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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태는 트럼프, 지향은 샌더스”

‘돌직구’ 이재명 성남시장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내 행태는 트럼프, 지향은 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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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수주의자”

“내 행태는 트럼프, 지향은 샌더스”

11월 15일 경기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성남시민대회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에서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는 이재명 시장. [뉴시스]

▼ 이 시장은 보수주의자인가, 진보주의자인가.

“보수다. 농담 아니다. 정확히 말해 보수의 가치라는 건 현재 우리가 지닌 좋은 가치들을 지켜나가려는 것이다. 그런 가치 중 핵심은 우리가 합의한 법이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게 두 가지다. 누구나 동등하게 법의 지배를 받는 법치사회를 만드는 것, 법 앞에 평등하지 않은 부정부패를 없애는 것. 이게 명백한 보수의 가치 아니면 뭔가.”

▼ 3차례의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를 어떻게 바라봤나.

“국민을 약 올린다고 봤다. 잘못한 게 분명하고 온 국민, 즉 주인이 그렇다고 하면 주인의 마음을 먼저 받아들이고 용서를 구해야 하는데, 변명에다 책임 전가로 일관했다. 3차 대국민담화 땐 사퇴 아닌 ‘임기 단축’이란 말장난으로 국민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죄를 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결책을 내놨으면 이렇게까지 안 됐겠지. 본인 스스로 여론을 악화시켜 더 궁지에 몰렸다고 본다.”

▼ 박 대통령 퇴진 이후의 법적 조치는 어떠해야 할까. 이 시장 주장대로 수갑을 채워야 하나.



“당연하다. 선동하는 게 아니다. 하나의 정부를 세운다는 건 그 자체로 혁명이다. 그건 순식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오래 숙성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0년 가깝도록 우리가 만들기로 한 정부는 완성되지 못했다.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이 합의해서 만들어가는 나라, 민주공화국. 그것의 핵심 가치인 평등과 자유를 실제론 못 이뤘다. 정부 수립 과정에서 나라를 팔아먹은 이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면죄부를 줬다. 되레 그들이 정부 요직을 맡았다. 출발부터 잘못됐다.

이후로 그런 걸 서서히 정리했어야 옳은데, 그러지 못하니 정치·행정, 경제, 사회, 문화, 국방 등 모든 영역에서 그릇된 기득권 체제가 확대됐다. 그 결과가 뭔가. 많은 기득권자가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는다.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으니 그런 일이 반복된다. 박 대통령도 그걸 믿는 거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라고. 그러니 이번엔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일지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공화국 일원으로서 법에 의해 처벌받는다는 것을.”



공화국의 일원으로…

▼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 시장을 ‘한국판 트럼프’라고 표현했다. 직설적이고 거친 화법, 적극적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용을 통한 유권자와의 직접적 교류 등에서 닮았다며.

“나는 불만이지, 유명 인사에 빗대 고맙긴 하지만…. 대중의 언어를 사용하고 그들과 함께 기성 정치권의 벽을 넘으려는 점에서 트럼프와 버니 샌더스가 같긴 한데, 전자는 성공했고 후자는 기득권의 벽에 막혀 실패했다. 이 실패에 대해 미국 국민은 심판했다. 성공한 트럼프 쪽으로 갔다.

그런데 나는 트럼프와 행태는 비슷할지언정 지향은 분명 다르다. 부동산업자로서 막대한 부를 쌓은 트럼프는 미국 사회의 경제기득권자다. 어떻게 나랑 같나? 샌더스는 서민과 중산층, 이민자 등 다수 국민을 대변하려 했다. 지향이 나랑 맞다. 그래서 나는 행태 면에선 그 둘과 같지만, 지향 및 콘텐츠 면에선 샌더스와 맞다고 본다.”

