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간 집중치료·관리
- 난치성 질환 치료, 기력 회복 기대
공씨는 평소 한방을 신뢰하지 않았지만 지인에게서 ‘천기단(天氣丹)’의 효험을 전해 듣고 필자를 찾아왔다. 그는 “평생 통증을 끼고 살아야 한다는 절망감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았다”고 했다. 필자는 그의 몸 상태를 다시 진단하고 천기단을 처방했다. 공씨의 변화는 정말 극적이었다. 그는 “처음 천기단을 복용한 다음날 통증이 거의 사라져 믿음을 갖고 19일간의 집중치료를 받아들였다”며 “치료기간에는 양약은 물론 홍삼 등 건강보조제도 모두 끊고 오직 천기단만 복용했다”고 말했다. 공씨로부터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자.
“독소 빠져나간 느낌”
“근섬유통증증후군뿐 아니라 여러 질환을 앓고 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해산물 알레르기와 접촉성 피부염도 앓아서 약을 먹어왔는데, 하루아침에 그 약을 끊어야 한다고 하니 걱정이 앞섰다. 10년 전엔 디스크도 앓았다. 그래도 일단은 천기단을 믿고 천기단 치료를 받는 동안은 다른 약 복용을 끊기로 했다.천기단을 먹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한약을 먹을 때 생긴다는 명현(瞑眩, 신체 내부의 무너진 균형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 현상을 하루 동안 겪었고, 며칠간은 가스가 차서 속이 불편했다. 열흘쯤 지나자 피부가 따가운 증세가 2, 3일 나타났다. 천기단 복용을 중단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증세가 없고, 피로감이 크게 줄었으며, 손가락 마디에 보호막이 씌워진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차도가 있었기에 병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 19일 집중치료 후 몸 상태가 전체적으로 개선되고, 독소가 빠져나간 느낌을 받았다. 천기단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나았지만, 더 개선되도록 추후 처방을 받으려 한다.”
필자가 천기단 개발에 나선 것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보면서 ‘과연 한의학적 처방으로는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불가능할까’를 자문하면서부터다. 병원에 가도 원인을 모르고, 완치도 기약할 수 없는 많은 환자를 접하면서 회의가 들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 모든 병을 치료하는 약은 자연 속에 있다’는 진리를 거듭 되새겼다. 그러던 중 중국 동진 때 의학가 갈홍이 지은 도가의 고전 ‘포박자(抱朴子)’에서 새 단서를 얻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해야 새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그 생각을 구체화해가면서 유황과 운모(雲母)의 가치도 다시 알게 됐다.
이후 유황을 법제(法製)하고 독성과 중금속을 완전히 제거한 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끝에 질 좋은 제독원양단(除毒元養丹)을 완성했고, 약침으로 환자를 치료해왔다. 다양한 종류의 광물인 운모는 오래전부터 한의학에서 활용해온 성분으로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등에도 그 효능이 기록돼 있다. 운모는 게르마늄 성분을 많이 함유했는데, 원적외선 방출효과가 뛰어나 건강용품으로 많이 활용됐다. 인도에선 운모를 당뇨병과 한센병 치료에도 활용했고, ‘포박자’에선 선약(仙藥, 丹藥)으로 썼다. 국내 한 제약사는 운모를 다른 약재와 혼합 가공해 해독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外丹藥 대체 약재 활용
문제는 이 성분의 함량을 어느 정도로 섞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느냐였다. 필자는 국내외 운모 17종을 수집해 약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했다. 고온증류식 추출법을 활용했는데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다 2015년 여름, 성분이 좋은 운모를 구하게 되면서 연구가 급속하게 진척됐다.이후 금단(金丹, 단약)에 대한 한의학적 내용을 많이 참고했다. ‘소문’ ‘영추’ ‘동의보감’ ‘참동계주해’ ‘용호비결’ 등 한의학 서적과, ‘동양인은 왜 몸을 닦는가’ ‘연단술’ ‘팔선’ 등 연관 서적, 그리고 학술논문을 정리했다. 또한 이런 이론을 익힌 후 단학을 수련하는 분들을 소개받아 운모단, 금액단, 오행단 등 가전(家傳)되는 금단 처방도 모을 수 있었다.
