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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_‘비둘기+호랑이’ 지도자 뽑자, 김호기_‘두 국민’을 ‘한 국민’으로 묶어야

우리 시대 두 석학의 2017 대한민국號 처방전

정운찬_‘비둘기+호랑이’ 지도자 뽑자, 김호기_‘두 국민’을 ‘한 국민’으로 묶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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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내각제 전제는 ‘재벌 제어’

정운찬_‘비둘기+호랑이’ 지도자 뽑자, 김호기_‘두 국민’을 ‘한 국민’으로 묶어야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조영철 기자]

사회 /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에 대한 비판이 지배적입니다. 그 극복 방안으로 개헌론이 부각됩니다.

정운찬
/ 시국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사람도, 제도도 다 문제여서 그렇다고 봐요. 박 대통령이 자신의 책임과 의무조차 제대로 몰랐다는 측면에서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제왕적 대통령제도 문제입니다.

제도의 문제를 말하자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헌을 하면 좋겠죠. 특히 의원내각제가 이상적이라 봅니다. 하지만 의원내각제에도 문제는 있어요. 현행 제도에서도 국회의원들이 재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의원들에게 지금보다 훨씬 많은 권한을 주는 의원내각제에선 몇몇 재벌이 국회의원 수십 명, 백 명 이상을 통제할 수도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의원내각제의 전제조건으로 재벌의 힘을 제어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의원내각제가 시기상조라고 한다면, 개헌을 하지 않고도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키는 차원에서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도 괜찮다고 봅니다.

또한 개헌이 가능하다면, 권력 구조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과 아동의 기본권부터 지식정보화 시대에 부합하는 정보인권에 이르기까지 국민 기본권 관련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흐르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살길은 북한에 진출하는 것밖에 없는 만큼, 남북 경제협력과 남북 간 동반성장 등 통일 기반 조성에 힘쓰고 통일 기반 조성용 사업에 관한 부분은 향후 고칠 수 없도록 헌법에 명문화했으면 좋겠어요.

김호기
/ 비슷한 생각입니다. 이른바 ‘87년 체제’의 핵심인 ‘87년 헌법’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권력구조 면에서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라면, 지역주의 정치도 문제입니다. 한국의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국민의 대표성이 제대로 발휘되는지를 따져볼 때 저는 선거법 개정과 개헌이 연동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더해서 헌법 개정엔 정치권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의사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현재 한국 정치가 격변 속에 놓인 만큼 여론의 흐름이 절대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대통령 5년 단임제를 바꾸자는 의견이 절반을 넘는데도 개헌이 쉽지 않을 거라 예상하는 이유는 현행 권력구조의 대안으로 4년 중임제도 있고, 분권형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국민과 정치권의 합의를 도출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의원내각제를 선호합니다. 역사적 사실을 말씀드리면,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진국이 의원내각제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중심제는 산업화와 민주화가 일정 수준에 오를 때까지는 유리한 제도일지 몰라도, 그걸 달성한 후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엔 의원내각제가 더 적합하다고 봅니다.



개헌 땐 기본권, 통일 보강해야

사회 / 촛불집회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를 위시한 보수단체 집회의 극단적 대치, 보수-진보로 갈라져 싸우는 정치권 등 우리 사회의 해묵은 보혁 진영논리를 청산할 방안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김호기 / 이념갈등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사회든 가치나 이익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집단들이 공존할 수밖에 없거든요. 갈등은 자연스러운 건데, 문제는 그 갈등이 지불하는 사회적 비용이 높을 때죠. 그런 점에선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이 도를 지나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그 책임은 1차적으로 정치권과 언론에 있습니다. 정치권과 언론은 이념갈등의 조정자여야 하는데, 되레 조장자인 측면이 많습니다, 적어도 이제까지는.

