 억눌린 욕구를 어느 정도 분출해주는 측면이 있다고 한다. “무슬림? 진짜 답 없다.” 많은 미국인이 외부 시선 때문에 이렇게 대놓고 말하진 못하지만 속으론 이렇게 생각하는지 모른다. 트럼프가 이런 속내를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니 은연중에 트럼프에게 끌리는 점이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의 막말은 고도로 계산된 행위다. 트럼프의 주 표적은 젭 부시, 루비오, 카슨,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힐러리 클린턴이다. 대체로 정적을 목표로 삼았고 ‘말폭탄’을 인터넷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널리 퍼뜨린다. 더욱이 트럼프는 같은 공화당 후보들을 훨씬 자주 공격했다. 젭 부시는 ‘허약’, 루비오는 ‘재수 없는 자’, 칼 로브는 ‘광대’라고 낙인 찍었다. 이런 점은 트럼프가 공화당 1위 후보가 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트럼프는 미국 주류 언론을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이것도 대중에게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고 한다.

‘공화당 내 진보’

트럼프의 막말 행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그가 공화당 후보가 된다면 막말을 접을까. 견해는 갈린다. 그의 막말이 그의 성격이나 말버릇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대선 본선에서도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다. 반면 그의 막말이 전략적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면 본선에선 달라질 수 있다. 그는 아마 본선에서 대중의 카타르시스(대리만족)를 위해 강한 어투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무슬림 입국 불허’ 같은 국제사회의 공분을 살 만한 막말은 자제할지 모른다. 지금까지 고도로 잘 계산한 막말로 공화당 1위를 먹었다면, 앞으로도 잘 계산한 말을 한다면, 트럼프는 미국 대선에서 진짜 일을 낼지도 모른다.
공화당의 고민은 트럼프와 양자 구도를 형성할 만한 강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때 벤 카슨이 제2의 흑인 대통령 가능성을 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 2015년 10월 몇몇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1위에 오르며 트럼프를 위협했다. 하지만 막말과 비전 부족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말았다. 카슨의 막말은 트럼프와 유사하게 이민자에 대한 것이 많다. 이민자를 개에 비유하면서 “주변에 미친 개들이 활보하고 다닌다면 당신도 그런 개들을 좋게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게 결정적이다.
문제는 그가 흑인이라는 점. 백인 트럼프가 그런 막말을 하면 백인 중산층이 환호한다. 하지만 흑인인 카슨이 똑같은 막말을 쏟아내면 백인 중산층은 냉담해한다. 이율배반적이기 때문이다. 흑인 사회도 백인 중산층 의식을 가진 카슨을 낯설게 여겼을 것이다.
카슨의 대안으로 떠오른 사람이 히스패닉, 그것도 미국과 오랫동안 적대관계를 유지한 쿠바 출신 마르코 루비오 후보와 테드 크루즈 후보다. 초선 상원의원이자 44세로 나이도 같은 두 사람은 TV 토론에서 맹활약하며 지지율을 높여가는 중이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루비오를 젭 부시 후보를 대신할 공화당 주류파의 대표 주자로 꼽으면서 크루즈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의 거품이 곧 꺼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전제로 한 관측이다. 현재 카슨과 더불어 이 두 사람이 ‘3중’ 구도를 형성 중인데, 두 사람의 상승세를 고려할 때 향후 공화당 내 경선 구도는 ‘1강 2중’ 구도로 변할 수 있다. ‘1강 2중’ 구도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폴리티코의 예상처럼 ‘2중’이 ‘2강’으로 전환될 수 있다.

오차범위 내 접전

루비오와 크루즈 중 한 사람을 꼽으라면 루비오가 트럼프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근 TV 토론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루비오와 크루즈는 이민자 출신이지만 이민정책에서 상반된 입장을 보여 왔다. 크루즈가 공화당 내 주류에 코드를 맞춰 불법 이민자에 대한 불관용 노선을 취하는 반면 루비오는 이민자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 관점을 유지해왔다. 그는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100만여 명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이민 개혁을 추진할 때도 이를 지원했다. 그는 ‘공화당 내 진보’라고 볼 수 있는데, 오히려 이런 점으로 인해 본선에선 중도 표를 얻는 데 더 유리할 수 있다.
민주당 1위 클린턴과 공화당 ‘1강 3중’의 가상 양자대결 결과는 어떨까. 의외로 백중세다. CNN 조사에선 클린턴-트럼프 49%-46%, 클린턴-크루즈 50%-47%, 클린턴-카슨 47% -50%, 클린턴-루비오 48%-49%로 나타났다. 카슨이나 루비오와의 양자대결에서 클린턴이 오히려 패하는 것으로 나오는 점이 눈에 띈다.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선 클린턴-트럼프 47%-41%, 클린턴-크루즈 47%-42%, 클린턴-카슨 46%-43%, 클린턴-루비오 45%-44%다. 클린턴이 공화당 ‘1강 3중’ 모두에게 우세한 면모를 보인다.
그렇다면 민주당 내에서 클린턴과 양자 구도를 형성한 샌더스와 공화당 ‘1강 3중’의 양자대결은 어떨까. 의외로 샌더스가 강세다. 샌더스-트럼프 49%-41%, 샌더스-크루즈 49% -39%, 샌더스-카슨 47%-41%, 샌더스-루비오 44%-43%다.
누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든 전반적으로 공화당 후보에 비해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미미한 차이다. 우리로 치면 대부분 오차범위 내 접전인 셈.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더구나 캠페인은 시작도 안했다. 판세가 앞으로도 몇 번 요동칠 게 뻔하다. 지금 1위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기 어렵다. 2016년 2월 1일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가 시작된다.



신동아 201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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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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