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상처 크고, 문재인 심지 약해
- 반기문? 직업외교관에게 대통령 맡기면 안돼
- 정기국회 후 새 유력 주자 등장
- 시대정신은 협치…공동정부가 대선 이슈
▼ 사회생활을 신동아 기자로 시작하셨죠?
“1966년 1월이었나. ‘동아일보’ 견습기자 시험 본 게….”
▼ 시험문제가 기억납니까.
“다른 언론사들은 논술을 출제했는데 동아만 작문을 냈어요. 문제가 ‘종’이었어요. 뭘 써야 할지 정말 막막하더라고요. 한 15분쯤 멍하니 있었죠. 그러다 매일 밤 10시가 되면 라디오에서 ‘청소년 여러분,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입니다’라는 잔잔한 음성과 함께 사랑의 종을 치는 게 떠올랐어요. 그걸 비판하는 글을 써냈죠.”
▼ 사랑의 종을 비판?
“모든 일엔 원인과 결과가 있는데, 청소년들이 밤늦게까지 길거리를 헤매는 원인은 찾지 않고 왜 결과만 두드려 맞추려 하느냐, 뭐 그런 취지였어요. 나중에 면접시험 때 고재욱 사장과 김상만 부사장이 제게 ‘글 써본 일 있나’라고 물으시더라고요. ‘별로 없다’고 하니 ‘자네 작문 점수가 제일 좋아서 내가 물어보는 거야’라고 하셨죠. 합격 후 처음 발령받은 곳이 신동아를 만드는 부서였어요.
거기서 꼬박 3년 동안 화보 설명도 달고, 원고지 몇 십 장짜리 긴 기사도 써보고, 농협 르포도 작성하면서 글 쓰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가자마자 없던 일로…”
윤 전 장관은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던 중 10월유신으로 국회와 정당 문이 닫히자 “할 일이 없어졌다”며 1977년 주(駐)일본대사관 공보관으로 이직한다. 김영삼 정부 때 환경부 장관, 청와대 공보수석을 지냈다. 이회창 전 총리는 1997년 대선에서 패한 뒤 그를 찾아 “김대중은 자유형을 하는데 나는 개헤엄만 치다 끝났다, 도와달라”고 했다. 이렇게 정계로 들어온 윤 전 장관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례대표,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2004년 총선 때 호흡을 맞췄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불자 박근혜 의원이 대표가 돼 천막 당사를 쳤죠. 제가 그때 선대위 부본부장이었어요. 선거운동을 시작할 무렵 주무국장이 제게 ‘비례대표를 포함해 51석밖에 못 얻겠다’고 보고했어요. 그걸 박 대표가 121석으로 만들었거든요. 뭐, 다들 고생했지만, 역시 박근혜라는 사람의 혼자 힘으로 한나라당을 살려냈다고 봐요.”
▼ 그 시절, 정치인 박근혜의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아요..
“국민으로 하여금 호기심이나 기대감을 갖게 했어요. 이후 저는 국회의원 임기 끝나면서 탈당계를 냈죠. 박 대표가 두 번, 세 번 만류하더라고요. ‘미안하다’고 하고 그냥 집에 갔어요. 지금의 박 대통령에게 ‘천막 당사 때의 박근혜’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2012년 대선 땐 박근혜 후보의 맞상대인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는데….
“한번은 문재인 씨로부터 만나자고 연락이 왔어요. 후보가 직접 보자고 하는데 안 볼 순 없잖아요. 아침 함께하며 두 시간쯤 이야기했죠. 제가 그분과 거의 초면인데도 노무현의 실패를 신랄하게 공격했어요. 그런데 편안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다 듣더라고요. 그러면서 문 후보가 이렇게 말해요. ‘나는 절대 그렇게 안 한다. 나는 상황에 의해 불려 나와 아무 준비 없이 여기까지 왔다. 설사 대통령이 된다 한들 이렇게 준비가 없는데 어떻게 나라를 통치하겠나. 이 생각을 하면 불안해 잠이 안 온다. 그 준비를 위해 이러이러한 일을 하려 하니 좀 도와달라.’ 문 후보가 이렇게 간곡하게 이야기하니 제가 문 후보 쪽으로 간 것이죠.”
▼ 문재인 후보가 약속을 지키던가요.
“가자마자 바로 없던 일이 돼버렸어요. 당 안의 친노무현계와 당 밖의 친노무현계가 일제히 저라는 사람을 데려온 것에 엄청나게 반발했대요. 그래서 없던 일이 된 건데, 그걸 제가 어쩌겠습니까.”
