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입속을 걸었다
뱀이 쓸쓸히 기어간 산길
저녁을 혼자 걸었다
네가 구부러뜨리고 떠난 길
뱀 한 마리가
네 뒤를 따라간 길
뱀이 흘린 길
처음과 끝이 같은 길
입구만 있고
출구가 없는 길
⁎시집 ‘딸꾹질의 사이학’(실천문학사, 2015) 중에서
고영
● 1966년 경기 안양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
● 2003년 ‘현대시’ 등단
● 시집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딸꾹질의 사이학’, 감성 에세이 ‘분명 내 것이었으나 내 것이 아니었던’ 등
● ‘고양행주문학상’ ‘한국시인협회 젊은 시인상’ ‘천상병시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