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호

시마당

뱀의 입속을 걸었다

  • 고영

    입력2016-05-23 16: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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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의 입속을 걸었다





    뱀이 쓸쓸히 기어간 산길
    저녁을 혼자 걸었다

    네가 구부러뜨리고 떠난 길
    뱀 한 마리가

    네 뒤를 따라간 길
    뱀이 흘린 길



    처음과 끝이 같은 길
    입구만 있고

    출구가 없는 길




    ⁎시집 ‘딸꾹질의 사이학’(실천문학사, 2015) 중에서


    고영
    ● 1966년 경기 안양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
    ● 2003년 ‘현대시’ 등단
    ● 시집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딸꾹질의 사이학’, 감성 에세이 ‘분명 내 것이었으나 내 것이 아니었던’ 등
    ● ‘고양행주문학상’ ‘한국시인협회 젊은 시인상’ ‘천상병시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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