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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東亞 - 국가생존기술연구회 좌담

國家와 國民 사느냐, 사라지느냐

위기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 위한 과학의 책무

  • 글 · 오동훈 외 , 사진 · 홍중식 기자 free7402@donga.com

國家와 國民 사느냐, 사라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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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생존은 단순 서바이벌이 아니라 지속가능의 문제
  • ● 국가생존기술 7대 분야…물, 에너지, 자원, 식량, 안보, 인구, 재난
  • ● 새 정부 과제… 초고속·초집적·초정밀, 청정·무한 에너지, 극한연결, 인간 중심, 신뢰기반 플랫폼
  • ● 좋은 일자리, 생활밀착, 리스크 감소, 글로벌 협력이란 원칙 아래 시행돼야
[홍중식 기자]

■ 사   회 |  오동훈 국가생존기술연구회 학술위원장, 혁신공학연구소 대표,고려대 MOT 겸임교수

■ 토   론 |  이일수 국가생존기술연구회 회장,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전 기상청장

                박구선 운영위원장,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미래발전추진TF 단장

                고영주 분과장, 한국화학연구원 대외협력본부장

                김형하 분과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임종인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정   리 |  황보원주 연구회 사무국장, 이지혜 간사, 황인영 연구회 학술분과 회원

■ 일   시 |  2017년 3월 2일






오동훈
일반인에겐 국가생존기술이란 용어가 생소할 텐데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이 모여 국가의 생존을 연구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이일수 국 가가 있어야 국민이 행복하고 안전합니다. 오늘날 지구촌에서는 국가가 한순간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회는 국가의 위기가 오지 않도록 예방하고 위기 상황에 대응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과학기술이 해야 할 일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즉 기술 측면에서 국가 생존을 위한 요건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박구선 3 년 전 국가생존기술연구회가 출범한 이후 사회 상황은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초연결사회, 인공지능과 드론의 기술 변화는 특정 기술의 변화라기보다 포괄적 기술 변화로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올해 우리 연구회는 국가생존기술 7개 분야(물, 에너지, 자원, 식량, 안보, 인구, 재난)에 대한 구체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삶의 현장과 접목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생존’은 단순한 서바이벌이 아닌 ‘지속가능’까지 포함합니다. 물론 국가생존기술을 7개 분야로 한정 지을 것이냐의 문제는 계속 논의 중입니다.
 
이일수 최근 들어 ‘사이버 보안’과 같은 분야를 포함시킬 필요를 느끼고 있습니다. 일례로 북한이 우리나라 상공에 폭탄을 터뜨려 전국 정보통신망을 일시에 마비시키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임종인 북 한이 개발한 EMP탄은 지상 50km 상공, 평택 부근에서 터질 경우 우리나라 IT디바이스가 모두 마비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남북한 모두 상대방의 눈과 귀를 막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EMP 폭탄을 바로 그러한 공격수단입니다. IT 기능이 멈추면 전기, 교통·통신수단이 한순간 마비됩니다. 50km 상공에서 터지는 EMP탄은 패트리어트 미사일로도 막기 어렵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EMP폭탄은 대량 인명 피해를 가져오는 핵미사일 못지않게 우리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드가 완벽하진 않지만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입니다.

차기 정부가 확보해야 할 5대 기술



박구선 그동안 국가 연구개발 사업은 ‘추격형’ 전략을 추구했습니다만 그것만으로는 경쟁의 한계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개발 전략으로 ‘선도형’이 제기됐습니다. 선도형으로 갈 경우 지금까지 해온 기술 중심, 산업 중심 개발전략이 타당한지를 고민하다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내놓게 됐습니다. 생존이라는 용어는 기술로 드라이브하는 정책에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정책으로 전환하자는 의미이고, 그에 필요한 기반기술을 확보하자는 것입니다.  
 
