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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연구

“기업친화 No, 시장친화 Yes ‘安의 이론’으로 경제난 풀 것”〈측근〉

‘박근혜 경제 원톱’ 안종범 신임 靑 정조수석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 song@yeongnam.com

“기업친화 No, 시장친화 Yes ‘安의 이론’으로 경제난 풀 것”〈측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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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정권 대표 실적’ 추진
  • ● 야당·재계 일각 “또 안종범?” 피로감
박근혜 대통령은 5월 15일 이원종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대통령비서실장에 임명했다. 이어 정책조정수석에 안종범 경제수석을, 경제수석에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했다. 3선 충북지사 출신 이 비서실장의 임명은 청와대와 내각의 안정화, 충청권에 대한 배려, 같은 충북 출신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대선 출마에 대한 원거리 포석으로 읽힌다.



“朴의 무한대 신뢰”

이 비서실장만큼 관심을 끄는 인물은 안종범 수석. 외견상 수석에서 수석으로 수평 이동한 셈이지만, 정치권과 재계에선 예사롭지 않게 본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박근혜 정권 초기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에게 그랬던 것처럼, 정권 후반기엔 안 정책조정수석에게 힘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책조정수석이 사실상 경제 부처를 위시한 정부 각 부처에 포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것 같다. 사업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등 경제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선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최경환 전임 부총리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진다. 대통령과 가까운 안 수석이 주도적으로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대기업 고위 인사는 “안종범이 유능하면 박근혜 정부 전체가 유능한 것”이라고 단언한다.

또 다른 새누리당 의원은 “임기 후반기로 접어든 만큼 박근혜 정권 5년을 대표할 실적과 치적을 만들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근혜 경제팀의 원톱 격인 정책조정수석이 이 일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강석훈 의원이 이번에 경제수석에 발탁된 것과 관련해서도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신임 강 수석이 안 수석의 미국 위스콘신대 후배로 두 사람이 막역한 사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여권 이야기를 종합하면, 안 수석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임은 ‘무한대’에 가깝다고 한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안 수석은 2007년 대선 때 박근혜 경선후보의 이른바 줄·푸·세 공약을 입안했고 이후 김광두, 김영세, 신세돈, 최외출 교수와 함께 박 후보의 경제 가정교사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2년 대선 땐 박근혜 후보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실무추진단장으로서 공약 개발을 총괄했다.

당초 안 수석은 4·13 총선을 앞두고 고향인 대구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대구 수성갑의 이한구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을 때부터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수성갑에는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전 의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여권에서 강력한 대항마가 필요했고, 박 대통령의 돈독한 신임을 얻고 있는 안 수석이 적임자란 견해가 많았다.



총선 내보내면 국정 차질?

여권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안종범 수석 등을 포함시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안 수석의 지지율이 꽤 괜찮게 나왔지만 결국 출마를 포기하고 청와대에 눌러앉았다. 나중에 대구에서 ‘진박(眞朴)’ 논란이 일었을 때도 안 수석이 김상훈 의원의 지역구(서구)에 출마할 것이란 말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 역시 불발됐다. 한 친박계 인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박 대통령은 안 수석에게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 비례대표 초선으로 원내에 들어온 지 2년 만에 금배지를 떼고 청와대로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를 총선에 내보내면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경제정책의 투톱 중 하나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국회로 복귀한 마당에 안 수석까지 보낼 순 없었다는 것이다.”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한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비교적 격의 없이 대화하는 사람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우병우 민정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그리고 안 수석 정도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안 수석은 대통령과 의사소통이 활발한 편이다. 대통령의 신임이 높은 것은 장점이지만 일거리가 너무 많다는 것은 단점일 것”이라고 말한다.

안 수석을 잘 아는 인사를 통해 안 수석의 이모저모에 대해 좀 더 알아봤다. 그는 “‘안(安)의 이론’으로 경제난을 풀 것”이라고 말했다.  

▼ 안 수석이 청와대 수석이 되려고 의원직을 사퇴할 때 고민을 많이 했나.

“의원 보좌진 중 일부 직원들 일자리를 못 구해줘서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 안 수석이 지금까지 손댄 것 중 가장 큰 게 무엇인가.

“기초연금, 공무원연금 개혁 아니겠나. 공무원연금 바꾸는 게 그렇게 어렵다고 하는데도 다 했다고 한다.”



▼ 교수 출신은 이론엔 밝지만 실물경제나 정책에 약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 중 상당부분은 안 수석이 개발한 ‘생애주기별 맞춤복지’ 이론에서 왔다. 안 수석이 미국 유학 시절 낸 논문은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아동복지제도를 바꾸도록 만들었다. 그는 정치권에 오기 전부터 경제부처 여러 위원회에 참여해와 현장 사정을 잘 안다.”  

▼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는 종종 ‘불통’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안 수석은 언론을 좋아한다. 매월 1일 언론을 상대로 경제정책 브리핑을  한다. 발표만 하고 떠나지 않고 질문에 일일이 응대한다고 한다. 그는 ‘정책은 첫째도 신뢰, 둘째도 신뢰, 셋째도 신뢰’라고 즐겨 말한다.”

