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호

노조 투표서 ‘사퇴 요구’ 과반 넘은 이강택 교통방송 대표는 누구?

[Who’s who] 수차례 좌편향 논란… TBS 지원 중단 서울시조례에 “언론 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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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2-07-19 17: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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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와 TBS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강택 TBS 대표에 대한 좌편향 논란이 인다. 이 대표는 “정치적 이념을 갖고 경영한 바 없다”며 “언론 탄압”이라고 맞서고 있다. 사진은 2019년 10월 21일 이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서울시와 TBS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강택 TBS 대표에 대한 좌편향 논란이 인다. 이 대표는 “정치적 이념을 갖고 경영한 바 없다”며 “언론 탄압”이라고 맞서고 있다. 사진은 2019년 10월 21일 이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스1]

    18일 TBS 양대 노동조합에 따르면 10일과 13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이강택(60) 대표 퇴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두 노조 모두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가 과반을 넘었다(1노조 78.4%, 2노조 62.5%). TBS 운영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6월 27일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기관운영감사를 통해 TBS가 방송인 김어준 씨에게 계약서 없이 1회당 200만 원의 출연료를 지급했다며 TBS에 ‘기관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강택 대표에게도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프로그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를 받았음에도 후속 대처가 미흡했다며 ‘경고’ 조치를 내렸다.

    4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전원(76명)은 TBS에 대한 서울시의 재정 지원 중단을 골자로 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 조례안엔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내년 7월 1일자로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조례는 TBS의 사업 범위를 ‘교통 및 생활 정보 제공’으로 규정하고 있고, 재단의 기본 재산은 ‘서울시의 출연금과 그 밖의 수입금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의회는 전체 의석이 112석이다.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해 이 조례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2023년 7월부터 서울시가 TBS에 지급하는 출연금 320억 원이 끊긴다. 320억 원은 지난해 TBS 예산의 약 70% 수준에 달한다.

    이강택 대표의 정치적 편향성이 TBS를 둘러싼 논쟁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TBS 노조 관계자는 “언론사가 정치 논리에 따라 좌우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영향을 받는 게 사실이다. 이 대표는 이른바 ‘좌파’로 보일만한 행보를 보였으니 지금과 같은 현실에 놓인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KBS 공채 17기로 입사했다. 2006년 ‘KBS스페셜-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 ‘2008년 ‘KBS스페셜-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등을 연출해 유명세를 탔다. 2003년 한국PD연합회장을 거쳐 2011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을 맡아 2012년 공영방송 총파업을 이끌었다. 대선 국면이던 지난해 11월 2일 서울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행정사무 감사에서 “뉴욕타임스나 CNN도 선거철이 되면 공개적으로 ‘누구를 지지한다’고 한다”며 “(김어준 씨의 발언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인간적 연민을 밝힌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김어준 씨를 두둔했다. 김씨는 10월 24일 유튜브 채널 ‘딴지 방송국’에 출연해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자기 실력으로 대선 후보까지 된 사람이다. 이제 당신들이 도와줘야 한다. 이재명은 우리 사회의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다수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TBS에 대한 서울시‧시의회의 움직임이 “언론 탄압”이라며 맞서고 있다. 3일 한겨레와 인터뷰하면서 “현대판 분서갱유”, 4일 MBC와 인터뷰에선 “결국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타깃이다. ‘시보완박(시사 보도 완전 박탈)’이다”, 14일 YTN과 인터뷰할 땐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대해 “건물의 창틀이 조금 어긋났다고 해서 건물을 부수나. 마치 일제가 만주에 독립군들이 있다고 해서 그 마을 전체 내지는 그 들판 전체를 다 불사른 초토화 전술과 같다”고 항변했다. 18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업무보고에선 “정치적 이념 때문에 경영자 역할을 못한 것”이라는 김규남 의원의 지적에 “정치적 이념을 갖고 경영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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