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호

Interview

“우리 회원들은 ‘사랑부자’ We♥U엔 국경이 없어요”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김지은 객원기자 | likepoolggot@empal.com

    입력2016-05-18 16: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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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 마음’으로 지구촌 이웃에 도움의 손길
    • “생명 살리기만큼 행복한 일 없어”
    • “서로를 응원하고 사랑을 나누자”
    • “삶의 소중한 가치 ‘생명’…무한히 베푸는 사랑”
    장길자(73) 회장은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세계 각지에서 아동·청소년 지원, 긴급구호, 사회지원, 환경복지 등 포괄적 활동을 펼치는 글로벌 복지단체로 성장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그의 헌신적인 복지 활동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공로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대한민국 훈장, 미국 대통령자원봉사상 라이프타임상, 캄보디아 국왕 훈장, 페루 여성복지부 장관상 등 영예로운 수상 이력이 그의 행보를 대변한다.



    “함께 사는 세상”

    장길자 회장을 만나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새생명 사랑 가족 걷기대회를 비롯한 국내외 다양한 행사를 이끌며 사랑과 희망을 전할 수 있는 비결을 들어봤다.

    ▼ 제17회 새생명 사랑 가족 걷기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걷기대회의 슬로건은 ‘좋은 마음, 웃는 얼굴, 70억 인류에게 희망을!’입니다. 슬로건에 공감한 많은 분이 가족,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누고 베풀기 위해 함께해주셨고,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지구촌 가족들에게 힘과 용기와 위로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행사에 참여해 자리를 빛내준 각국 대사들과 각계 인사, 언제나 사랑을 나누는 일에 앞장서는 우리 회원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걷기 대회가 세계 각국 대사들까지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발전했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듯하네요.

    “새생명 사랑 가족 걷기대회뿐 아니라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의 다양한 행사에 각국 대사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주십니다. 지난 연말에 열린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에도 많은 분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어요. 사랑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위러브유운동본부가 나누고 전하려 하는 어머니의 사랑에도 국경이 없기에 지구촌 곳곳에서 사랑을 실천하며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세계 곳곳에 거주하는 우리 회원들은 지금도 고통받고 도움이 필요한 지구촌 가족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생명 사랑 가족 걷기대회 역시 지구촌 가족들을 돕는 일에 세계인이 함께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각국의 관심도 남달랐던 것 같아요. 나눔의 문화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로 확산되는 것 같아 기쁩니다.”

    ▼ 15년 동안 꾸준히 걷기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웃과 사회에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걷기대회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걷기대회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공유하고, 이웃과 사회에 따뜻한 마음을 전할 기회를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가족이 행복해야 사회가 밝아지고 나라와 세계가 화합하며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은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의 설립 이념과도 일맥상통하죠. ‘가족’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의 사회이자 사랑으로 맺어진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심장병·희귀난치병 어린이를 돕기 위해 시작한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이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지의 물 부족 국가, 세계 기후 난민과 재난 피해민 등 지구촌 곳곳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습니다. 가족사랑 실천이 내 이웃과 사회, 나아가 인류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로 거듭나는 것이죠.”



    지구촌 재난 때마다 ‘즉각 구호’

    ▼ 지금까지 약 2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참여한 것으로 압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을 지속적으로 행사에 참가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민간 복지단체가 세계 각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모처럼의 휴일도 반납한 채 걷기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가족, 친구, 이웃들과 함께한 분들을 만날 때면 가슴이 벅차올라요. 지금까지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는 늘 가족, 이웃과 함께였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많은 분이 도와주고 함께해주시지 않았다면 걷기대회뿐만 아니라 다른 그 어떤 행사도, 또한 행사를 통해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것도 불가능했을 겁니다.