고영주 지금까지 우리가 키워온 성장주력산업들은 유연설비와 인공지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뒤떨어져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환경 규제로 관련 산업들이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으며, 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및 인수공통 신종바이러스 같은 문제에 연구개발(R&D)의 대응이 부족했습니다. 산업 생존과 각종 대내외 위험에 대비한 준비가 부족합니다. 이런 시점에서 국가생존기술이란 개념에서 접근하는 것은 미래지향적이고 적절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동훈 차기 정부가 국가 생존을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기술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해보죠.
박 구선 국가생존기술 7대 분야(물, 식량, 에너지, 환경, 안보, 재해, 인구 분야)는 서로 연결돼 있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이 분야를 아우르고 받쳐줄 수 있는 ‘공통기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저는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국가생존기술을 위한 5가지 공통기술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국가생존기술은 지금까지 산업경쟁력을 위한 개별 기술개발 전략에서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존속을 위해 필요한 7개 분야의 공통기반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은 물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국격과 국부)하는 것으로 연구개발 혁신전략을 전환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7대 분야는 다시 △물, 자원, 식량, 인구(기본요소) △안보, 재난(안심요소) △에너지(고급요소) 등 3개 분야로 묶을 수 있습니다. 



세계가 사이버공간뿐만 아니라 물리적 공간까지 초연결되고, 모든 것이 사람과 연결되는 만물인터넷 시대를 맞이하는 4차 산업혁명은 국가생존기술 7대 분야와 각 분야 간 기술융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를 위한 기반기술의 확보도 병행돼야 합니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5가지 공통기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초고속·초집적·초정밀의 3초(超)기술(Super Precision Tech), 둘째 화석경제에서 수소경제로 전환에 필요한 청정·무한 에너지기술(Enernet Tech), 셋째 공유경제 및 한계비용 제로에 도전하는 극한연결기술(Hyper Connectivity Tech), 넷째 건강한 삶과 안전한 사회를 보장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인간중심기술(Human Health&Environment Tech)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기술들이 7대 국가생존기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신뢰기반 플랫폼기술(Platform Tech)도 확보돼야 합니다.

국가생존기술은 국가연구개발 혁신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며 과학기술정책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하고 기술 사용자에서 기술 공급자로 체질을 개선하는 중요한 모멘텀을 제공할 것입니다. 덧붙여 국가생존기술 발전을 위한 정책은 미들업(정부가 연구 분야와 목표를 제시하면 연구자가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연구자와 학회 등의 기술수요가 반영돼 연구자가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다)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1967년 과학기술처가 설립된 이래 과학기술은 행정 중심 연구개발정책이 이루어졌습니다. 92년 선도형 과학자 중심 전문기관들이 만들어져 전환점이 됐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연구회 시스템이 만들어졌지만 정부가 집행의 중심이 되는 톱다운(하향식) 기술개발이 계속됐습니다. 앞으로 보텀업(상향식)을 포함해 미들업 방식의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 진국의 과학기술행정은 과학기술 분야와 인문 및 사회과학 간 조정은 정부가 하고 과학기술에 관련된 투자 의사결정은 과학기술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제 기술개발은 신뢰를 기반으로 민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거버넌스의 대전환을 검토해야 할 시점입니다.




취약한 사이버 기반

임 종인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Joseph Nye) 교수가 세계를 지배하는 ‘소프트 파워’를 강조했다면 이제 ‘사이버 파워’라 할 만큼 사이버 역량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국가 생존 측면에서 유연생산체제로 바뀌고 있고 인공지능으로 연결되는 시대에서 우리나라가 ‘핫플레이스’가 되려면 ‘기술’과 ‘사람’과 ‘비즈니스 환경’이 갖춰져야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사이버인재’입니다.

핵 심기술을 개발할 사이버 인재 육성이 시급합니다. 또 삼성은 8조 원을 들여 하만이라는 전장업체(자동차 전자기장비 업체)를 인수했고, 일본의 손정의 회장은 영국에 본사를 둔 CPU설계회사 ‘ARM홀딩스’를 35조 원에 인수했습니다. 미래에 필요한 기술의 핵심을 꿰뚫어보고 이것을 자체 개발할 것인가 인수할 것인가 비즈니스 측면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자체 기술개발만 생각합니다. 핀테크 기술도 개발해놓고 펀딩과 규제에 막혀 해외에서 판로를 찾아 인재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기술 선택은 자체 개발이든 인수든 비즈니스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결정돼야 하며, 관련 인재 육성 및 지원은 정책적으로 뒷받침돼야 합니다.

