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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독점 폐해 심각

카풀 허용하되 카카오카풀 막아야

  • 라정주 (재)파이터치연구원 원장 ljj@pi-touch.re.kr

카카오 독점 폐해 심각

  • ● 카카오택시 불만 높아
    ● 유료화 되고 잘 안 잡혀
    ● 카카오카풀 같은 전철 밟을 것
[카카오T카풀앱 캡쳐]

[카카오T카풀앱 캡쳐]

지인들과 늦게까지 회식을 하다가 지하철이 끊기고 버스 막차를 놓치면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빈 택시는 잘 오지 않는다. 카카오택시를 호출해보지만 성공하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다시 도로에 나가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는다. 승차 거부를 당하기 일쑤다.


출퇴근 택시 수요 급증

특정 시간대에 택시를 잡으려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승차 거부도 택시 수요가 많다 보니 요금이 많이 나오는 장거리 손님을 태우려 하는 데에서 발생한다. 2017년 12월 기준 카카오택시 가입자는 1700만 명을 돌파했다. 하루 최대 카카오택시 호출 수는 240만 건에 달한다. 2017년 12월 18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전국에서 카카오택시 호출은 약 23만 건에 달했다. 반면 당시 배차 가능한 택시는 약 2만6000대에 불과했다. 호출의 80% 이상이 공급 불가능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다음카카오가 도입하려는 카풀 서비스에 찬성한다. 시장조사 전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택시 이용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5%는 카풀 서비스에 찬성하는 이유로 특정시간대 택시 공급 부족 문제를 꼽았다. 또한 35.9%는 승차 거부를 하는 택시가 많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평소 택시의 승차 거부로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니 대안으로 카풀 서비스를 생각하는 것이다.

카카오카풀 서비스는 이러한 택시 공급 부족이나 승차 거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택시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 문제점을 해결할 좋은 방법 같다. 특히나 카카오카풀 서비스는 비슷한 방향으로 향하는 사람끼리 승용차를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공유경제’라는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어느 정도 보여준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데 이에 편승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시대에 뒤처지는 낙오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카풀은 공정경쟁 측면에선 문제가 많다. 이것은 ‘카카오톡’이라는 독점적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카풀 서비스를 본격화할 경우 택시 업계는 존폐의 기로에 몰릴 수 있다.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7%는 카풀 서비스의 도입이 택시기사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당연히 택시기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카카오카풀에 반발한 한 택시기사가 국회 앞에서 분신해 숨지기도 했다. 공유경제라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기존 사업자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반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콜택시 밀어내더니

택시 공급 부족을 보완하거나 4차 산업혁명의 일환으로 공유경제를 실현한다는 명분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관점이 빠져 있다. 바로 ‘공정경쟁’ 관점이다. 카카오는 독점적 플랫폼을 가진 사업자다. 독점은 장기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품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한다는 큰 단점을 갖는다. 그래서 정부 당국은 공정거래법을 통해 독점을 막으려 한다.

카카오와 같은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직접 뛰어들 경우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봐야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독점하고 있는데, 카카오카풀이라는 애플리케이션 사업까지 직접 운영한다면 독점력이 전이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장의 생태계는 붕괴된다. 사실 카카오택시 서비스도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진출한 좋지 못한 사례다. 카카오택시 서비스는 택시를 간편하게 호출할 수 있도록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이용해 이 서비스를 택시 호출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콜택시를 밀어냈다. 그 뒤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되자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출시 당시에는 택시를 잡는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큰 호응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해당 서비스를 사용해도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진출하면,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품질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끼워 팔기

플랫폼 사업자가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하는 것은 ‘끼워 팔기’로 볼 수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끼워 팔기는 일반 불공정행위 중 거래 강제에 해당한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에 카카오카풀 애플리케이션을 끼워 판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끼워 팔기는 강제성이 동반돼야 한다. 즉 카카오가 소비자에게 카카오톡과 카카오카풀 서비스를 같이 하도록 강제할 경우만 공정거래법으로 규제할 수 있다. 카카오카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암묵적 끼워 팔기로 볼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의 명시적 위반행위로 볼 수 없지만, 이에 준하는 불공정행위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카풀 서비스는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인 공유경제를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무조건 차단해서는 안 된다. 택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카풀 서비스는 보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기업들이 경쟁을 통해서 창의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이를 통해 다양한 카풀 서비스가 출시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기업 간 창의가 발휘될 수 있도록 경쟁 환경을 조성할 때 비로소 꽃필 수 있다.

카풀은 한번 도입되면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이다. 언젠가는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운전자와 이용객을 연결해줄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같은 방향의 운전자와 이용객을 연결해주는 카풀과 다르다. 운전자와 이용객은 관심사를 서로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누군가와 네트워킹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카풀은 질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

카카오와 같은 독점 기업이 카풀 서비스에까지 진출해 카풀 시장을 독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카풀 자체는 출퇴근 시민의 편의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방향은 헌법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헌법 119조는 이러한 정신을 담고 있다. 119조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이고, 제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이다.

119조 1항에 따라 기업의 창의를 북돋워 카풀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 그러나 119조 2항에 따라 카카오와 같은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카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 수 없도록 정부는 규제와 조정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특정 기업의 독점적 지위가 매우 높고, 기업 간 경쟁이 제한되는 국가에 포함된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행하는 2014~15년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의 시장지배력 약화 수준은 144개 국가 중 120위로 매우 낮다. 즉 극소수 대기업집단의 전체 시장지배력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기업 간 경쟁 수준은 매우 낮다. 이는 후발주자의 도전의식을 꺾는다. 2016년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에서 우리나라의 경쟁지표는 0.23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평균인 0.63에 비해 크게 낮다.


달콤한 명분으로 공정경쟁 해쳐

카카오카풀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반발을 공유경제에 대한 역행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달콤한 명분을 내세워 공정경쟁을 해치는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카풀 서비스 자체는 공유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택시 공급 부족을 보완할 좋은 수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카카오와 같은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카풀 서비스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사업까지 진출하는 것은 독점력의 전이를 가져온다. 따라서 카카오와 같은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의 카풀 시장 진입은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택시업계도 소비자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장거리 손님 골라 태우기는 당장 개선돼야 할 관행이다.




신동아 201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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