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살고 싶어
젓가락, 접시, 소시지, 오렌지주스, 달걀……
그런 것들이 될 거야
사물이 된다면
달그락거림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사랑은 언제나 숨겨지고
수평선은 어둠을 끌어올리지
어둠에서부터 파도가 밀려오는 거야
눈물이 나는 건
물새 떼처럼 알 수 없고
구름처럼 멀리 있는 것들 때문이지
가라앉아서 숨을 쉬자
물고기가 된다면
수영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언젠가 삶은 사라지게 될 거야
아무것도 슬프지 않을 거야
박 시 하
● 1972년 서울 출생.
● 2008년 ‘작가세계’로 등단.
● 시집 ‘눈사람의 사회’ ‘우리의 대화는 이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