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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본부장도 모르는 코로나19 미스터리

신규보다 많은 재양성자에 당혹스런 방역당국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정은경 본부장도 모르는 코로나19 미스터리

  • ●완치 판정 후 슬그머니 되살아나는 바이러스
    ●중국 논문 “완치자 14% 재양성” 보고
    ●“재양성자 전염력 없다고 장담할 수 없어”
    ●재양성자, 확진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중앙임상TF팀장이 4월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중앙임상TF팀장이 4월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100일째인 4월 28일, 국내 신규 확진자는 1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2명이 해외 유입 환자다. 국내 발생은 2건에 그쳤다. 반면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다가 추가 검사에서 다시 확진된 이른바 ‘재양성자’는 이날 9명 추가됐다. 이로써 국내 코로나19 재양성자는 277명이 됐다. 전체 확진자(1만752명)의 2.6%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성 감염병은 완치 후 항체가 형성되면 단기간에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이런 ‘상식’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원에게서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발견됐다. 그러나 48%에 해당하는 12명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로서는 ‘죽은 바이러스 검출’ 유력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4월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재양성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4월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재양성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양성 원인으로 △죽은 바이러스 검출 △면역력 저하로 인한 바이러스 재활성화 △타인으로부터의 재감염 등을 의심한다. 이중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감염력 없는 바이러스, 즉 죽은 바이러스 검출이다. 4월 29일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견에 힘을 실었다. 중앙임상위는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해 의료기관 등에 자문을 제공하는 공식 기구다. 오명돈 중앙임상위 위원장(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이날 “코로나19 진단에 사용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불활성화된 바이러스의 유전물질(RNA)이 검출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바이러스는 유전정보를 가진 RNA와 그것을 둘러싼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침투해 증식하려면 단백질 구조가 필요하다. 그런데 PCR 검사는 환자 검체에 특정 바이러스 RNA가 있는지 여부만 확인한다. PCR 검사로는 해당 바이러스가 완전한 구조를 갖고 있는지 아니면 부서진 상태인지 알아낼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체내에 감염력 없는 바이러스가 남아 있어도 양성 판정이 나온다. 

현재 코로나19 재양성 판정을 받는 사람은 대부분 완치 후 다시 발열, 기침 등 호흡기증상이 나타나 검체를 채취한 이들이다. 전문가들은 “감기 등으로 호흡기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상피세포가 탈락해 그 안에 죽어있는 바이러스 유전자가 많이 나오면서 양성 판정이 나오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재양성자 전파력 없다고는 말 못해”

3월 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3월 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중앙임상위는 이날 ‘죽은 바이러스 검출’ 외에 코로나19 재양성 원인으로 거론되는 ‘재활성화’와 ‘재감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가 만성감염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완치 후 면역력이 1년 이상 유지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재양성 원인을 ‘죽은 바이러스 검출’로 보는 이유는 또 있다. 방대본이 코로나19 재양성자에게서 나온 바이러스로 실시한 배양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온 것. 해당 바이러스를 세포에 주입하고 관찰했을 때 하나도 증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TF 팀장(연세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세포배양검사는 현재로서는 바이러스 전파력을 확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며 “모두 음성이 나온 건 재양성 바이러스 감염력이 매우 낮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염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 이 교수는 “해당 바이러스가 인체에 전파되는 기전이 세포배양 검사에서 동일하게 구현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월 24일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는 코로나19의 주요 감염경로가 인체 비강점막의 특정 세포일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렸다. 즉 코로나19 병원체의 감염력이 모든 세포에서 똑같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특정 세포의 수용체가 코로나19에 더욱 민감할 수 있는데, 국내 방역당국이 세포배양검사에서 사용한 세포의 코로나19 민감도가 어느 정도인지 현재로서는 누구도 모른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 교수는 “코로나19 재양성자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이 낮긴 하다. 그러나 완전히 없지는 않다”고 밝혔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도 이 주제에 관해 “계속 조사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 본부장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격리해제 후 재양성이 나타나는 사유, 재양성의 전염력 여부 등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현재 재양성자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하는 한편, 재양성자의 접촉자에 대한 추적관리를 통해 2차 감염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전체 확진자 대상 재검사는 미정

현재까지 재양성자로 인한 2차 전파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방역당국은 재양성자 관리의 고삐를 죄고 있다. 방대본은 4월 14일 이후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으면 2주 동안 추가로 자가격리하고 다시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재양성 사례 대응방안’을 만들어 배포했다. 현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완치판정 후 재양성에 걸린 시간은 평균 13.5일이다. ‘2주 간 추가격리’ 후 재검사는 우리보다 앞서 코로나19 재양성자 문제를 겪은 중국이 마련한 기준이기도 하다. 중국 논문에는 코로나19 재양성 비율이 최대 14%까지 보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완치자 전원을 대상으로 재양성 여부를 확인하는 추가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종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으로 이를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 본부장은 “전국의 모든 격리해제자를 대상으로 인체검사를 하는 데는 비용과 시간, 보건소의 관리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현재로서는 필요성이 낮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4월 24일 “코로나19에서 회복되고 항체를 지닌 사람이 재감염에서 안전하다는 증거가 현재까지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신동아 202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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