그런데 외단약(외부의 도움으로 단전의 기운을 보강하는)의 구성 약재들엔 백염, 황연, 송지, 옥계, 자연동, 석연, 철화분, 종유석 등 현대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독성이 매우 강하고 인체에 치명적인 약들이 포함돼 있다. 이런 약들은 아무리 정밀하게 수치화한다고 해도 위험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각 성분들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을 다른 안전한 수단으로 대체한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천기단을 만들 때는 대체 한약재인 두충, 우슬, 홍화씨, 유향, 몰약 등의 약재들을 활용했다. 송지는 송봉근에서 추출했고 개복숭아진액을 활용했다. 천잠(누에고치집)으로 단백질 추출물을, 뼈를 생성·강화하는 계족을 증류 추출해 농축 분말을 만들었다. 또한 파혈(破血, 나쁜 피 해독)과 이담(利膽, 담을 이롭게 함) 효능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대체약물들을 선별했다. 이런 성분들을 호기발효(好氣醱酵), 증류추출, 농축, 건조, 저온추출 등의 방식을 통해 약으로 만들었다.
통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근골을 강화해 많은 사람이 겪는 통증질환을 치료하는 약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이를 바탕으로 면역력을 회복하고 인체 중요 기관들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무엇보다 어려운 작업은 약효가 있는 약재를 구하는 것과 그 효능을 검증하는 것이었다.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다행히도 원하는 약재들을 구할 수 있었고, 가까운 지인들을 통해 약의 효능을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할 수 있었다. 임상을 거치며 약재의 구성과 비율을 다시 조정하고, 지난해 말 최종 산물인 천기단을 완성했다. ‘하늘의 기운’을 받은 약이란 뜻이라 이름이 너무 거창한 듯하지만, 자연의 기운을 받아 몸을 치유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천기단 치료법은 집중치료법과 점진치료법 둘로 나뉜다. 집중치료법은 19일간 천기단을 복용하는 것으로 매일 하나씩 양을 늘려 복용한 뒤 11일째부터 다시 하나씩 줄여나간다. ‘19일간의 기적’으로 이름 붙인 이 치료를 통해 몸안의 독소를 없애고, 손상된 조직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 점진치료법은 3개월간 매일 식전 2, 3회 복용하는 것으로, 효능은 집중치료법과 같다.
면역기능 개선
천기단을 복용할 때는 차가운 물이나 음료는 피하고, 식전에 복용하며, 입맛이 좋아졌다고 식사량을 급격히 늘리지 말고 조절해야 한다. 자극적인 음식도 피한다. 고열이 있거나 세균성 장염이 생기면 회복할 때까지 복용을 중단한다. 평소 복용하던 당뇨약, 혈압약 등은 함께 복용해도 좋으며, 그 외 영양제나 다른 약들은 복용을 중단하는 게 효과를 높인다. 난치성 피부질환에는 천연 외용제를 함께 사용한다. 근골격계 질환을 앓을 경우 주 2회 오행약침을 비롯한 일반적인 치료를 병행하며, 집중치료 시에는 환자의 상태를 매일 SNS를 통해 점검하고 안내해준다.일반적으로 천기단을 복용하면서 초기에 숙변을 보거나 설사를 하기도 하며, 과거에 손상된 부위나 관절에 통증이나 저림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개선되고 통증도 줄어든다. 또한 지방이 줄고 근골격량이 늘어나며, 기미와 안색이 좋아진다. 특히 자가면역질환 등 만성질환에 효과가 있어 면역기능이 개선되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 기혈허(氣血虛), 한랭성 질환, 난치성 피부질환, 전립선염, 여성 질환, 중금속으로 인한 질환 등에도 효과가 있다. 원기를 북돋우고 오장육부를 튼튼히 해주는 약으로 흔히 공진단을 많이 찾지만 가격이 만만찮은 게 흠이다. 천기단은 공진단의 5분의 1 가격이지만 효능은 더 높다고 자신한다.
천기단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한의원에서 골다공증 검사 등 기본 질환에 대한 검사를 하고, 치료가 완료되는 시점에 같은 검사를 해서 효험을 비교한다. 아울러 증세의 개선 상황을 양의학적 소견으로 확인해 비교해보도록 한다. 천기단을 통해 더욱 많은 환자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이 글은 새로운 한방 자가면역질환 치료법을 소개한 것으로, 의학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치료법은 아님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