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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代 대통령 2030이 결정한다

데이터로 본 민심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ankangyy@hanmail.net

20代 대통령 2030이 결정한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위부터). [뉴시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위부터). [뉴시스]

역대 선거에서 세대별 투표 성향은 대체로 어느 한 후보에 몰아주기 행태를 보여주곤 했다. 특히 청년층과 중·고령층의 표심(票心)이 뚜렷하게 갈라지곤 했다. 선거 때마다 정치권이 세대에 주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세대는 흔히 동년배(코호트·cohort) 집단으로 불린다.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다. 또 특정 역사적 환경 아래에서 기억과 경험을 공유한다. 따라서 세대는 감정공동체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정서적 유대감은 지역이 달라도 특정 후보 지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역대 대선에서도 세대별로 투표 행태가 달랐다. 직선제 개헌 직후 1987년 대선 당시 한국갤럽 투표 후 조사에서 20∼30대는 통일민주당 김영삼, 평화민주당 김대중 후보 득표율 합계가 민주정의당 노태우,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후보 합계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50대 이상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40대에선 양쪽이 엇비슷했다. 1992년 대선에선 세대 투표가 약화됐다. 20∼30대가 민주자유당 김영삼, 민주당 김대중 후보로 분산된 데다가 영남·호남 지역 구도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1997년 대선은 세대와 지역 구도가 복잡하게 혼재됐다.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통해 호남+충청 구도를 완성하면서 20∼30대 일부가 범(汎)진보 진영을 이탈했다. 이들은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 지지로 옮겨갔다. 호남·충청 대(對) 영남 구도가 형성됐지만 영남 일각에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외면했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충청 출신이었다. 영남 20∼30대 지지는 김 후보, 국민신당 이 후보로 분산됐다.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양자 대결로 치러졌던 2002년 대선은 전형적인 세대 선거였다. 노 후보는 20∼30대, 이 후보는 50대 이상에서 우위를 보였다. 40대 노·이 후보 득표율은 거의 같았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경쟁했던 2007년 대선은 모든 연령층에서 이 후보가 우세했다. 다만 2007년 투표율은 63%로 역대 대선에서 가장 낮았다. 범진보 진영을 지지해 왔던 20∼30대가 대거 기권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효과(age effect)와 세대효과(cohort effect)

2012년 대선은 20∼40대와 50대 이상 세대 구도가 형성됐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득표율은 20~30대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비해 두 배가량 높았다. 반면 박 후보는 50대 이상에서 문 후보에 비해 2~3배 더 높았다. 40대에선 문 후보가 53%로 박 후보(47%)보다 앞섰다.



2017년 대선은 범진보 진영이 20∼50대로 확장된 가운데, 범보수 진영은 60대 이상으로 축소됐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득표율은 20~40대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압도했다. 30대에선 3배 이상 격차가 났고, 50대에서도 문 후보가 37%로 홍·유 후보(33%)를 따돌렸다. 홍·유 후보 득표율은 60대 이상에서만 50%로 문 후보(25%)에 비해 높았다.

세대별로 투표 행태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세대가 감정공동체 성격인 데다가 연령효과(age effect)와 세대효과(cohort effect)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연령효과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회·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2017년 60대 이상 보수 성향은 1987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세대효과는 나이가 들어도 그 세대만의 특성이 잘 변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1987년 50대 보수 성향은 31%였지만 2017년에도 33%에 그쳤다. 이는 사회운동을 경험한 386세대가 20년이 지나도 586세대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20∼50대, 범진보 진영으로 묶여 있던 20∼30대가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등장한 것은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서다. 서울시장 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에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5.3%를 득표했고,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34.1%에 그쳤다. 30대에서도 오 후보는 56.5%를 득표한 반면 박 후보는 38.7%였다. 20∼30대 남성에서 오 후보 쏠림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특히 20대 이하 남성에선 오 후보 72.5%(박 후보 22.2%)였다. 30대 남성에선 오 후보 63.8%, 박 후보 32.6%로 집계됐다.

