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호

봉달호 편의점 칼럼

이마트가 기어이 편의점까지 하려는 이유

  • 봉달호 편의점주

    runtokorea@gmail.com

    입력2019-01-0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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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국과 편의점의 ‘적대적 공생’

    • 한국에 ‘드럭스토어’ 없는 까닭

    • 다이소는 동네를 휩쓴다

    • 중형 마트 적어 아직은 포화 상태 아냐

    이마트 24. [사진제공·코리아세븐]

    이마트 24. [사진제공·코리아세븐]

    “우리 편의점 옆에 카페가 생겼습니다. 매출에 영향이 있을까요?”

    “길 건너편에 도시락 전문점이 생겼어요. 속상해 죽겠어요.”

    “비어 있던 상가 건물에 빵집이 들어온다고 하네요. 빵집과 편의점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편의점 점주들이 회원인 인터넷 카페에는 이런 질문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무슨 업종이든 장사하는 처지에서는 점포 근처에 유사한 무엇이 들어올라치면 잔뜩 긴장하며 독이 오른다. 재래시장 상인이 대형 마트 영업 규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당연한 몸부림이다.


    ‘쌤통의 심리학’

    머리 좋은 박사들이 ‘대형 마트와 재래시장 매출은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백날 내놓더라도 소용없는 일이다. 일단 점포 이웃에 뭔가 생겨났다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쁜 법이니까. 매출에 영향이 있든 없든 하루라도 대형 마트 문을 닫게 만들어야 마음속 울분이 풀린다고나 할까. ‘쌤통의 심리학’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편의점 처지에서도 그렇다. 취급하는 상품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카페가 생기든, 빵집이 들어서든, 치킨집·문구점·떡볶이집, 노상의 붕어빵 트럭까지 몽땅 경쟁 상대로 보인다.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편의점 매출에 가장 영향을 주는 업종은 무엇일까.

    대형 마트? 편의점 옆에 대형 마트가 생기면 편의점 매출은 줄어들까. 많은 이가 그렇게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아예 초대형 마트가 들어서면 편의점 매출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이삭줍기’ 효과마저 생긴다. 쇼핑 끝나고 나와서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 먹을 수 있고, 마트에서 깜빡하고 사지 않은 품목을 사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마트가 생기면 대체로 근처에 극장이나 의류 전문점, 카페와 식당 등이 생겨나 상권이 살아난다. 그래서 대형 마트가 생긴다는 소식이 들리면 일부러 바로 옆에 편의점을 차리려고 자리를 알아보러 다니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다.

    편의점의 가장 큰 적은 중형 마트다. 구색을 따라갈 수가 없다. 게다가 그 중형 마트가 24시간 영업한다면 정말로 죽을 맛이다. “중형 마트 하나가 생겨나면 동네 편의점 서너 개는 쉬 잡아먹는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요즘에는 또 다른 경쟁 상대가 생겨났는데 바로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노브랜드 숍’이다. 노브랜드 숍이 하나 생기면 인근 편의점과 슈퍼마켓 몇 개를 초토화하면서 생태계를 잠식해버린다.

    사람들이 흔히 간과하는 업태가 하나 있다. 바로 ‘다이소’다. 다이소가 생겨나면 인근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물론 문구점과 철물점까지 동네를 휩쓸어버린다. 편의점 바로 건너편에 다이소가 생겨난 점주에게 들으니 매출이 10~20%가량 줄어들었단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30%가량 폭락했다. 왜 그럴까. 다이소가 편의점의 알짜배기 품목 매출만 쏙쏙 뽑아가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담배는 미끼상품이다. 마진율이 9%밖에 되지 않지만 감지덕지 담배를 취급하는 이유는, 담배 사러 왔다가 커피도 한 캔 사고, 과자나 초콜릿도 사고, 깜빡 잃어버린 생활용품도 사게 되는 데 있다. 그런데 요즘 다이소는 과자와 음료까지 다 판다. 생활용품을 주력으로 삼다 보니 과자와 음료를 오히려 미끼상품 혹은 부가매출 상품으로 여긴다. 그래서 상상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과자와 음료를 진열해놓는다. 편의점 인근에 다이소가 생겨나면 알짜배기 매출은 그쪽에 다 뺏기고, 편의점은 담뱃가게로 전락한다. 다이소 처지에서는 귀찮은 담배는 편의점에 몰아주고 자기들은 냠냠 알짜만 취하는 셈이다.


