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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팔·다리 부러져 ‘잃어버린 20년’ 닥칠 수도”

美-中 2016년 건곤일척 통화전쟁

  • 오정근 |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ojunggun@korea.ac.kr

“중국경제 팔·다리 부러져 ‘잃어버린 20년’ 닥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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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금융과 금으로 세계 지배?

아직 국제 보유통화로서의 기능은 미미하지만 위안화의 SDR 편입을 계기로 미·중 간 통화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위안화를 국제화해 적어도 아시아 지역 통화로 만들려고 한다. 나아가 미국 중심의 IMF 체제에 대항하는 자본금 1000억 달러 규모의 긴급외환보유지원기금(CRA) 창설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주도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출범하고 세계은행에 대항하는 신개발은행(NDB)도 출범한다. 미국·일본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항하는 중국 중심의 역내경제포괄적동반자협정(RCEP)도 추진되고 있다.
CRA는 메가톤급 폭탄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금 미국 유럽 일본 중심의 세계 금융질서를 허물고 중국 중심의 새로운 세계 금융질서를 창조하려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여러 나라에서 외화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경우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CRA라는 당근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IMF로부터 200억~3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느라 갖은 굴욕을 감내해야 했던 국가들로서는 요구조건이 약한 CRA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좀 비약적인 가설이긴 하지만, 국제통화금융체제는 완전히 미국 중심 체제와 중국 중심 체제로 양분될 수 있다.  
중국은 각국 중앙은행에 대해 위안화 금 태환을 제시할 수도 있다. 2차 대전 후 파운드에서 달러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미국이 사용한 방식이다. 세계경제가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파운드에서 달러로 대체된 것이다. 중국은 그간 전 세계의 금을 긁어 모았다. 이것 역시 중국의 원대한 전략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 ‘화폐전쟁’의 저자로 잘 알려진 쑹홍빙은 “금 태환이 기축통화로 가는 첩경”이라고 주장한다. ‘기축통화전쟁의 서막’의 저자 장팅빈도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예리한 무기는 금 구매”라고 말한다.

밝은 곳으로 끌어낸 뒤…

관전 포인트는 미국이 이런 중국의 전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다. 1980년대에 미국과 일본이 통화전쟁을 치렀다. 이때 미국은 금융에서 국제결제은행(BIS)의 은행 자기자본 비율(BIS 비율) 제도를 도입했고, 통상에서는 종합통상법(슈퍼 301조)으로 압박을 가해 일본에 완승을 거뒀다. 슈퍼 301조는 미국 재무부로 하여금 주요국의 환율정책 동향을 조사해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미국 무역통상대표부로 하여금 주요국의 통상정책 동향을 조사해 의회에 보고하게 하고 있다. 의회가 환율 조작국이나 불공정 통상정책 국가로 지정하면 미국 정부는 해당 국가와 환율협상이나 통상협상을 하도록 돼 있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로 당시 일본 기업들은 수익이 악화되거나 부도가 났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일본의 20년 불황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대응은 이렇게 무시무시한 측면이 있다.
이런 미국이 중국에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아마 중국의 취약점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본거래 통제와 엄격한 관리변동환율제도의 장막 뒤에서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막대한 외환을 축적해왔다. 미국은 이런 중국을 글로벌 규범 속으로 유도하려 할 것이다. 미국이 위안화 SDR 편입을 용인한 배경에도 ‘중국을 밝은 곳으로 끌어내 거기서 컨트롤하자’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비친다.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고는 중국처럼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쌓을 수 없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선 외환시장에 조금만 손을 대도 ‘환율 조작국’이라며 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선 4조 달러 가까운 외환보유액을 쌓아놓고 있어도 별 대응을 못했다. 결국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G2로 등장했다. 한국이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한 반면 중국은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선택해 미국도 어쩌지 못한 것이다. 미국은 위안화 SDR 편입을 계기로 IMF 규범 변경이나 중국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현재 SDR 통화편입 5개국 중 중국만 유일하게 관리변동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다.
자본이동과 관련해, 중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아니어서 자본이동 자유화 조항의 규제도 받지 않는다. 중국은 대체로 규제는 안 받고 이익만 향유하는 편이다. 미국은 위안화 SDR 편입을 계기로 이 문제도 다룰지 모른다. 중국은 G20 회원국이므로, 미국은 다른 G20 회원국들과 공조해 중국의 자본 이동 폭을 확대하는 문제를 들고 나올 수 있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은 “위안화가 세계 3대 통화가 됐지 않냐” “중국은 언제까지 장막 뒤에 돈만 쌓아두려는 거냐”라고 주장할 수 있다.  
미국은 아예 중국을 자본이동 자유화를 의무화한 OECD에 가입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한국이 1996년 OECD에 가입할 때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를 갓 넘었다. 중국은 2018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으로선 위안화 국제화에 나선 마당에 언제까지 자본이동을 통제하고 있을 순 없다. 다만 중국은 자국의 경제체력을 보강하고 금융시장을 키울 때까지 최대한 늦추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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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ojunggun@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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