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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터뷰

“사드 갈등? 중국에 事大하는 나라 되길 원하나”

美보수주의 거목… 트럼프 최측근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 마닐라=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사드 갈등? 중국에 事大하는 나라 되길 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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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트럼프 대북정책 강경하고 굳셀(tough) 것
  • ● 사드 배치는 北 통제 못한 중국 탓
  • ● 미국은 ‘한국의 핀란드化’ 용납 못해
  • ● 14억 중국에 한국은 작은 지방일 뿐
  • ● 하나의 중국? 美 해석 中과 달라
헤리티지(Heritage)재단은 미국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두뇌집단(Think Tank)이다. 1973년 설립돼 공화당의 싱크탱크 구실을 해왔다. 민주당의 두뇌집단으로 불리는 브루킹스 연구소와 함께 미국의 안보, 외교, 경제, 사회 정책을 견인하는 양대 연구소로 꼽힌다.



‘보수주의 판테온’

헤리티지재단 설립자가 에드윈 퓰너(75) 박사다. 1977년부터 2013년까지 이사장을 맡았다. 현재는 재단 산하 아시아연구센터 회장. 그는 보수혁명의 기치를 내걸고 등장한 신(新)보수주의 아이콘이다.

미국 신보수주의 그룹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집권(1969~1974) 때 대(對)민주당 타협 노선에 반발해 헤리티지재단을 설립했다. 퓰너 박사의 이데올로기가 정책으로 만개한 때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1981~1989) 때다. 헤리티지재단은 44년 동안 국방 강화, 미국 이익 방어, 전통 가치 존중, 제한된 정부, 복지 축소, 자유 기업 및 무역, 테러 방지 등 보수적 의제를 강조해왔다. 공화당의 거물들이 재단 구성원이다.

그는 “보수주의라는 거대 도시의 판테온”(뉴욕타임스)으로 일컬어진다. 판테온(Pantheon)은 ‘모든 신에게 바쳐진 신전’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워싱턴에서 가장 힘 있는 인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보수 인사’를 꼽을 때마다 앞자리에 이름을 올린다.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싱크탱크’로 불릴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선임고문을 맡았으며 미중 격랑의 시발점 격인 트럼프 대통령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통화를 막후에서 조율했다.

3월 1일 ‘글로벌 피스 컨벤션(GPC) 2017’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찾은 퓰너 박사를 만났다. 그는 GPC 2017에서 ‘평화 증진을 위한 창의적 스콜라십(Innovative Scholarship for Peace Award)’을 수상했다.



“한·미·일 함께 가야”

한반도 및 동아시아 현안에 대한 ‘보수주의 이데올로그’의 발언을 통해 미국 우파가 한국과 동아시아를 어떤 시각으로 들여다보는지 짐작할 수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 또한 예측해볼 수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이전보다 강경하고 굳셀(tough)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평양의 착각이자 실수”라고 강조했다. 또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 간 갈등은 북한을 통제하지 못한 중국 책임”이라면서 “북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국이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사드는 필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우선순위는 아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 경제가 오히려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선거 때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담판을 짓겠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이 양자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나.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친근할 것이며 직접 대화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김정은의 착각이자 실수다. ‘서울, 도쿄, 워싱턴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북핵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외교안보팀이 가진 통일된 생각이다. 북한 문제는 한·미·일 3국 공조로 대처해나가야 한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한국, 일본과의 공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한국, 러시아,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슬람 극단주의와 테러와의 전쟁은 다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 먼저 보낸 것은 의미가 상당하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2월 2~3일 서울을 찾았다. 취임 후 첫 방문 국가로 한국, 두 번째 방문국으로 일본을 선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친개 매티스를 국방장관으로 지명할 것(We are going to appoint ‘Mad Dog’ Mattis as our secretary of defense)”이라고 말해 입길에 올랐을 만큼 강경파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강경하고 굳셀 것이다. 워싱턴은 북한에 유화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면서 동맹국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는 정책을 구사하려 노력할 것이다. 중국과도 북한 문제를 특별하게 다룰 것이다. 중국 외무성 대표단이 워싱턴에 와 있다. 어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사들을 만났고,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했다. 오늘은 틸러슨 국무장관과 미중 정상회담을 논의할 것으로 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면 북한 문제를 굉장히 중요한 이슈로 다룰 것이다.”


‘세컨더리 보이콧’ 벼리는 美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3월 1일 “북한이 핵무기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있다면 예방 타격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CNN의 타운홀 미팅에서 주장했다. 북한의 ICBM 시험 발사를 게임 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바꾸는 일)로 인식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월 1일 트럼프 정권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해 군사력 사용과 북한 정권교체를 포함한 새로운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보도했다

▼ 대북 선제타격도 옵션 중 하나인가.

“외교적 수단뿐 아니라 군사적 수단도 검토할 것이다. 모든 옵션이 가능하다.”

▼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하길 기대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북한 문제와 관련해 베이징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압박해왔다. 북한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이성적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하게끔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해야 한다. 선박이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게 하거나 필요하다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도 추천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망설이지 않으리라고 본다.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트럼프와 그의 팀이 잘 알고 있다.”