    한국에는 편의점이 많지 않다?

    일본의 드럭스토어(왼쪽)와 그곳에서 2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편의점.

    일본의 드럭스토어(왼쪽)와 그곳에서 2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편의점.

    화제를 바꿔보자. 2018년처럼 편의점 업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적도 없다. 2012~2013년 편의점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적이 반짝 있었는데, 점주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불행한 사건 탓에 그랬다. 당시 여론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의 불공정한 계약 관계에 관심이 쏠렸고, 이른바 ‘본사의 갑질’을 근절하게 만드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그런데 2018년의 관심은 업계 전반에 대한 동정 여론이라고나 할까, “편의점 업계, 이대로 좋은가?” 하는 각계의 관심이 촉발됐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때문에 그랬고, 그러면서 ‘많아도 너무 많은’ 편의점 숫자가 새삼 화제가 됐다.

    “일본은 인구 1억3000만 명에 편의점 5만 개. 한국은 인구 5000만 명에 편의점이 무려 4만 개!“

    편의점 과포화는 “일본은 인구 2600명당 편의점 1개, 한국은 인구 1250명당 편의점 1개”라는 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숫자만큼 직관적면서도 선동적인 표현 방식은 없을 것이다. 도발적 질문을 던져보자. 이러한 수치는 과연 옳은가. 과연 한국에는 편의점이 그렇게 많은가.

    일본 중형 마트의 도시락 코너. 상품 가격과 구색에서 편의점을 압도한다.

    일본 중형 마트의 도시락 코너. 상품 가격과 구색에서 편의점을 압도한다.

    일본과 한국의 편의점 숫자를 비교하는 논증에는 중요한 맹점이 하나 있다. 일본에는 5만 개의 편의점이 있고, 그 정도 숫자만큼의 드럭스토어가 있다. ‘드럭스토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통계가 달라지지만 ‘체인스토어협회’에 가입한 회사의 체인점으로만 2만 개에 달하는 드럭스토어가 있다.

    일본을 여행해본 사람은 익히 알겠지만 일본의 드럭스토어는 편의점과 구색에 차이가 거의 없다. 초기에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이 주력이었다가 미용용품·화장품·생활잡화로 급속히 구색이 확장됐고, 최근에는 음료·과자는 물론 간편식품까지 취급하는 드럭스토어가 흔하다. 통계에 따르면 일본 드럭스토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25% 정도에 달한다. 일본 편의점에 드럭스토어는 한국 편의점 업계의 시각으로 보자면 모두 다이소이다.

    여기에 하나의 사실이 더 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대형 마트가 그리 많지 않은데, 복합적 요인 때문에 그렇다. 굳이 차를 몰고 장을 보러 다니지 않는 일본인의 문화적 습성 때문이기도 하고, 부동산 가격이 높아 대형 주차시설을 완비할 수 없는 객관적 여건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일정 면적 이상의 대형 마트 출점을 일찍부터 규제한 법률 환경 때문이기도 하고,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경향이 급속히 줄고 있는 탓도 있다. 그래서 일본의 도심 주택가에는 체인형 중형 마트가 굉장히 많다. 비록 주차시설은 변변치 않지만 마트 수준의 구색을 갖춰 모두가 장바구니를 들고 찾는 매장인데, 그 숫자가 대략 1만 개를 넘는다.

    이렇게 드럭스토어와 중형 마트에까지 시선을 돌리면 일본의 편의점 업계도 그리 만만치 않은 경쟁 환경에 놓여 있단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이를 뒤집어보면 ‘한국에 편의점은 과연 많은가?’라는 명제에 대해 일종의 역발상을 해볼 수 있다. 한국에는 드럭스토어가 아예 없고, 체인형 중형 마트가 주택가 골목까지 곳곳을 장악하고 있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아니 편의점이 이렇게 많고 많은데, 편의점이 많지 않다고?”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이 많겠지만, 편의점 업계 내부의 시각으로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것이 지난 몇 년간 한국에 편의점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이기도 하다.

    박카스 D와 F의 차이

    여기서 다시 시선을 돌려보자.

    “박카스D랑 박카스F는 뭐가 달라요?”