▼ 이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강성 이미지를 띨 것이라 우려하는 이도 적잖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의 강한 의지나 국익 우선의 자주 균형외교 등은 돋보인다. 하지만 절차와 인권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절차도 목표만큼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또한 인권은 평등과 자유의 궁극적 목표다. 그러니 절차와 인권을 훼손하면서까지 평등과 자유의 가치를 추구하는 건 옳지 않다. 두테르테의 철권통치가 통하는 건 필리핀 사회의 기본적 질서가 무너졌기에 그렇다. 무질서를 무질서로 극복해가는 그곳만의 특수한 과정이라 본다.”

▼ 스스로 ‘독한 혀’라고 보나, ‘바른 혀’라고 보나.

“독하고도 바른 혀. 우리 사회는 아직도 바름의 가치를 관철하지 못했다. 되레 악화돼왔다. 나더러 비타협적이다, 강성이다 그러는데 내가 그리 대하는 상대는 정치적 입장이 다른 존재가 아니라 사회악이다. 그건 보수와 분리해야 한다. 보수와 보수의 탈을 쓴 사회악은 분명 다르기에. 사회악은 철저히 제압해야 한다. 그 점에선 난 되게 독하고자 한다.”



“복지정책 원천은 내 삶”

▼ 청년배당, 무상 교복, 산후조리 지원 등 성남시의 3대 복지정책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는 정부와 새누리당 측 비판이 있어왔다.

“국가의 책무는 질서 유지와 안보에 국한하지 않는다. 국민의 삶도 개선하려 노력해야 한다. 복지 확충은 헌법 제34조 2항에 명문화된 국가의 의무이자 국민의 권리다. 이게 나만의 새로운 주장인가. 우리가 이미 합의한 가치 아닌가. 그런 가치의 측면에서, 나는 증세도 하지 않고 걷힌 세금 잘 관리해 예산 낭비 줄이고, 지자체 빚도 갚고, 밀린 세금 열심히 받아 조세정의 실현해가면서 복지재원을 늘렸다. 그걸 세금 낸 원래 주인인 주민에게 되돌려줬다. 현행 제도 아래서 재정 집행을 최대치로 잘 발휘한 건데, 뭐가 문젠가.”

▼ 복지에 특히 신경 쓰는 게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공장 일을 하며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거친 힘든 시절에 대한 기억의 투사(投射) 때문은 아닌가.

“맞다. 내 정책과 아이디어의 최대 원천은 내 삶이다. 내 가족과 형제자매, 주변 사람들의 삶도 그렇다. 1년에 1만6000명씩 자살하는 나라. 본인이 선택한 죽음이지만, 실상은 (죽음으로) 내몰리는 거다. 타살이다.

살아오면서 국가의 방치, 국가권력의 편향성 등을 겪으며 국가가 국민에게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무척 많이 고민했다. 인권변호사 시절과 시민운동을 거치며 법률과 상식을 지키는 정상적 사회를 만들고 싶었고, 그것을 실행하려 정치에 뛰어들었다. 난 국가의 모든 정책은 결국 인간을 향해야 한다고 본다. 적을 향한 총구의 최종적 지향도 사실은 국민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 아닌가.”

▼ 차기 대선의 적절한 시기를 언제로 보나.

“영화 ‘아바타’를 보면 자연과 생명체가 교감한다. 영(靈)이 깃든 지도자 나무 주변에 아바타 종족이 모여 사는데, 그 나무랑 교감을 한다. 말[馬]하고도, 사람끼리도. 같이 손잡고 빙 둘러앉아 영적 교감을 나눈다. 나는 요즘 세상의 개개인이 그런 단계에까지 왔다고 본다. 뭘로? (휴대전화를 집어 들며) 이걸로. 정보 전파가 빠르고 거의 전격적이다. 생각과 목소리를 쉽게 통일해 분출한다. 서로 떨어져 있어도 언제든지 연결해 아바타 종족처럼 함께 기도할 정도의 상태가 된 거다. 난 대중을 믿는다. 그들을 믿지 않고 가르치려들면 반드시 동티난다. 그래서 대선이 몇 달 후 치러지면 내게 유리할까, 그런 거 안 따진다. 강물의 큰 흐름을 따라 즐기면서 가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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