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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여의도 여성파워

양성평등 향해 5배 더 뛰었다

19대 여성의원 입법활동 결산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양성평등 향해 5배 더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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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나경원, 추미애

양성평등 향해 5배 더 뛰었다
양성평등 향해 5배 더 뛰었다

19대 국회에서 여성 관련 법안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한 의원들.
왼쪽부터 남인순, 김상희(이상 더민주당), 김희정(새누리당), 김광진(더민주당) 의원.

양성평등 향해 5배 더 뛰었다

아동성폭력 추방 시민모임 '발자국'의 2012년 9월 집회.
19대 국회는 성범죄 및 아동 성폭력 관련 법률을 대거 손질했다. [동아일보]

10위 안에 든 25명의 의원 중 여성은 13명, 남성은 12명으로 남성 의원이 적은 편은 아니다. 더민주당 김광진 의원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는 군에서 발생한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군인사법을, 다태아(多胎兒)를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출산전후휴가를 90일에서 120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했다.

김광진 의원실 관계자는 “여성가족위는 2012년 가을까지만 짧게 활동했다”며 “어느 상임위원회에 속해 있든 여성, 청소년,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법안 위주로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성 관련 법안 활동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성을 가진 비례대표 초선의 활동이 역시나 두드러졌다. 상위 25명 중 9명이 19대 때 비례대표로 처음 국회에 입성한 인물들이다. 비례대표가 지역구에 구애하지 않고 전문적인 정책 마련을 추진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인 만큼, 이들은 자신의 소임에 충실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평가받는 인물은 신경림 의원(새누리당)이다. 간호사 출신으로 대한간호협회장을 지낸 신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보건의료기본법 개정 등을 통해 여성의 건강증진 시책을 마련할 때 여성의 생애 전 주기에 걸친 특성을 반영하도록 했다. 신경림 의원실 관계자는 “질병의 증세가 남녀가 다르게 나타난다. 심혈관 질환을 예로 들자면 남성은 긴급한 통증을 느껴 약을 빨리 먹게 되는데, 여성은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깨가 뻐근한 정도로 약한 증세로 나타난다. 이런 성별 특성을 반영해 보건 정책이 마련돼야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그렇지가 못하다. 이런 점을 시정하려는 것이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여성 관련 법안을 만드는 데 한 번 이상 이름을 드러낸 여성 의원은 28명이다. 다시 말해 48명의 여성 의원 중 20명은 단 한 건의 여성 관련 법안도 의결하지 않았다(2014년 재·보궐선거로 19대 국회에 들어온 나경원 의원 포함). 그중에는 여성 정치인계의 ‘간판급’이라 할 추미애(더민주당), 나경원·김을동(새누리당), 심상정(정의당)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여성가족위가 수집한 여성 관련 법안은 모두 여성가족위원회가 관할하는 법률일까. 그렇지 않다. 총 110건의 법안 중 47건이 여성가족위가 관할하는 법안이고, 나머지 63건은 9개 상임위원회에 분산돼 있다. 139쪽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개인별 여성 관련 입법 활동 순위에서 10위 안에 든 25명의 의원 중 13명은 여성가족위 소속이 아닌데도 각자의 상임위에서 성평등 혹은 가족, 청소년과 관련한 법안 제·개정을 이끌었다. 국방위는 군 내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안을 만들었고, 문화체육관광위는 박창식 의원(새누리당)의 대표발의로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불공정 거래를 예방하기 위한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제정했다.

국회운영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6개 상임위에서는 의결된 여성 관련 법안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상임위 따지지 않는다

19대 국회 여성 관련 법안의 이 같은 의결 현황에 대해 차인순 입법심의관은 “18대와 비교해 입법된 양으로는 비슷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훨씬 풍부해졌고, 여성계의 숙원이던 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희정 의원은 “19대 국회는 여성 의원만 늘어난 게 아니라 여성 보좌진, 국회를 출입하는 여기자 등도 함께 늘어 분명 예전보다 발전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여성 관련 논의가 우리 삶에 깊게 연관된 문제인데도 여전히 국회에서 중요 사항으로 다뤄지진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4년간의 비례대표 의원 활동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는 류지영 의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를 꾸준하게 이끌고 나갈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혔다.

어떻게 분석했나무엇이 ‘여성 관련 법안’일까? 여성 관련 법안은 비단 여성이 법 적용 대상이 되는 법안을 뜻하진 않는다. 학계에서는 △여성 대표성 제고 △여성 인적자원 개발 및 지원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예방 및 피해자 보호 △아동·청소년·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여성 관련 법안으로 본다. 이번 분석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여성 관련 법안으로 판단하고 매년 수집하는 의결법안 자료를 기준으로 삼았다. 위원회는 △성평등 △가족 △청소년 3개 범주로 나눠 여성 관련 법안을 수집하며, 그 내용을 위원회 소식지 ‘성평등·가족·청소년과 입법’에 게재한다.

각 법안을 만든 의원은 대표발의자에 한정했다. 다만 국회는 여러 명의 대표발의자가 발의한 법안을 한데 묶어 법을 제정 또는 개정한다. 따라서 분석 대상이 된 101개 법안을 대표발의한 국회의원은 누적인원으로 299명에 달했다(상임위원회 발의로 상정된 3개 법안은 제외).

19대 국회 빛낸 여성 관련 법안

‘반의사불벌죄’ 없애고 ‘性 주류화’ 기반 닦았다

여성계가 19대 국회의 중요 성과로 평가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성(性) 주류화로 패러다임 전환 기반 마련 △아동·청소년 성보호 및 성폭력 관련 법안 개정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이 그것이다.

우선 19대 국회는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부 개정했다. 1995년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은 여성의 발전을 독려해 양성평등을 이뤄나가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개인적 분발보다는 정책·제도적으로 양성평등을 갖춰나가도록 하는 것이 최근 세계적 정책 흐름이다. 이를 나타내는 개념이 ‘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로, 공공정책을 추진할 때 모든 면에서 양성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것을 뜻한다.

2015년 7월부터 시행된 양성평등기본법이 밝히는 기본이념(제2조)은 다음과 같다. ‘개인의 존엄과 인권의 존중을 바탕으로 성차별적 의식과 관행을 해소하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참여와 대우를 받고 모든 영역에서 평등한 책임과 권리를 공유함으로써 실질적 양성평등 사회를 이루는 것’.

19대 국회 개원을 전후해 우리 사회에는 제주도 올레길 여성 살해사건 등 잔혹한 아동·여성 대상 성폭력 사건이 유독 많이 발생했다. 이에 국회는 18명의 의원이 참여하는 ‘아동·여성대상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특위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대거 손질했다. 성폭력 범죄에 대한 친고죄, 아동 성범죄에 대해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가 폐지됐고, 강간의 객체도 종전의 ‘부녀(婦女)’에서 ‘남성을 포함한 사람’으로 확대됐다. 또한 형법에 유사강간죄를 신설해 청소년, 장애인 외에 일반 성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지난 3월 개원해 이혼 후 양육비 문제로 고민하던 한부모 가정에 도움을 주고 있는 양육비이행관리원도 19대 국회의 작품이다. 2014년 3월 의결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양육비이행관리원으로 하여금 양육비 채권 추심을 지원하고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에 대해서도 제재하도록 하고 있다.





신동아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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