또한 정부는 보수, 진보를 떠나 전체 국민을 대표해야 하는데, 우리 정부의 경우엔 이념적 구속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이념적 중립자로서의 위치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합니다. 학계와 시민단체를 포함한 이른바 시민사회도 이념갈등에서 면책되긴 어렵습니다. 주목할 것은 오늘날의 세계가 전 지구적으로 이념갈등보다는 이념의 통섭(統攝)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를 보면 보수 정치세력이 진보 정책을 차용하고, 진보 정치세력이 보수적 가치를 중시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남북 분단에서 빚어진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념갈등이 아직도 예민한 방식으로 표출됩니다. 이념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앞서 말씀드린 각 주체들이 자기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차기 정부에서 실현되길 바라고 있어요.

정운찬 / 진보-보수 간 경계가 세계적으로 사라져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모든 문제를 진보 혹은 보수의 시각에서 볼 게 아니라 각각의 문제마다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사고방식과 생활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런 사고와 태도의 전환은 사회교육을 통해 이뤄야죠.

사회
/ 스마트폰, 자동차, 해운·조선 업계의 위축 등에 따른 장기불황과 저성장이 심각합니다. 침체된 국가경제와 서민가계를 되살리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당장 미래 먹거리 발굴부터가 큰 과제입니다.

정운찬 / 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실력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한번 따져봅시다. 공장 가동률이 70%. 고용을 별로 안 해요. 고용을 안 하니 가계수입이 줄어 교육비, 생활비, 주택비용 등등 해서 빚을 많이 진단 말이에요. 헤어날 수가 없어요. 대기업의 소득 증가율은 지난 10년 동안 연 20%, 가계소득은 2~3%예요. 그 결과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은 많아요. 그런데 투자를 거의 안 하죠.

투자를 하지 않는 건 첨단 핵심기술이 없어서 그래요. 국내총생산(GDP)을 고려한 연구개발(R&D) 투자지출은 한국이 세계 1위인데, ‘R(research, 기초 및 응용 연구)’ 지출은 낮고 ‘D(development,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상품개발 업무)’ 지출이 대부분입니다. 그 알량한 R 지출도 리서치(research)에 대한 지출은 없고 리파인먼트(refinement, 다듬기)에 대한 지출밖에 없어요.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전체 투자는 많이 늘었어요, 건설투자 덕분에. 그런데 설비투자는 별로 없었어요. 이런 마당에 중소기업은 투자할 데는 꽤 있는데 돈이 없어요. 큰 문제죠.

하지만 동반성장이 이뤄지면 중소기업 자금난이 해소돼 투자와 생산, 고용, 소득, 소비가 늘어 경기침체가 완화되면서 장·단기적 성장의 기초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주역이 되므로 대-중소기업 간 격차도 줄일 수 있지 않겠어요? 구체적으론 초과이익 공유제를 시행하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법제화하며, 정부 사업을 중소기업으로 직접 발주하는 걸 제도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동반성장 노력이 바로 신성장동력입니다.  



동반성장이 신성장동력

정운찬_‘비둘기+호랑이’ 지도자 뽑자, 김호기_‘두 국민’을 ‘한 국민’으로 묶어야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조영철 기자]

해운·조선 업계의 위축은 해당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의 해결을 유보하다 문제가 쌓여 나라가 흔들흔들하는 거예요. 그때그때 해결했으면 괜찮은데. 단기적으론 동반성장을 이뤄내고, 중기적으론 교육 혁신을 통해 국민 모두가 창의적으로 변해야 합니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Q&A(질의응답) 생활방식으로 바꿔야 해요, 유대인들처럼. 그리고 장기적인 성장동력은 남북 경협, 남북 간 동반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호기 / 한국 경제는 현재 새로운 시장도, 새로운 산업도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2016년 초 알파고 신드롬이 있었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핀테크 같은 4차 산업혁명이 갈수록 가시화하는 데서 국민의 불안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그동안 격차를 보였던 중국 기업들도 한국 기업을 턱밑까지 추격해오죠. 국민 다수의 가계부채도 늘고요. 이게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입니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 가지 제안하자면,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제시돼온 정책 담론을 주목하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정운찬 전 총리의 동반성장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소득 주도 성장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공정성장론. 제가 보기엔 이 3가지가 사뭇 다르면서도 공통되는 부분이 많아요. 공통점 중에서 유의미한 부분들을 경제정책으로 이끌어내 구체적으로 실천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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