▼ 당시 문재인 후보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저로선 ‘아, 이 사람이 참 심지가 약한 사람이구만’ 이렇게 느꼈죠. 그렇다고 제가 불평할 처지도, 때려치우고 집에 갈 처지도 아니어서 국민통합본부장인가 하는 타이틀만 가지고 있으면서 대선 기간 놀고 있다 온 거죠.”
향수, 안쓰러움, 대견함
윤 전 장관은 4·13 총선 결과와 관련해 이색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박정희로 상징되는 산업화 모델, 김대중으로 상징되는 민주화 모델 모두 시효가 다 됐다. 이번 총선 결과는 새로운 리더십을 내놓으라는 국민적 심판”이라는 것이다.▼ 산업화도 민주화도 아닌, 그 제3의 것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그 말을 앞으로 대선주자들이 찾아내 제시해야겠죠. 조금 더 거시적으로 보면, ‘자본주의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적 불신? 이런 것도 총선에서 표출됐다고 봐요. 자본주의나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거부라기보다는 그 오작동에 대한 반발인 거죠.”
▼ 그 문제는 세계적 추세 같기도 합니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도 있었고.
“한 조사에 따르면, 18~29세 미국 청년의 51%가 ‘자본주의가 싫다’고 답했다고 해요. 자본주의 종주국도 이러니 놀라운 일이죠.”
▼ 새누리당 공천 과정을 되짚어보면, 살생부, 막말, 당 대표 도장 파문이 있었는데요.
“상식을 벗어난 저급한 지경까지 가는구나…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권력의 사유(私有)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요. 큰 권력도 그렇고 심부름하는 작은 권력도 그렇고.”
▼ 친박, 비박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요. 양자 간 철학적 차이가 무엇이라고 봅니까.
“친박과 비박에다 철학을 논하는 건 좀 과분해 보이고요. 그동안 국민의 보편적 이익엔 별 관심이 없고 특수이익에 매달리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 아닌가 해요.”
▼ 박근혜 대통령은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다고들 합니다. 그분들은 왜 지지할까요.
“제가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해서 좀 알아요. 박 대통령은 지역, 성별, 계층에 관계없이 고른 지지가 나오는 거의 유일한 우리나라 정치인입니다. 그 절대불변의 지지율이 15~18%에 달해요. 다른 정치인은 죽어라 노력해도 5% 얻기가 쉽지 않죠. 저는 ‘복합적 감정의 화학작용’이라고 봐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 큰따님으로서 가족의 비극을 견뎌내는 것에 대한 안쓰러움, 이를 극복하고 어엿한 정치인이 된 것에 대한 대견함….”
▼ 향수, 안쓰러움, 대견함.
“국정 운영 자체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감성적 지지인 경우가 많죠. 박 대통령이 이런 점을 숙고하면서 국정에 임해야 한다고 봐요.”
“세대 내려갈 수밖에”
“아직 장유유서 의식이 있으니 쉽진 않죠. 그래도 김대중·김영삼 같은 분들은 40대 기수 론을 들고 나와 원로 선배들을 층층이 제치고 주도권을 잡았어요. 지금이 어떤 전환기적 국면이라 이런 정치인이 나옴직한데 아직 대담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없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이번 총선 결과로 인해 필연적으로 여당의 리더십은 세대가 내려갈 수밖에 없어요.”
▼ 왜 그렇게 보나요.
“어차피 새누리당 대권주자로 물망에 오른 연장자들이 다 정치적으로 상처를 크게 입었잖아요.”
▼ 김무성 전 대표?
“김무성 전 대표, 김문수 전 지사, 안대희 전 대법관…. 그렇잖아요. 따라서 차기 대통령 후보감은 그 아래 세대로 내려가는 거죠.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본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황 자체가 그렇게 되고 있어요.”
▼ 사실 남경필·원희룡 지사는 차차기 후보군으로 꼽혀왔는데요.
“그렇죠. 본인들도 그렇게 생각했고요.”
▼ 그런데 당겨진 것 같네요.
“상당히 당겨진 거죠. 본인들도 당황스러울 거예요. 더불어민주당 쪽도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등으로 내려갈 수밖에. 한쪽이 변하면 다른 쪽도 따라서 변하기 마련이니까. 우리 여야는 서로 싸우면서도 서로 닮아가는 편이죠.”
▼ 단지 그럴 징조만 보이다 그칠지, 아니면 하나의 실체가 될지….
“징조로 그치고 말 것 같진 않아요. 여당에서 지금 대선주자로 내세울 인적자원이 별로 없어요. 또한 50대 후보군은 성향 자체가 윗세대와 많이 달라요.”
▼ 어떻게 다릅니까.