    필자가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손님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잘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약국에서 파는 박카스는 D, 편의점에서 파는 박카스는 F다. 만약 편의점에서 박카스D를 판매한다면? 약국으로 들어가야 할 것을 빼돌리거나, 비정상적 유통 경로로 가져온 것이다. D는 약국 전용, F는 일반소매점용이니까.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던 시절처럼 편의점에서 박카스를 팔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배짱 좋게 박카스를 팔다가 ‘식약청’ 단속이라도 나오면 범칙금을 내야 했던 때다. 2012년 이전까지 그랬다. 박카스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던 시절 말이다.

    2011년 7월부터 박카스를 편의점에서도 팔 수 있게 됐는데, 그때 본격 등장한 것이 박카스F다.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분류되고 나서도 대한약사회의 압력 때문에 D는 약국 전용, F는 편의점용으로 유통을 이원화한 것이다. 이실직고하자면 박카스F가 등장하고 나서도 ‘박카스는 D 아니면 가짜’라는 소비자의 인식이 뿌리 깊어 필자도 한동안 박카스D를 몰래 융통해 판매한 적이 있다.(방법은 알려고 하지 마시라.) 지금은 물론 F만 판다. 이제 “편의점은 F”라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힌 것 같다. 참고로 박카스F는 D보다 용량이 크고 타우린 함량은 작다. 음료 기능을 강화한 박카스라고 하겠다.

    한국 편의점에서 약을 팔게 된 지도 이제 6년의 시간이 흘렀다. 물론 모든 편의점에서 약을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허가를 받은 편의점에만 해당되는 일이다. 편의점에서 약을 팔려면 24시간 영업하는 점포여야 하고, 점주가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또 모든 의약품을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열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등 13개 품목에 대해서만 판매가 가능하다. 여하튼 편의점에서 이렇게나마 약을 팔게 된 것은 20년에 걸친 노력이 9부 능선을 넘은 대단한 사건이다. 예전에는 어떤 편의점이든 ‘의약품’이라 표기된 제품 자체를 팔지 못했다.


    일본 편의점에서 약을 안 파는 이유

    여기서 의문 하나. 일본 편의점에는 대체로 복사기가 있고, 영화표도 살 수 있고, 우편물 접수도 하는 등 굉장히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왜 약은 팔지 않는 것일까. 이 대목에서 한국과 일본의 각기 다른 편의점-약국의 진화 과정을 발견하게 된다.

    편의점과 약국은 어디든 적대 관계다. 어쩌면 ‘약국의 것’을 차근차근 빼앗아온 역사가 편의점의 성장 과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편의점이 없던 시절, 편의점 역할을 수행한 곳이 동네 약국이다. 옛날에는 약국에서 각종 기능성 음료를 살 수 있었고, 콘돔이나 립밤, 간단한 미용용품 같은 것도 다 약국에서 구입했다. 편의점은 약국의 것을 거의 뺏어와 ‘약국에서는 약만 파는’ 오늘날 형태를 만들어냈는데, 그 약까지도 일부 뺏어온 게 2012년의 일이다. 지금은 더 많은 의약품을 뺏어오기 위해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의약품 종류를 늘리는 문제를 놓고 편의점 업계와 약사회가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편의점 업계는 여론을 등에 업고 조용히 사태를 관망하는 형국이며, 약사회는 더는 뺏길 수 없다는 생존의 궐기를 이어간다.

    일본 드럭스토어는 편의점과 비슷한 시기에 태동했다. 오늘날과 같은 종합형 매장으로 자라난 것은 2006년 약사법 개정 영향이 크다. 일본 정부가 기존의 의약품을 3종으로 분류해 1종만 약사가 취급하고 2, 3종은 약사가 아닌 사람도 취급할 수 있도록 거의 모든 의약품에 대해 약국의 방어선을 무너뜨려버린 것이다.

    한국과 일본을 평행하게 놓고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 한국과 일본은 일단 ‘약’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약간 다르고, ‘약국’ 그리고 ‘약사’에 대한 직업적 시선 역시 꽤나 다르다. 한국인들은 ‘약’을 취급하는 일을 전문적 영역으로 보는 시각이 서구는 물론 일본보다 강하다. 의사라는 직업에 버금가게 약사를 바라보는 태도 역시 그렇다. 이건 역사와 문화, 오래된 인식과 관련된 영역이기에 무엇이 옳고 그르다 쉽게 따질 수 없는 일이다. 그저 ‘차이’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수밖에.

