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때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난 신지은은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보였다. 2010년 프로에 입문, 2부(퓨처스) 투어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상금 랭킹 4위에 올라 이듬해 LPGA 풀 시드를 따냈다. 여기까진 순조로웠으나 정규 투어에선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첫 시즌 상금 랭킹 55위에 그쳤다. 운도 안 따랐다. 2012년, LPGA 진출 2년 만에 우승 기회가 왔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위민스챔피언스에서 마지막 홀을 남기고 2타 차 선두였으나 기상 악화로 경기가 중단됐다. 리듬이 깨진 신지은은 연장까지 끌려갔고, 3차 연장 끝에 안젤라 스탠퍼드에게 우승을 내줬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빠르지는 않았으나 조금씩 성장했다. 2012년 상금 랭킹 30위, 2013년 42위, 2014년 21위, 2015년 26위로 꾸준한 성적을 올리면서 투어에 정착했다. 남보다 몇 배 더 많은 땀을 흘리며 끈기 있게 정상을 향해 갔다.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신지은은 마침내 135경기 만에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