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살아남은 ‘야생돌’ 조합
재능과 개성, 인성까지 갖춘 글로벌 경쟁력
두 번째 앨범 ‘2탄’으로 활동 재개, 1집보다 뜨거운 반응
“안녕하세요. 탄(TAN)입니다.”
한여름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사옥 스튜디오를 찾은 7명의 젊은이(창선, 주안, 재준, 성혁, 현엽, 태훈, 지성)가 오가는 행인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더위를 잊게 할 만큼 우렁찬 목소리다. 만화책에서 튀어 나온 듯한 용모를 지닌 청년들을 마주하자 인사를 받은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와, 너무 잘생겼다!”라는 감탄 섞인 환호와 “탄이 누구지?”라는 궁금증.
탄은 이들 7명이 속한 보이그룹 이름이다. 풀 네임 ‘To All NAtions’에서 머릿글자를 땄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종영한 MBC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극한데뷔 야생돌’(이하 ‘야생돌’)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3월 첫 앨범을 내고 탄으로 데뷔했다. ‘신동아’와 만난 6월 29일은 두 번째 앨범 ‘2탄’을 낸 지 8일이 지난 뒤였다. 탄은 첫 앨범 ‘1탄’ 타이틀곡 ‘두두두(DU DU DU)’에 이어 이번 앨범 타이틀곡 ‘라우더(LOUDER)’로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탄 소속사에 따르면 ‘두두두’보다 음원 판매량이 2배 이상 늘 만큼 반응이 폭발적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팬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멤버들은 방송 활동으로 바쁜 때여서 옷을 갈아입을 겨를도 없이 무대의상 차림으로 나타났다. 흰 셔츠에 1970~80년대 입던 검정 교복을 헐렁한 사이즈로 매치한 의상이 ‘야생돌’다운 거친 매력을 도드라지게 했다.
탄 멤버 중 창선, 주안, 재준, 성혁, 지성은 이전에 데뷔한 이력이 있는 중고 신인이다. 나머지 둘 현엽과 태훈은 연습생 생활을 했다. 이들은 데뷔를 해도 인기를 얻지 못하는 가수가 많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설 무대가 있고, 응원해 주는 ‘소다’(팬덤명)가 있는 지금이 무척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일까. 방송가에서 탄은 “누구에게나 깍듯하고 매사 최선을 다하는 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인터뷰 당일도 탄의 인사성이 주위의 감탄을 자아낸 것처럼.
아이돌 그룹 탄(TAN). [박해윤 기자]
아픔 이겨낸 긍정의 힘
각자 자신과 탄의 강점을 소개해 주세요.창선 “탄의 리더 창선입니다. 댄스 담당입니다. 탄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팀이다 보니 강한 정신력과 팀워크가 돋보입니다.”
주안 “탄의 목소리, 메인보컬 임주안입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웃으며 해내는 적응력과 케미가 탄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재준 “메인댄서 재준입니다. 저희는 ‘야생돌’이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그룹이라서 다른 팀보다 야성미가 넘칩니다.”
성혁 “서브보컬과 재간둥이를 맡고 있는 성혁입니다. 항상 높은 퀄리티의 곡을 선보이는 것이 탄의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현엽 “리드보컬 현엽입니다. 모든 멤버가 한국인이라는 장점이 있고, 단합된 분위기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정말 매력 있는 그룹이죠.”
태훈 “리드댄스와 서브보컬을 겸하는 태훈입니다. 탄은 멤버 간의 합과 신구 조화가 완벽해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것이 강점이에요.”
지성 “랩을 맡는 지성입니다. 탄은 노래와 퍼포먼스로 무대를 압도하는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그것이 저희 팀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탄으로 활동하기 전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견뎌냈나요.
창선 “공백기 동안 꾸준히 응원해 주신 가족, 주변 사람들, 팬들 덕분에 버티고 견딜 수 있었어요. 이미 데뷔를 경험했던 친구들은 마지막 기회, 혹은 또 한 번의 기회라 생각하고 열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이번에 처음 데뷔한 친구들은 의욕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요.”
주안 “한동안 힘들었지만 그럴 때도 습관처럼 몸에 밴 연습은 멈추지 않았죠.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한 것이 슬럼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재준 “두 번의 데뷔를 경험하면서 의도치 않게 팀이 해체됐을 때 현실의 벽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는 힘들었지만 얼른 내가 할 일을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그 시간을 이겨냈죠.”
성혁 “힘들 때마다 저를 믿고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분들에게 반드시 보답하고 싶었어요.”
현엽 “3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이번에 탄으로 처음 데뷔했어요. 힘들 때마다 데뷔를 위해 노력한 시간을 떠올리며 마음을 계속 다잡았습니다.”
태훈 “저도 이번에 처음 데뷔했습니다. 연습생으로서 데뷔 전 꾸준히 알을 깨는 과정을 남들과는 다른 야생돌이라는 방식으로 체험한 것이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지성: “예전에 데뷔했을 때는 연예인과 학생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 자신을 믿고 흐름을 잘 타면서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어요.”
