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호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 감염병과 전쟁 지침서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0-05-1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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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주 지음, 반니, 156쪽, 1만2000원

    김우주 지음, 반니, 156쪽, 1만2000원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 분야 권위자로 통한다. 1999년 국립보건원 호흡기바이러스 과장을 맡아 전국적인 인플루엔자 감시망을 구성하는 데 앞장섰다. 2003년부터는 사스, 조류인플루엔자, 신종플루, 메르스 등 각종 감염병이 한국을 덮칠 때마다 정부 및 민간 분야 자문위원으로 ‘전투’에 참여했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회장, 메르스 대응 국무총리 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그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가장 힘을 쏟은 건 대중과의 소통이다. 김 교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코로나19 최신 정보를 전하며 “경각심을 가져라. 절대 마음을 놓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인간이 완벽하게 이기는 길은 없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언제 있을지 모를 공격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김 교수가 최근 책을 펴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바이러스는 인간 사정을 봐주지 않고 탐욕스럽게 증식한다. 인간에게 정복당하지 않으려 끊임없이 진화한다. 이들을 추적해 진압하려는 인간의 싸움은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젠가 끝난다 해도 또 다른 미지의 바이러스가 창궐해 인간을 공격할 거란 얘기다. 

    특히 우리나라는 신종 감염병이 전파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인구밀도가 높고, 사람들 활동(이동) 반경이 크며, 사람 간 접촉이 잦다. 종교활동, 대중 집회 같은 대규모 모임도 많다. 그러니 우리는 이제 바이러스에 대해, 그리고 바이러스가 확산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기본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에는 바로 그 내용이 담겨 있다. 

    다양한 신종 바이러스의 특징을 개괄하고, 전파력과 치명률 등 언론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 뜻을 설명하며, 감염병 고위험군은 누군지, 감염을 피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사람이 면역력에 관심을 가질수록 약품이나 식품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면역을 키우고자 인간이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역설적이게도 면역 세포가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할 수 있게 방해하지 않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 

    책의 한 대목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인체는 코-목-기관지-폐에 이르는 호흡기 튜브, 입-식도-위-소장-대장-항문에 이르는 소화기 튜브로 구성돼 있다. 기도가 막히면 가래가 고여 썩듯, 튜브가 막히면 병이 생긴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튜브 속 흐름이 원활해진다. 물은 호흡기 점막의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김 교수는 감염병에 대해 설명할 때 손자병법에 나오는 표현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를 자주 인용한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유행 국면에서 감염병 ‘지피지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강준만 지음, 296쪽, 인물과사상사, 1만5000원
    진보 논객으로 분류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유권자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 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는 “정치와 무관한 것으로 간주돼 온 쇼핑이 정치적 행동주의의 유력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왜 진보 언론은 자주 불매 위협에 시달리는가’(3장) ‘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시민단체와 언론개혁의 후원이 줄어들었을까’(5장) 등을 다룬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대니언 서스킨드 지음, 김정아 옮김, 와이즈베리, 388쪽, 1만8000원
    첨단 기술 발달로 기계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사례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영국 경제학자인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일자리를 늘릴 것인가’에 매몰될 게 아니라 “번영으로 인한 부를 어떻게 분배할지, 기술 대기업의 정치적 힘을 어떻게 제약해야 할지, 일거리가 줄어든 세상에서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을지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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