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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개념미술 선구자,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展

  •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개념미술 선구자,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展

  • ● 81세 작가 예술 인생 총망라 회고전
    ● 세계 최초, 최대 규모 원화전… 150여 점 전시
    ● 개념미술 대표작 ‘참나무’ 아시아 최초 공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대표작 ‘무제(Untitled (with tennis ball)·2020)’. [ⓒ유엔씨, 가고시안, 크리스티아 로버츠 갤러리]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대표작 ‘무제(Untitled (with tennis ball)·2020)’. [ⓒ유엔씨, 가고시안, 크리스티아 로버츠 갤러리]

“20대에 만든 작품과 80대에 만든 작품을 한데 모은 게 아주 특별하죠.”

영국 현대미술 거장으로 평가받는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81)은 이번 전시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4월 8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전(展): 히어 앤드 나우(Here and Now)’를 통해 한국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15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는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원화전이다. 1970년대 초기작부터 올해 신작까지를 총망라한 회고전이기도 하다.

“이것은 물잔이 아니라 참나무다”

이번 전시에선 그의 첫 개인전 데뷔작이자 개념미술의 기념비적 작품인 ‘참나무(An Oak Tree·1973)’를 관람할 수 있다. ‘참나무’ 원작을 공개하는 건 아시아에서 한국이 처음이다. 물이 담긴 유리잔을 선반 위에 올려놓은 게 전부인 이 작품은 ‘상상력을 통해 일상 속 물건도 얼마든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화두를 던진다.

마틴에게는 ‘개념미술의 선구자’라는 수식이 따라붙는다. 그는 개념미술의 시초인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정신을 이어받아 ‘1세대 개념미술가’로 활동해 왔다. 남성용 소변기에 ‘샘(Fountain·1917)’이라는 제목을 붙여 당대 미술계를 뒤흔든 뒤샹처럼, 마틴의 작품에서도 사물의 본래 의미를 전복하고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부여하려는 시도가 포착된다. 그래서 ‘참나무’를 제외한 그의 대부분 작품 제목은 ‘무제(Untitled)’다. 관객의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하겠다는 의도다.

전시에선 1990년대 들어 한 차례 전환기를 맞는 마틴의 작품 세계도 엿볼 수 있다. 3차원 조형물 중심이던 그의 작품 활동은 이 무렵 2차원의 회화로 옮겨간다. 일상품을 검은 윤곽선과 대담한 색으로 그려낸 이른바 ‘마틴식 회화’가 등장하는 시기다. 전시 포스터에 사용된 ‘무제(Untitled (with tennis ball)·2020)’가 대표적이다. 원근법을 무시하고 커다랗게 그려 넣은 노트북과 헤드폰. 그 위에 칠해진 노란색, 분홍색 등 강렬한 색감은 평범하고 익숙한 두 물건을 낯설게 만든다.



이런 특징 때문에 마틴의 작품은 1950년대 미술 사조인 팝아트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내 작품은 팝아트가 아니다. 선과 색은 오브제의 정체성을 변화시키기 위한 시각적 효과일 뿐”이라며 확실히 선을 긋는다. 전시는 6개 주제(탐구, 언어, 보통, 놀이, 경계, 결합)로 구성돼 있다. 주제 ‘탐구’에서는 1970~1980년대 초기작을, 나머지에선 1990년대 이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여기는 일상의 사물이 실제로는 가장 특별한 것”이라는 철학이 담긴 그의 전시는 8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신동아 2022년 8월호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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