    ‘위러브유(We♥U)’라는 이름에는 ‘나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 세상에 사랑을 전하자’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그 사랑의 원천이 바로 자녀를 위해 무한히 베푸는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 내 한 몸 돌보기도 힘든 세상에 남을 돌아보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텐데,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회원들의 표정은 늘 밝고 유쾌해 보입니다.

    “저는 우리 회원들을 ‘사랑 부자’라고 부릅니다. 사랑을 많이 받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니 ‘사랑 부자’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복을 참 많이 받은 사람들입니다. 창조주가 차가운 흙에 섭씨 36.5도의 사랑을 덧입혀 사람이 생명을 가지게 됐고, 1년이라는 세월이 365일로 정해진 것도 날마다 36.5도의 따뜻한 사랑으로 살아가라는 하늘의 뜻이 아닌가 싶어요. 어머니의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다 보면 상대가 아픔을 이기고 기뻐하는 모습만 봐도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저 역시 우리 회원들에게 그런 이치를 강조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 노력합니다.

    제가 또 한 가지 강조하는 삶의 소중한 가치는 ‘생명’입니다. 아무리 많은 부와 명예를 갖고 있다한들 생명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생명을 살리고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심장병·희귀난치병 어린이 돕기, 헌혈하나둘운동, 긴급구호 활동, 물 부족 국가 돕기, 기후 난민 돕기 등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전개하는 모든 활동의 기저에는 ‘생명 살리기’라는 고귀한 가치가 자리합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 그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일만큼 즐겁고 행복한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 헌혈하나둘운동의 열기도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3만2000여 명이 헌혈하나둘운동에 동참했습니다. 헌혈 인구의 감소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각종 응급 사고나 질병 치료에 필요한 혈액이 많이 부족해요.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은 많지만 나라마다 헌혈에 대한 인식 부족, 또 최근에는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헌혈 인구가 계속 줄어든다고 합니다.

    헌혈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적으로 헌혈하나둘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나라와 언어, 문화는 서로 다르지만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온 인류가 하나 될 수 있습니다.”



    나누면 커진다

    ▼ 김장 나누기 행사에 참여해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김장 담그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힘들지 않던가요.

    “김장 담그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배추를 절이고 재료를 다듬고 양념을 만들다보면 허리를 펼 새가 없을 정도죠. 게다가 김장은 늘 초겨울에 담그는 것이라 추위를 견디는 것도 만만찮은 일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기꺼이 해낼 수 있는 것이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어머니의 마음엔 추위나 고달픔보다 가족들이 겨우내 먹을 양식을 준비한다는 기쁨이 더 큽니다. 그래서 김장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김치를 담가 독거노인 가정 등 소외된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야말로 어머니의 사랑을 겨우내 생명을 이어갈 양식으로 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숭고한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제게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더욱이 처음에는 혼자 하던 일이 이제는 수많은 회원과 함께 하는 일이 되어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습니다. 더없이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 지금껏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활동을 해오면서 특히 기억에 오래 남는 순간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아픈 아이들이 건강을 되찾고 환하게 웃을 때, 어려운 상황에 처해 절망에 빠져 있던 사람들이 희망을 되찾을 때 늘 보람을 느낍니다. 도움을 받고 재활에 성공한 희귀병 어린이의 부모님이 이제 자신들도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던 모습은 제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줬습니다.



    “모두가 따뜻한 동행자”

    또한 우연한 계기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들이 ‘내가 가진 것을 나눌 때 사랑과 기쁨이 더 커진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나가는 모습을 볼 때면 그렇게 대견하고 기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하나둘 동참하는 사람이 늘어나 더 많은 이가 사랑을 나누고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의 보람이자 기쁨입니다.”  

    ▼ ‘신동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너무도 짧고 소중합니다. 잠시 피었다 지는 봄꽃과도 같은 우리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는 이 고달픈 삶을 홀로 외로이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고독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도움의 손길과 위로입니다.

    세계경제가 어렵다, 힘들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가 따뜻한 동행자가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곁에는 늘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 좋겠어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다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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