“우선 사람들이 개방적입니다. 남경필·원희룡은 기본적으로 보수 성향이지만 개방적이죠. 더민주당 안희정, 김부겸도 진보 성향이지만 개방적이고요. 확실히 소양이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나, 행동양식이 이전 세대와 달라요. 자기들끼리 토론도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해요. 대통령이 50대로 내려가도 윗세대보다 하나도 뒤지지 않는다고 봐요. 어떻게 보면, 시대의 요구에 더 맞지 않나 생각해요.”
권위주의 회귀 거부한 국민
▼ 국가 경영을 맡을 만한 경륜이나 경험이 부족하지 않을까요.“대통령 혼자서 이 다원화한 사회를 다스리려고 하다가 항상 문제가 발생했죠. 50대의 리더십은 집중된 권력을 나눠주고 대화하는 리더십입니다. 여야에서 거론되는 사람들은 소통이 체질화한 사람들이죠. 앞으로 세대교체가 화두가 되고 물결이 될 겁니다. 나라의 장래를 위해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노무현 대통령은 면밀한 준비 없이 대통령이 됐고, 이것저것 시도하다 망가지고 말았죠. 그러다 ‘응징 투표’를 받아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등장한 것이고요. 그런데 이·박 두 대통령이 권위주의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듯한 몸짓을 보였죠. 절차적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는 평가까지 나왔고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이걸 심판한 것이라고 봐요. ‘과거로 돌아가는 건 용납 못하겠다’고 한 겁니다.
여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어요. ‘탈권위·소통·협치의 대선주자’를 내세워 국민의 마음을 돌려야 하는 거죠. 또한 산업화와 민주화를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합니다. 보수진영에서 ‘선진화’라는 용어를 쓰는데 그 말은 시대 흐름과 맞지 않아요.”
▼ 그런데 왜 50대 주자가 나서지 않는 것일까요.
“아직은 시기가 아니니까, 단계가 아니니까.”
▼ 그 단계는 언제쯤 올까요.
“20대 첫 정기국회가 끝난 내년 초 쯤?”
▼ 그러나 50대 주자들은 대개 지지율이 낮은 편인데요.
“지금은 그렇죠. 하지만 대선은 내년 12월이고. 늘 노무현식 역전 드라마가 펼쳐지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지지율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란 거죠. 전혀 생면부지의 사람이라면 힘들지만 나름대로 이름이 꽤 알려진 사람들이잖아요. 거기서 기폭제를 써서 단시간에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 그러려면 사건이나 계기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계기란 저절로 올 수도 있지만 본인들이 만들어야죠.”
▼ 안철수 대표는 구(舊)대선주자군에 포함될까요.
“그렇지 않다고 봐요. 안 대표는 어쨌든 새 정치를 표방하고 나온 사람이고, 아직 정치 신인 같고, 또 아우라가 남아 있죠. 교과서에 오른 사람 아닙니까. 안 대표는 새 정치의 알맹이를 안 채워서 그렇지, 그것만 잘 채우면 세대교체의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윤 전 장관은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 멘토’답게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안철수 신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국민의당에 들어가 활동하진 않았다.
“반기문, 대통령에 안 맞아”
▼ 문재인 전 대표의 ‘운명’은 앞으로 어떨 것 같나요(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운명’이라는 자서전을 출간해 화제작이 됐다).“문 전 대표는, 더민주당의 수도권 완승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많이 입었죠. ‘호남 참패하면 정계 은퇴’ 발언도 그렇고, 보여준 여러 모습이 국민이 가지고 있는 지도자상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 것 같아요. 그만큼 (대선에선) 힘들어진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만약 대선주자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 안 대표는 거기에 편승할 수 있겠지만 문 전 대표는 어려울 거예요.”
▼ 차기 대선과 관련해 많은 관심을 끄는 인물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인데요.
“개인적으로 그분을 잘 알아요.”
▼ 어떻게?
“함께 근무한 적도 있고…(김영삼 정부 시절 윤 전 장관은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으로, 반 총장은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의전수석으로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다). 사실은 그전부터도 알고 지냈어요. 인품이 훌륭한 신사죠. 신사인데, 직업외교관이에요. 하지만 이런 시기에 직업외교관에게 대한민국 통치를 맡긴다는 것에 대해 저는 굉장히 회의적이죠.”
▼ 어떤 측면에서요?
“자세히 설명하기는…직업외교관이 후천적으로 갖게 되는, 독특한, 그 뭐랄까요.”
▼ 대사관에서 오래 근무했으니 외교관에 대해 잘 아시겠네요.