▼ 말레이시아에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암살됐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再)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북한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연거푸 한다. 제3국에서 김정남을 암살한 것 또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대처할지 알 수 없으나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유엔을 활용하거나 미국이 추가로 독자 제재에 나서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중립화 모델의 이면

▼ 중국은 한미동맹, 미일동맹으로 이뤄진 한미일 연대의 약한 고리인 한국을 중국 쪽으로 끌어당기려는 노력을 해왔다. 2015년 9월 3일 중국의 항일전승 70주년 열병식 때 한국 정상이 톈안먼 망루에 오른 게 정점이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핀란드화(finlandization)를 우려한다. 한국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 대통령이 누군가. 대통령이 누구건 간에 아주 중요한 문제다. 탄핵 심판 결과가 나왔나.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은 것은 농담이다. 미국은 한국이 핀란드화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25년 전만 해도 사정이 달랐다.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부 장관이 25년 전 서울에서 적대적인 사람을 만났다. 그가 ‘왜 주한미군이 철수하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럼스펠드 전 장관은 ‘한국 국민이 주둔을 원하지 않는다면 철수할 수 있다’고 답했다. 미국과 한국은 25년 전과 다르게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We need each other) 뗄 수 없는 관계다. 한국은 또한 G20 국가다. 미국의 주요한 무역 파트너면서 아주 가까운 동맹국이다.

일본은 한국을 긍정적인 파트너로 받아들이려 한다. 한국, 미국, 일본이 전략적 문제에서 함께할 수 있다. 일본이 한미동맹과 매우 가까워야 한다. 주한미군뿐 아니라 주일미군도 한국을 보호한다.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가 함께하면 한국이 핀란드화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얘기다.”

핀란드화는 1960년대 서독에서 생겨난 말로 냉전 시기 소련과 핀란드의 관계를 빗댄 것이다. 특정 국가가 자주 독립을 유지하면서 대외 정책에서 이웃한 대국을 건드리지 않는 것을 뜻한다. 소련은 핀란드의 내정에도 일부 간섭했다. 핀란드인은 이 단어를 모욕적인 것으로 여기면서 “서방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소련과 친하게 지낸 것”으로 평가한다. 냉전 시기 미국의 대외 정책 전문가들은 일본과 서유럽 일부 국가가 핀란드화해 반(反)소련 정책을 취하지 않는 것을 우려했다. 한국 사회 일부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화 모델을 이야기한다. 핀란드는 냉전 시대 소련과 서방 국가 사이에서 중립적 정책에 기초한 실리 외교를 펼쳤다.



“어느 쪽이 옳으냐?”

퓰너 박사는 한국의 핀란드화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   

“핀란드화와 관련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한국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다. 한국인이 자신들의 이익, 한국의 국익, 한국인의 미래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것이 좋다고 믿는가. 아니면 한국인이 한국과 미국이 60년 넘게 공유한 비전이 옳다고 믿는가. 내 생각에는 이 질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미국과 공유한 비전이 옳다고 여긴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중립적 위치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과는 기꺼이 토론할 용의가 있다. 자유와 비(非)자유 사이에는 중립이 존재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이라는 것은 한국과 중국이 오래전의 조공 관계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한국인은 한국이 중국에 사대(事大)하는 나라가 되기를 원하나. 그것은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14억 인구의 중국에 한국은 작은 지방일 뿐이다.”

▼ 주한미군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는 것을 두고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선 형국이다. 베이징의 이 같은 압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은 북한을 통제하지 못한 중국 책임이다. 북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국이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사드는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진핑 주석을 만났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강력하게 보호하면서 미국의 정책을 지킬 것이라고 본다. 중국이 반대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사드가 방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동의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한국이 스스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다면 사드는 필요가 없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문제에 강력하게,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지금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므로 베이징은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에 반대해선 안 된다. 좌파, 우파를 막론한 워싱턴 조야는 베이징이 평양의 정책을 좌지우지할 영향력을 가졌다고 본다. 또한 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통제했다면 사드 배치는 필요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진보, 보수가 공히 동의한다.”


“한국도 의무 지켜야”

▼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만들고 자유항해를 방해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지적했다. 미국은 공해에서 자유롭게 항해해야 한다고 믿기에 중국과 대치할 수 있다. 잠재적 충돌 소지는 있다.”

▼ 동중국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중국과 일본이 충돌하고 미일동맹에 따라 미국이 개입하면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다. 한미동맹은 상호보호조약이다. 상호라는 표현이 중요하다. 한국, 미국 공히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의무를 충실히 지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동맹국들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추가 논의가 필요한 문제다. 매티스 국방장관이 취임 후 가장 먼저 한국을 찾은 것에 미뤄 보듯 한미상호보호조약은 굳건하다.”

▼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최근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특정 정책을 갖고 특정 나라를 대하는 것은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지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볼 일이 아니다. 전화 통화로 축하를 전하겠다는데 축하를 받고 대화하는 것은 미국의 자유로,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다.