20∼30대 범진보 진영 이탈

2022년 3월 대선에서 20∼30대는 상수로 등장했다. 유권자 비중은 20(18·19세 포함)∼30대 32%, 40∼50대 38%, 60대 이상 29%이다(2021년 12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60대 이상은 보수 성향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층이 두텁다. 40∼50대는 진보 성향으로 민주당 이재명 지지층이 많다. 결국 20∼30대 선택에 따라 대통령 당선인이 결정되는 셈이다.

20∼30대 상수화를 주도하는 것은 20대 남성이다. 20대 남성 정당 지지도 변화 과정을 살펴보자.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 직후 2017년 6월 20대 한국당 지지율은 5% 내외에 머물렀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거의 50%에 육박했다. 2016년 촛불정국, 2017년 3월 19대 대선을 거치면서 범진보 성향을 강하게 나타냈다(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2018년 6월경엔 20대 민주당 지지율은 50%를 넘어섰다. 한국당 지지율은 5%를 넘지 못했다. 이즈음 치러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크게 승리했다. 민주당은 대구·경북 등 일부를 제외하곤 광역 및 기초단체장, 광역·지방의원 등에서 거의 전국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20대 한국당 지지율이 10%대 중반으로 반등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30% 초반까지 하락한 시기는 2019년 7∼8월경이다. 이 시기 20대 한국당·민주당 지지율 등락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슈와 관련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 9일 조 전 장관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조 전 장관은 그해 7월 26일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서 물러났다. 장관 후보자 지명 수순이란 얘기가 널리 퍼졌고 반대 여론이 강하게 형성됐다. 검찰은 8월 말 조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검찰총장이 지금의 윤 후보다.

2019년 7∼8월경 형성된 20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민주당 지지율은 2020년 4월 제21대 총선 무렵에도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조 전 장관 이슈는 계속됐다. 조 전 장관은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조 전 장관은 취임 이후까지 검찰과 갈등 관계가 지속됐다. 바통을 이어받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2020년 1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재임 기간 내내 검찰과 갈등을 빚었다. 추 전 장관 사퇴 시점인 2021년 1월 20대 국민의힘·민주당 지지율은 거의 동률을 기록했다.

20대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역전한 시기는 2021년 3∼4월경이다. 윤 후보는 3월 4일 검찰총장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예고했다. 20대 국민의힘 지지율은 4·7재보궐선거를 거치면서 크게 상승했다. 윤 후보 선출 무렵인 11월엔 50%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민주당 지지율은 10% 중후반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20대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은 잇단 페미니스트 영입, 이 대표 선대위 사퇴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다. 20대 국민의힘 지지율은 1월 중순을 지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는 윤 후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30대에선 20대 남성에 비하면 여전히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높은 편이다. 한국갤럽 ‘12월 통합’에선 양당 지지율 격차가 거의 10%포인트에 이른다. 그러나 4년 5개월 전에 비하면 변화가 뚜렷하다. 2017년 6월 30대 민주당 지지율은 60%에 이른 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5% 이하였다. 30대 민주당 지지율은 2019년 중후반 50% 초반까지 하락했다. 이 시기 30대 통합당 지지율은 10%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무렵 30대 민주당 지지율은 30%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20%를 넘어섰다.

20∼30대 안철수 상승세 주도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20∼30대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상승세를 주도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12월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이수정 경기대 교수,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김민전 경희대 교수 등을 잇달아 영입했다. 12월 21일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1월 5일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사퇴했다. 연말연초 발표된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이 후보에 뒤졌다. 20∼30대 이탈이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다. 이들 중 일부는 안 후보 지지로 옮아갔다.