    일본 정부가 의약품 대다수를 일반 소매유통의 영역으로 풀어버린 경제 배경 가운데 하나는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이 생겼다는 점이다. 약값과 관련해 건강보험이 책임져온 부분 중 상당 부분을 민간의 영역으로 떠넘긴 것이다. 그 결과 드럭스토어가 급성장하는데, 현실적 타협안으로 제기된 것이 ‘등록판매자’ 제도다. 등록판매자는 2·3종 의약품을 취급 판매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 등록판매자 자격증이 있어야 일본의 드럭스토어에서 일할 수 있다. 합격률은 40% 수준. 2017년엔 6만여 명이 응시해 2만6000명이 합격했다.

    사정이 이렇다면 “편의점에서도 등록판매자를 채용해 의약품을 취급하면 되지 않느냐?”고 일본 편의점 업계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그 귀찮은 일을 왜 하느냐”는 반응이 돌아왔다. 드럭스토어는 이미 드럭스토어만의 영역을 구축했고, 편의점이 지금 그것을 빼앗으려 노력해봤자 불필요한 영역에서 정력을 낭비하는 꼴이라는 말이다. 매년 수만 명의 등록판매자가 배출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본의 드럭스토어는 구인난을 겪고 있다. 편의점은 유사시 누구라도 카운터에 투입할 수 있을 만큼 인력 운용이 가벼워야 한다. 그런데 판매자의 ‘자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영역에 편의점이 굳이 뛰어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편의점은 약사회가 지킨다

    약국과 편의점을 접목한 형태의 서울의 한 매장이다. 다양한 시도가 편의점 업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약국과 편의점을 접목한 형태의 서울의 한 매장이다. 다양한 시도가 편의점 업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는 드럭스토어가 없다. ‘약국형 편의점’ 혹은 ‘편의점형 약국’을 여러 기업에서 꾸준히 시도해봤지만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 약국과 편의점의 역할과 권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확실히 구분돼 있다. ‘패스트푸드를 파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 편의점을 ‘건강을 관리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 약국에 접목하겠다는 시도 자체가 어쩌면 무리수였는지도 모른다. 술과 담배를 파는 곳 한켠에서 건강보조식품을 파는 것도 아이러니하기는 매한가지다.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가는 ‘약대’를 나온 약사들이 편의점 점주를 병행하는 것도 한국적 풍토에서는 무언가 옹색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 편의점을 약사들이 계속 지켜주는 형국이다. 일본과 홍콩, 대만의 경우 편의점 3~4개에 드럭스토어 하나가 짝을 맞추는 식으로 일정한 동네 상권을 구성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드럭스토어가 들어설 만한 잠재 요인을 약사회가 차단해주고 있는 것이다. 약국 이외의 곳에서는 일반의약품 거의 대부분을 절대로 판매할 수 없도록 굳건히 막아주고 있으니 말이다. 편의점과 약국의 중간 지점에 다른 무엇이 생겨날 틈이 도무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의약품 종류를 확대하는 문제를 놓고 편의점과 약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 같지만, 한국에서 편의점과 약국은 적대적 공생 관계다. 편의점 업계가 소탐대실하지 말고 약사회의 입장을 은근히 지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해본다.

    앞에서 한 이야기로 되돌아와 결론을 내자. 한국 편의점은 많을까? 적을까? 수요와 공급의 시장 원리가 지배하는 영역에서 쉽게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있다. 일본이나 홍콩, 대만에서 드럭스토어와 중형 마트가 담당하는 영역을 한국은 편의점이 완전히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드럭스토어와 중형 마트를 대체할 만한 변종 업태가 등장하더라도 규모로 압도할 수 있을 만큼 지난 수년간 편의점 업계는 몸집을 공룡처럼 키워놓았다. 전국에 4만 개가 넘게 구축된 유통망을 무시하며 건너뛸 수 있는 시장 참여자가 세상에 어디 있으랴. “현재 편의점 숫자만으로도 과포화”라는 여론의 지탄에도 불구하고, 후발주자의 인적 물리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세계가 ‘이마트’에 만족하지 않고 편의점 시장에까지 뛰어들어 몸부림을 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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