탄으로 손발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재미난 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창선 “최근 방에서 에어컨 리모컨이 없어졌는데 마지막에 현엽이가 썼다고 하더라고요. 현엽이 입장에서 어디다 뒀을까 천천히 생각하면서 리모컨을 찾은 적이 있어요. 그때 ‘와, 이제 서로 많이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흐뭇하게 웃었던 기억이 나요.”
주안 “정말 비슷한 성격의 멤버가 한 명도 없어요. 다 같이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차에서 다들 지쳐 조용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막내 지성이가 성대모사를 해요. 그럼 다들 크게 한 번씩 웃고 잠들어요.”
재준 “뭔가 결정하거나 구매해야 할 땐 무조건 가위바위보를 하는 게 탄의 전통이 됐어요. 하하.”
성혁 “쉬는 날이 거의 없는데도 아주 짧은 휴가가 허락될 때조차 멤버들끼리 볼링을 치고 밥도 먹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요. 다들 의리 있고 서로 너무 좋아해요.”
현엽 “제가 탄이라서가 아니라 진짜 재미있는 팀이에요! 잠을 30분밖에 못 자고 스케줄을 소화하는 날도 차에서 잠을 자기는커녕 텐션을 올리기 위해 서로 장난치며 긴장을 풀어주고 그래요.”
태훈 “노래와 춤 연습에 방송 일정까지 마치고 나면 너무 고될 때가 있는데 그때 현엽이 형이랑 지성이가 벽에 머리를 박고 가만히 있어요.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사진으로 인증해 ‘소다’와 공유한 적이 있을 정도예요.”
지성 “잠을 두세 시간도 못 자고 일정을 소화하러 가는 상황에서도 다 같이 웃음을 잃지 않고 농담을 주고받던 때가 생각나네요. 그런 상황이 너무 재미나요. 저희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죠.”
비주얼뿐 아니라 실력도 ‘엄지척’
아이돌 그룹 탄(TAN). [박해윤 기자]
아이돌 그룹 탄(TAN). [박해윤 기자]
창선 “이번 앨범은 Wish, 즉 ‘바라다’라는 내용으로, 음악으로 평화를 이루길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주안 “가장 큰 특징은 지금 우리가 겪는 아픔과 잊고 있는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긴 거죠. 우리 바람을 담았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재준 “최근 환경문제가 심각해 그에 관한 바람을 담았어요. 저희 노래를 들은 분들은 꽤 신선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성혁 “처음 낸 ‘1탄’은 세련된 느낌이 강했다면 ‘2탄’은 좀더 파워풀하고 시원한 느낌이지요.”
현엽 “전하려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그 메시지를 앨범과 타이틀곡 ‘louder’ 뮤직비디오에 잘 녹여냈어요.”
태훈 “여름에 맞게 굉장히 신나고 듣기만 해도 행복한 노래들이 수록돼 탄 특유의 밝은 분위기를 맛볼 수 있어요. 노래가 정말 좋아서 빠져들 겁니다.”
지성 “이번 앨범은 ‘W시리즈’예요. ‘2TAN’이라는 앨범이 총 3부작으로 나올 예정이죠. 이번 2TAN(wish ver) 앨범엔 세상을 향한 바람과 메시지가 가득해요.”
타이틀곡 ‘Louder’는 멤버 주안, 재준, 현엽, 지성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주안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작사를 했어요. 의견을 공유하며 가장 좋은 노랫말을 붙이기 위해 고민했죠.”
재준 “‘Louder’는 해외 작곡 팀과 협업한 곡이에요. 한국어 버전의 경우 앨범 주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멤버들이 작사하면 제일 좋은 가사가 나올 거라 생각해 작사에 참여했죠. 누가 어느 파트를 작사했다기보단 다 같이 한 줄 한 줄 완성해나갔고 덕분에 멋있는 곡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성혁 “큰 주제와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각자 가사를 써오고 써온 노랫말을 조합해 타이틀곡 가사를 완성했어요.”
탄의 노래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죠?
창선 “해외 음원 사이트에서 올해 가장 매력 있는 데뷔곡 1위로 뽑힐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너무 감사드리고 해외 소다들도 만나보고 싶어요.”
현엽 “아직 해외에 나가지 못해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태훈 “해외에서 공연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지성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과 많은 응원 메시지가 쏟아져 나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멤버들은 각오와 포부를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이렇다.
“소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초심을 지키며 더욱 열심히 활동하는 탄이 되겠습니다. 독보적 그룹으로 성장해 음악방송 1위도 하고, 전 세계를 다니며 공연도 하고 싶습니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충격받지 말고 담담하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
[영상] 다른 듯 닮은 트로트 듀오 ‘두 자매’ 김희진·윤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