“반 총장은 훌륭한 분이니 유엔 사무총장을 하고 있는 거겠죠. 그 자리는 외교관에겐 꽃 중의 꽃이죠. 그러나 어느 나라든 외교관에게 길러주는 품성과 자질이 있어요. 그게 대통령이라는 직책과는 잘 안 맞는다는 거죠.”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청와대 회동은 ‘협치’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협치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 중 하나로 요즘 정치권에선 ‘연정’이 자주 회자된다. 현재 느슨한 형태의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는데, 사람에 따라 연립정부, 공동정부 등으로 달리 사용되고 있다. 윤 전 장관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대체할 어떤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와야 한다면서 ‘협치’가 바로 그것일지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다.
산업화, 민주화 이후엔 협치?
▼ 지금까지 여야가 너무 싸우기만 했죠. ‘협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좋은 말인데, 너무 쉽게 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민주주의 원리만 잘 지키면 그게 협치죠. 누군가는 협치를 야당과의 연립정부로 연결지어요. 개인적으로 대통령책임제하에서 연립정부는 말이 안 된다고 봐요(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야당인 한나라당과의 연립정부를 제안했다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부터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말을 들었다).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나니까요. 또한 실정(失政)에 대한 책임을 대통령에게 묻겠어요, 야당에 묻겠어요. 책임정치에도 어긋나죠.”
▼ 공동정부는 어떤가요.
“공동정부는 다르죠. 대선 전에 두 정당이 ‘지향하는 뜻과 가치가 같아서 함께 힘을 합쳐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유권자에게 미리 약속하는 거니까요. 그건 괜찮다고 봐요.”
▼ 남경필 경기지사가 도지사의 인사권을 야당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도내에서 연정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어떤 가치가 있다고 봅니까.
“광역단체와 국가는 다른 점이 많죠. 그러나 권력 분점을 실천하는 점에서 남 지사의 실험은 주목받을 만하죠. 경기도의 야권 인사들이 ‘작은 권력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큰 권력도 나누는 거다’라면서 오히려 정색을 하며 높이 평가해요. 나중에 이를 참고해 국가 차원의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봐요.”
▼ 사실 제왕적 대통령, 즉 대통령 권력의 비대화가 늘 문제죠.
“공화국은 기본적으로 권력 분점을 추구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국토는 좁지만 경제 규모는 굉장히 커졌어요. 대통령이 혼자 권한을 틀어쥐고 있기보다는 권한을 적재적소에 나눠줘야 국가의 효율성이 높아져요.”
“욕 엄청 먹겠네요”
▼ 차기 대선에서 공동정부가 이슈화할 가능성은?“그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봐야겠죠. 국민이 20대 정기국회를 면밀히 지켜볼 거예요. 3당 체제가 어떻게 운영되는가, 어느 세력이 믿을 만한가 같은 것을요. 내년 봄이 되면 이에 대한 여론이 표출될 거고 대선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거예요. 이때 세력과 세력의 연합에 대한 구체적 판단이 가능하겠죠.”
▼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연대할 수도 있을까요.
“독자적으로 권력을 잡기 어려우니 힘을 합치는 것으로 비치면 공감을 얻기 힘들겠죠. 연대할 만한 명분, 공동 가치, 문제의식 같은 게 있어야죠. 그러나 지금 새누리당은 친박·비박 분류하는 걸로 날 새다 심판받은 거고, 국민의당은 새 정치를 한다면서 새 정치가 무엇인지 말을 안 해요.”
윤 전 장관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야권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2012년에 그렇게 했는데도 졌다. 이번에도 유권자들이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더민주당의 친노계는 총선 전보다 더 막강해졌다. 당의 주도권은 친노계로 넘어갔다”고 설명한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당에 기반이 없고, 친노계는 수도권 대승이 김종인 덕분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아요. 그래서 친노계는 예우 차원에서 8월까지만 김종인 비대위를 유지시켜준 것 아닌가 해요. 다만, 김 대표의 경제민주화보다 더 나은 카드가 없으니 내년 대선 때 이 카드를 한 번 더 불러내 쓰려고 하겠죠.”
윤 전 장관은 “호남인들이 문재인을 전면 거부한 것이 문재인에게 충격이었다면, 그런 문재인의 당이 수도권에서 압승한 것이 호남인들에게 충격이었다. 문재인은 ‘호남을 어찌할꼬’라는, 호남인들은 ‘문재인을 어찌할꼬’라는 고민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과의 인터뷰는 이어지는 대화로 마무리됐다.
▼ 요즘 건강은 어떻습니까.
“신장이 안 좋아져 지난 6개월 새 두 번 입원했어요. 지금은 많이 회복됐어요. 그런데 이렇게 재미없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 재미있는데요. 세대교체 쪽으로 제목을 잡아야 할 것 같아요.
“아이고 제가 욕 엄청 먹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