‘하나의 중국’에는 두 갈래의 다른 해석이 있다. 미국과 중국의 해석이  다르다. 중국은 자기네 처지에서 해석해왔다. 중국 해석은 ‘중국은 하나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대만을 지배하는 것은 중국’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해석은 ‘중국은 하나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부분까지는 같으나 그다음이 다르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완전한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대만과는 국교를 단절했다. 하원, 상원의 비준을 받고 카터 당시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중요한 내용이 추가된다. 1979년 제정된 대만관계법에 ‘대만 국민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미국은 이를 보호하기 위해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중국 처지에서는 불편하겠으나 대만은 대만 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것이 미국 법으로 승인된 것이다. 미국은 이 같은 틀 안에서 행동하면서 레이건 행정부부터 오바마 행정부까지 대만에 무기를 팔아왔다.

대만은 인구 2300만 명과 대만 섬이라는 영토를 지배한다. 국적항공사를 가졌으며 일부 국제기구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한다. 최근 베이징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는데, 대만은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이 아니어서 중국 본토의 조류독감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한다.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것은 주권(sovereignty)과 관련되는데 이런 문제들을 미국이 고려하는 것이다.”



“韓 대통령들도 Korea First”

▼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8일 방송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성과를 A로 평가했으나 시민들의 지지는 높지 않다. 반(反)이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나도 그 인터뷰를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한 일(contents)에는 A, 소통(communication)에는 C를 줬는데, 의회 합동 연설로 소통에서도 A+를 받게 됐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2월 28일 의회 연설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연설 이후 35년 만에 나온 최고의 연설이다. 대통령이 국회와 함께 일하면서 정책을 수립하는 것과 관련해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영광스럽게도 나는 한국 대통령 7명과 직접 인연을 맺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모두 ‘코리아 퍼스트(Korea First)’에 관심을 가졌다. 모든 한국 대통령이 한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했다. 젊을 때 본 리처드 닉슨, 지미 카터, 제럴드 포드도 똑같다. 로널드 레이건은 말할 것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의 이익이 최우선’이라고 말해왔다. 국익을 중요시하는 것은 국가 지도자에게 당연히 요구되는 책임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도 있겠으나 자국민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 당신과 헤리티지재단은 ‘자유무역’을 강조해왔다. 보호무역 정책의 부작용이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돼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을 믿지만, 공정한 무역도 믿는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이렇듯 구체적 예를 들면 할 말이 많으나 구체적인 것들이므로 더는 얘기하지 않겠다.



“FTA 재평가·개선할 것”

미국-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은 협정문 분량이 2장밖에 안 된다. ‘자유 무역한다, 관세 물지 않는다, 무역 장벽 없앤다’가 전부다. 반면 25년 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은 복잡하다. 세 나라(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연관돼 있고 노동, 환경 문제 등이 얽혀 있다. NAFTA는 인터넷도 없고, 곧바로 소통할 기계도 없던 시절에 맺은 협정이다. 25년 전 멕시코의 에너지 회사는 국영 석유업체 페멕스 단 한 곳이었다. 25년 된 조약이기에 재평가, 개선, 단순화할 부분이 많다.

주지하듯 나는 KORUS FTA(한미자유무역협정) 지지자다. 한국과 맺은 FTA는 5년이 됐는데, 간단한 미국-싱가포르 FTA, 복잡한 NAFTA의 중간에 있다. 최근 5년간 한국을 17~18회 찾아 기업인, 정부 관료, 미국대사관 인사 등을 만나 대화해보니 협정의 문구를 어떻게 해석, 적용, 개선할지를 두고 논란이 있겠더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FTA를 완전히 폐기할 것이라고 보지 않으나 재고, 조정, 개정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다만 한국과의 FTA 재협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순위에 있지는 않은 것 같다.”

▼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다.

“경제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경제성장은 부자뿐 아니라 모든 계층에 혜택이 돌아간다 한국의 경제 구조가 바뀌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기고 더 성장할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정책에 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 경제가 오히려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 앨라배마 주의 현대자동차 공장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한국과 일본 자동차가 미국 시장을 다 잡아먹어 디트로이트가 망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한국 차를 미국 공장에서도 제조한다는 점을 얘기해줬다. 한국이 지적재산권을 발전시키고 미국에서 제품을 조립하는 형태인데 한국과 미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것이다. 낡은 경제가 바뀌고 있다. 경제구조를 개선하면 더 큰 성장과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 투명성 높아져”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경유착 등과 관련해 구속·기소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한국과 삼성전자가 더 강해질 기회”라고 봤다. 정경유착 문제 해소를 통해 한국 기업의 고질적 정치 리스크가 해소된다는 주장이다.

“제이 리(Jay Y. Lee·이재용)는 개인적으로 오랜 친분을 가진 젊은 친구로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다. 한국의 재벌 시스템을 40년 넘게 조사하고 관찰했다. 한국 경제가 개방되고 있으며 변화의 상징이 보인다. 10년 전과 달리 투명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중소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경쟁력이 강화되고 활력이 부여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한국 경제가 더 개방되고 투명해지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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