1월 7~9일 한국리서치 청년층(18∼39세)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자 대결에서 이 후보 27.7%, 윤 후보 16.2%, 안 후보 20.2%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20일~22일 이뤄진 이전 조사에 비해 윤 후보는 7.8%포인트 하락했고 이 후보는 1.7%포인트 소폭 상승한 반면, 안 후보는 11.6%포인트 대폭 올랐다(KBS 의뢰, 1월 7∼9일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안 후보 지지율은 한때 일부 여론조사에서 10%대 중후반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안 후보 지지율은 다수 여론조사에서 10%대 초중반을 나타내고 있다. 1월 중순을 기점으로 조정 국면으로 접어든 모양새다. 안 후보 지지율 정체 현상은 20∼30대 이탈 때문이다. 윤 후보는 1월 5일 선대위를 전격 해체했다.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스스로 물러났다. 윤 후보는 이튿날 이준석 대표와 극적으로 화해했다. 페미니스트 3인방 퇴진, 이 대표 복귀와 함께 윤 후보의 20∼30대 지지율이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3월 9일 치러질 대선 판세가 지난해 11∼12월 윤 후보 1위 → 연말연초 이 후보 1위 → 1월 초·중순 안 후보 상승 등으로 요동치고 있다. 안 후보 지지율이 10%대로 급등하면서 야권 단일화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0∼30대가 여야 대선 후보 지지율 등락에 깊숙이 개입한 형국이다. 윤 후보에서 안 후보로 옮아간 20∼30대 성격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나는 안 후보 대안론이고, 또 하나는 윤 후보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란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캐스팅보트 쥔 2030

2022년 3월 대선은 이 후보 40∼50대 대 윤 후보 60대 이상 구도가 선명하다. ‘40∼50대 대 60대 구도’에선 두 후보가 팽팽할 것으로 전망된다. 40∼50대 유권자 비중은 38%, 60대 이상은 29% 수준이다. 유권자 비중에선 40∼50대가 9%포인트 높지만 60대 이상은 투표율도 매우 높고, 윤 후보 결집 강도가 단단하다. 이 후보는 40∼50대 남성에서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지만 여성에선 결집 강도가 다소 완화되는 측면이 있다. 역대 대선 투표율에서도 40∼50대는 60대 이상에 비해 다소 낮은 흐름이었다.

따라서 2022년 3월 대선 판세는 전적으로 20∼30대에 달렸다. 1987년 직선제 도입 후 거의 모든 선거에서 20∼30대는 범진보 진영에 투표했다. 또 이들은 20∼50대로 묶여 민주당 전성시대를 열었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민주당 승리에 기여한 것이다. 민주당 계열 정당이 전국 규모 선거에서 네 번 거푸 승리한 것도 1987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20∼30대가 범진보 진영을 이탈했다. 이들은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등장했다. 20∼30대는 40∼50대와 달리 탈진영·탈이념·실용주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1월 9∼14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세대연합(60대 이상+20∼30대) 구도를 거의 복구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전통적 지지 기반인 60대 이상에서 50% 초중반으로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대 남성은 윤 후보가 58%를 획득해 이 후보(18%)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30대 남성에선 윤 후보(35%)와 이 후보(32%)가 접전을 펼쳤다. 20대 여성에서도 윤 후보(28%)가 이 후보(28%)와 팽팽했다. 30대 여성에선 윤 후보(37%)가 되레 이 후보(24%)에 앞섰다(오마이뉴스 의뢰, 9∼14일 3031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8%포인트).

이 후보 지지율은 40∼50대 남성에서 50% 초중반으로 가장 높았다. 이 후보는 40∼50대 여성에서 40% 중반 지지율을 나타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6.7%로 윤 후보(40.6%)에 오차범위 밖으로 밀렸다. 안 후보는 12.9%였다. 이 후보가 열세를 보인 가장 큰 원인은 20∼30대 여성 지지율 때문이다. 20∼30대 여성은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곤 하지만 이 후보 쪽으로 결집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안 후보 지지율은 20∼30대 여성에서 각각 22%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20∼30대는 한 달 조금 더 남은 2022년 3월 대선에서 최종 선택을 앞두고 있다. 윤 후보는 20대 남성을 필두로 한발 앞서 있다. 이 후보에게도 반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20∼30대 여성은 이 후보뿐만 아니라 윤 후보와 안 후보, 심 후보 등에 두루 분산되어 있다. 이 후보가 이들 여성 지지를 얼마나 모아낼 수 있느냐에 따라 반전에 성공할 수도 있다.



신동아 2022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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