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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여의도 여성파워

‘여성 대표성’에선 4黨 모두 ‘지역정당’

  • 김은주 |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ckwp90@gmail.com

‘여성 대표성’에선 4黨 모두 ‘지역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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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성 후보의 경쟁력은 정당별로 달랐다. 정당별 여성 후보 당선율은 새누리당 37.5%, 더민주당 68%, 국민의당 22.2%로 더민주당이 가장 높았다. 새누리당은 남성 후보 당선율이 더 높은 데 비해 더민주당, 국민의당은 여성 후보 당선율이 더 높았다.

지역구 여성 당선인 26명의 정당별 분포를 보면 새누리당 6명, 더민주당 17명, 국민의당 2명, 정의당 1명이다. 20대 국회의 여성 대표성 확대는 더민주당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선과 본선에서 여성 후보의 경쟁력이 향상됐는데도 여성 당선자 비율은 15.7%에서 17%로 고작 1.3%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그 원인은 여성 후보 개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법제도 및 정당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공직선거법 제47조 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국회의원 선거 및 지방의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50%를 여성에게 할당하고 홀수번호를 부여해야 한다. 지역구에서는 30%를 여성에게 할당해야 한다.

그러나 20대 총선 지역구 선거의 여성 후보 공천율은 10.5%로 19대보다 0.7%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 6.9%, 더민주당 10.7%, 국민의당 5.3%, 정의당 11.8%로, 어느 정당도 ‘지역구 30% 여성할당제’를 이행하지 않았다. 강제 이행 규정 없이 정당의 자율적인 노력에만 맡겨놓은 제도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정당별 비례대표 여성 후보 추천비율은 새누리당 59%, 더민주당 56%, 국민의당 및 정의당 각각 50%, 녹색당 60%, 기독자유당 10%였다. 50% 여성 할당과 홀수번호 부여를 모두 지킨 정당은 새누리당, 국민의당, 정의당, 녹색당이었다.



충청·제주 女후보 ‘0’

‘여성 대표성’에선 4黨 모두 ‘지역정당’

20대 총선 ‘여풍(女風)’은 더민주당이 주도했다. 2월 20일 여성예비후보전진대회에서 여성예비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김종인 더민주당 대표. [뉴스1]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 축소에 따른 보완책으로 비례대표 후보 6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새누리당은 짝수번호에도 여성을 공천했지만, 모두 당선권 밖 후순위로 배정했다. 더민주당은 60%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을뿐더러 홀수번호인 15번에 남성을 공천하는 꼼수를 부렸다.

여성할당제가 도입된 지 16년이 지났고, 그간 5번의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됐지만 여성 대표성에서는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여성할당제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등록무효, 수리불허 등의 실질적이 제재수단이 없는 제도적 한계 탓이다. 비례대표 여성할당제는 의무규정이지만 지키지 않아도 되고, 지역구 여성할당제는 의무규정도 아니고 ‘노력규정’으로 돼 있어 실효성을 담보하기가 더욱 어렵다.

지역구 선거에 나선 여성 후보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이 34.7%로 가장 높고, 경기도가 28.6%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서울 및 경기 지역 편중 현상이 극심하다. 충북, 충남, 제주 등 3개 지역에선 단 한 명의 여성도 출마하지 않았다. 지역구 여성 당선인의 지역 쏠림 현상은 더하다. 서울에서 16명, 경기도에서 7명의 여성 당선인이 나왔다. 여성 당선인의 88.4%가 서울·경기지역에 집중된 것. 여성 대표성 관점에서 보면 4당 모두 전국 정당이 아닌, 서울·경기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정당에 불과하다.

20대 총선에서 전·현직 국회의원 경력을 보유한 여성 후보자는 전체 98명 중 32명으로 32.6%다. 17대 20%, 18대 17.4%, 19대 32%로 ‘경력 후보자’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이들 후보 32명 중 23명이 당선됐다. 하지만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여성 후보 66명 중에서는 단 3명만 당선됐다. 여성 당선인 중 85%가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이 있는 ‘경력직’인 셈. 여성 정치 신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20대 총선은 전·현직 여성 국회의원들의 잔치로 끝났다.



등록무효, 수리불허 검토해야

‘여성 대표성’에선 4黨 모두 ‘지역정당’


한편으로 전·현직 여성 국회의원들의 경력 지속은 여성 정치인의 전문성 및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비례대표 여성 국회의원들은 다음 선거를 위한 예비후보군으로서의 역할을 맡을 것을 요청 받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 정치 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정당 차원의 노력을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50대 50’의 남녀동수 의회를 향한 움직임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유엔 여성지위위원회는 각국 정부와 의회에 2030년까지 남녀의 지위가 50대 50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1995년 세계여성대회에서 채택한 베이징여성행동강령은 30% 여성할당제를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주요한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 결과 지난 20여 년 동안 여성 국회의원의 세계 평균 비율은 1995년 11.3%에서 2015년 22.1%로 거의 두 배 상승했다. 국회 내 여성의원 비율이 30% 이상인 국가는 1995년 5개국에서 2015년 42개국으로, 40% 이상의 수치를 기록한 국가는 1개국에서 13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여성 의원 비율이 50%를 넘은 국가도 4개국이다.

한국은 2030년까지 남녀동수 의회를 실현할 수 있을까. 이것이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법과 제도 및 시스템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먼저 여성할당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법 개정을 통해 지역구 30% 여성할당을 의무화하고, 등록무효 및 수리불허와 같은 강제이행 조치를 신설해야 한다. 현재 단순 의무규정에 불과한 비례대표 여성할당제 또한 지역구 여성할당제와 같은 수준의 실질적 제재수단을 도입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여성은 경선에 나갈 기회를 잡기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여성의 경선 기회 확대를 위한 경선여성할당제 같은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 또한 각 정당은 여성 당선인이 특정 지역에만 쏠리는 현상을 해소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여성 후보군을 적극적으로 발굴, 양성하는 것은 물론 권역별 여성할당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성 정치 신인을 양성해 공천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김 은 주


‘여성 대표성’에선 4黨 모두 ‘지역정당’


● 1966년 강원도 강릉 출생
● 이화여자대학교 박사 수료 (정치외교학)
● 국무총리 여성정책조정회의 위원, 국회의장 여성아동 미래비전자문위원회 위원
● 現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대통령직속 통일준비 위원회 전문위원
● 저서·논문 :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관련 선거법제도의 효과성 연구’ 등






신동아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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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ckwp9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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