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호

“말도 안 되는 음모론…어떤 득표율도 표심!”

김대년 전 선관위 사무총장이 본 사전투표 조작설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0-04-28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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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득표비율 일정해도 표심이라고 볼 수밖에

    • 朴 당선 땐 진보, 文 당선 땐 보수가 음모론

    • 정치권의 지지세력 결집用 의혹 제기, 안타까워

    김대년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홍진환 동아일보 기자]

    김대년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홍진환 동아일보 기자]

    “투·개표 과정에서 조작은 절대 불가능하다. 선거에서 패배한 측이 음모론에 편승한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김대년(61)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최근 미래통합당 일각과 일부 보수성향 유튜버 사이에서 일고 있는 ‘사전투표 조작설’을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라고 일축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당초 더불어민주당·통합당 합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 임명될 예정이었으나, 여당의 번복으로 무산된 바 있다. 30년 이상 선관위에서 근무하며 선거연수원장·관리국장·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최근 일부 보수성향 유튜버들은 제21대 총선 사전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여야 후보의 평균 득표비율이 각각 63% 대 36%로 일정해 조작이 의심된다는 것. 4월 22일 민경욱 통합당 의원도 “통계가 짜여진 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수개표로 의혹을 밝히자”고 제안했다. 같은 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개표 결과를 조작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투·개표 과정의 안전장치를 감안하면, 일정한 득표비율은 표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투표지 분류기(투표지의 후보자·정당 기표를 확인해 분류하는 기계장치)는 외부 통신망과 단절돼 해킹이 불가능하고 개표사무원·각당 참관인 등 선거관리에 개입한 이들이 조작을 묵인할리 없다는 것. 

    그는 “투·개표 과정을 둘러싼 음모론 제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자 현 여권이 개표 오류 의혹을 제기했다. 이듬해 내가 관리국장 시절 국회에서 직접 시연을 통해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입증했다. 반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제19대 대선에서 당선되니 지금의 야권이 개표 과정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김 전 사무총장은 “한국의 선거관리 시스템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며 “선거 관련 음모론이 정치권의 지지세력 결집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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