이와 관련해, 안 수석은 자신의 아내를 최고 조력자로 꼽기도 했다. 국문학과 출신 아내가 글도 잘 다듬어주고 방송출연 모니터링도 해준다고 한다. 이런 안 수석은 가끔 대통령의 말하기 스타일도 적극 변론한다. 그는 2014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을 써준 대로 읽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 후보 정책기획단 단장이었고 1년 가까이 오랜 기간 기초연금에 대해 대통령과 논의해온 사람으로서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전문가다”라고 말했다.



“기업에 권위적이지 않지만…”

다음은 안 수석 측근 인사와의 이어지는 대화다.

▼ 공기업 성과급제, 기업 구조조정 같은 핵심 경제 이슈 중에 안 수석과 연관되지 않은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정책조정수석은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인가.

“말 그대로 정부의 전체 정책을 조정….”

▼ 그 정책이란?

“외교, 국방 등을 제외한 경제·사회 정책 모두를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당연히 정부 예산 편성에도 관여하고….

“그렇다고 봐도 될 것 같다.”

▼ 강석훈 경제수석과는….

“수석과는 유학 시절부터 친했고 소통이 잘된다고 한다.”

▼ 대통령의 이란 순방 때 큰 성과를 낸 것으로 발표됐는데.

“해외순방 성과가 좋다. 최근 이란 순방 때 52조 원 성과를 냈다는 발표가 있었고, 지난해 8월엔 정상 세일즈 외교를 통해 신흥국 시장에서 675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내수시장은 포화될 대로 포화돼 해외시장을 더 개척해야 한다. 그래야 수출도 잘될 테니까. 안 수석은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통해 우리 기업이 해외로 나갈 새 플랫폼을 만드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 중소기업과도 활발히 의사소통을 해왔다. 기업이 볼 때 안 수석은 권위적인 스타일이 아니다.”

▼ 그렇다면 안 수석은 기업친화적이라고 봐야 하나.

“기업친화적이라고 하면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이명박 정부가 그 표현을 써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안 수석은 경제민주화도 세게 했다. ‘기업친화적’이라기보다는 ‘시장친화적’이라고 하는 게 맞다.”  

그러나 야당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 “경제민주화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서민 삶은 나 몰라라 하면서 재벌 편만 들고 있다” “경제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논란 역시 경제정책을 주관하는 안 수석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 안 수석을 잘 아는 이 인사는 “야당의 비판 중 상당 부분은 근거가 부족한 것 같다”고 반박한다.

▼ 어떤 점에서 야당 주장이 불합리한가.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 관련 16개 과제 중 11개를 완성했다. 70% 가까이 완료된 상황이다. 대기업 같은 갑의 횡포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가 나오고 있다.”

▼ 올 4월 청년 실업률이 10.9%까지 올랐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20대가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건 경제 상황과 연결돼 있다. 내수가 안 살아나니까. 물론 정부가 내수를 살려야 한다. 그러려면 경제 활성화 법안, 즉, 노동개혁법, 서비스활성화법 같은 것들이 통과돼야 한다. 그러나 야당이 통과시켜주지 않는다. 일을 하도록 해준 뒤 결과를 놓고 판단해야 하는데, 야당은 핵심적 수단을 다 못 쓰게 해놓고는 결과가 안 좋다고 비판한다.

안 수석도 ‘정부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경제 활성화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결과는 임기응변에 그칠 수밖에 없다.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쓰고 싶은 심정이지만 결과가 어떨지 알기 때문에 애만 태운다’고 말한다.”

▼ 안 수석의 오래전 지론을 보면, 비정규직의 처우 수준을 높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라든지 복지 격차를 줄여야 일자리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안 수석은 본인의 그런 신념을 구현하려고 노동개혁 4법의 처리를 요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야당이 이런 법안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니까 청년 일자리, 중장년 일자리 문제가 진전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서비스법만 통과되면 청년 일자리 61만 개가 생긴다는데도 야당은 요지부동이다.”

▼ 안 수석은 정책조정수석으로서 어떤 정책에 가장 역점을 둘까.

“박근혜 정부는 140개 국정과제를 압축해 24+1 개혁과제를 설정했다. 이 과제의 실천이 중요할 것 같다. 그 안에 노동·공공·교육·금융 분야 4대 구조개혁도 들어가 있을 것이다. 아마 이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다.”



“경제위기에 책임 있는 분”

안 수석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큰 신임을 받는 것은 틀림없어 보이지만, 그에 대한 비판적 평가도 존재한다. 국민의당은 안 수석에 대해 “안 수석은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 책임이 있는 분으로, 다시 정조수석으로 자리만 이동시키는 것은 회전문, 수첩인사의 반복일 뿐”이라며 “구조조정 등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정기조의 변화로 볼 수 없고 경제위기 극복의 적임자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강석훈 경제수석에 대해서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인선이라기보다 새누리당 낙선 인사에 대한 배려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난했다.

‘경향신문’ 등 일부 언론은 박근혜 정부 경제팀이 경제민주화 실천, 국내총생산 및 고용률 증가, 소득분배 수준 향상을 경제 분야 업적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가 나아졌다는 그런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 대기업 고위 인사는 “수출 둔화, 성장률 정체, 제조업 위기가 계속되고 있어서인지 재계 일각에선 ‘또 안종범?’이라는 피로감이 나오기도 한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경제분야에서만큼은 기업과 시민의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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