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재활병원의 오늘을 이끈 주역은 이지선(48) 원장. 개원 멤버로 참여해 17년 동안 의사이자 병원장으로 한국 재활의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 애써왔다. 2015년 4월 6일엔 제43회 보건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 원장은 2015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때 보건의료 부문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동행하기도 했다. 중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무려 2억 명에 달한다. 이 원장은 “1년 전부터 중국 진출에 관심이 있던 차에 사절단에 선발됐다”며 “신뢰할 만한 중국 측 관계자들과 미팅을 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진출이 이 원장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그는 “우리나라에 가장 이상적인 재활의료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 유수의 종합병원을 놔두고 서울재활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1998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은사인 박창일 교수(현 건양대병원장)께서 나를 부르더니 ‘네가 꼭 갔으면 하는 곳이 있다’면서 추천하셨다. 재활전문병원은 물론이고 그런 개념도 없던 때였다. 굉장히 독특한 데다 뭔가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겠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 힘든 시기를 보냈겠다.
“병원 재정이 어려워 직원들이 스스로 봉급의 25%를 내놓은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보다 오히려 요즘이 더 힘든 것 같다. 그간 우리나라 재활의학 수준은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재활의료 환경은 많이 떨어진다. 그 차이가 너무 크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이 못 따라간다. 가령 직장인에게 갑자기 장애가 생길 경우 이 사람을 제대로 치료해서 가정과 직장, 사회로 복귀시키는 게 재활의 목표다. 신체적인 면뿐만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인 부분까지 이끌어줘야 한다. 재활은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예술 같은 것이라 다양한 전문인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의료수가가 매우 낮게 책정돼 있거나 아예 책정되지 않은 부분도 있어 쉽지 않다. 선진적인 재활 시스템을 갖추려면 국가적으로 시스템을 점검하고 제도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 우리 재활의료의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어떤 정책과 지원이 필요한가.
“믿을 만한 중국 측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병원이 개별적으로 접촉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검증 과정을 거쳐 연결해주면 훨씬 안정적으로 중국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재활의료에는 재활치료사,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등 전문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한국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중국교포와 중국인들이 간호사처럼 한국에서 치료사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 서울재활병원장으로서 목표라면.
“우리나라에도 이상적인 재활의료 시스템이 갖춰질 날이 올 것이고, 꼭 그렇게 만들고 싶다. ‘전인적(全人的) 힐링’의 모델을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앞으로 기부나 모금운동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앞으로 해낼 일을 생각하니 또 가슴이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