안보 측면에서는 적의 공격을 조기에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탐지와 대응을 위한 우리의 ‘사이버인텔리전스’ 역량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사이버보안이 취약해 늘 북한에 당하고 사고가 현실화해야 대응하고 있습니다. 인텔리전스 기술은 탐지 요소기술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이 있고 복구기술로는 교통, 통신, 금융 분야 대응을 위한 기술들이 있습니다. 이제 자동차도 사이버로 움직이게 되는데 탐지는커녕 복구기술도 거의 없습니다.

정부의 R&D 1년 예산이 20조 원 가까이 되지만 사이버 대응 기술에 대한 예산은 200억 원도 되지 않습니다. 제3차 세계대전이 사이버 공격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데 만일 사이버 전투 역량이 높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공격해 올 경우 우리에게 사이버 억지력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은 사이버 안보에서도 통하는데 우리는 주로 사이버 보안만 다루고 있고 사이버 공격력이 없어 사이버 억지력이 없습니다. 사이버 파워를 기르려면 외국 애플리케이션만 가지고는 어렵고 자체 기술 보유와 사이버 역량(공격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오동훈  ‘기술획득전략’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합니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살펴보고 자체 개발을 할지, 아웃소싱을 할지 구체적인 획득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이버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재난들도 예방, 대응, 복구 단계에서 기술획득전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민 생존을 위한 바이오기술

김형하 국가생존기술로서 바이오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실 국민이 없으면 국가가 지속할 수 없으므로 국가 생존은 ‘국민 생존’에서 비롯되며, 이는 개인의 건강, 안전과 연결됩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인식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첫째,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나 큰 불안감을 초래하는 것으로 ‘신종 전염병’과 ‘대량살상무기(WMD)’를 들 수 있죠.
둘 째, 과거에는 심각한 문제였으나 지금은 다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중요한 사안입니다. 바로 ‘식량’과 ‘물’이죠. 신종 전염병과 대량살상무기, ‘바이오테러’ 같은 안보의 문제부터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로 인한 전염병까지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예방은 물론 초기 감지능력이나 전염병 발생에 대한 대응이 매우 취약하죠. 식량과 물은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큰 문제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신종전염병과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예방과 초기대응, 그리고 식량과 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바이오 기술이 국가 생존을 위한 핵심 기술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동훈 지금까지 여러분이 국가생존기술로 무엇이 중요할까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흔히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데 국가생존기술을 추구하는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일까요.
 
고 영주국가생존기술에 대한 접근에는 원칙과 방향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4가지로 정리하면 첫째, ‘좋은 일자리를 위한 기술’로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요한 기술입니다. 둘째, ‘생활밀착기술’로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입니다. 셋째, ‘리스크 감소 기술’로 안정된 사회를 위한 기술입니다. 넷째, ‘글로벌 협력 기술’로 글로벌 공동 번영을 가능케 하는 기술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제조업 혁신기술’로 제조업의 유연화와 지능화, 자원의 효율화, 서비스 연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둘째, ‘기후기술’로 온실가스 저감, 활용, 적응 기술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셋째, ‘바이오기술’로 신종전염병 예방 및 대응과 저출산과 고령화 관련 의료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넷 째, ‘신소재기술’로 4차 산업혁명 주력산업인 인공지능과 연관된 양자컴퓨팅, 로봇, 제조업 혁신을 가져올 3D 프린팅, 운송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올 무인자동차 등에서 새로운 성능과 기능을 가진 친환경 신소재 개발 없이는 새로운 조건과 기능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다섯째, ‘재난재해기술’로 지진, 화산폭발, 폭염,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와 화학전과 사이버테러, 운송 안전 등 인위적 재난에서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에 체계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여 섯째, ‘융합적용기술’로 연계와 응용이 가능한 기술들의 시스템적 융합적 기술입니다. 예를 들면 한 지역에 국가생존기술을 적용해 생산, 제조, 삶의 질, 재난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에코시티’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위에 열거한 모든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주와 원자력 분야도 포함돼야

이일수 논의를 종합하면, 기후기술은 앞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생존기술입니다. 지구환경을 잘 유지하는 것은 전 세계적 관심 사항으로 글로벌 마켓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또 한 물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고, 사이버 안보와 신종전염병, 에너지 문제는 많은 분이 인정한 핵심적 국가생존기술입니다. 빠진 것이 국가 안보와 밀접한 ‘우주기술’과 방사선 치료를 포함한 광의의 ‘원자력기술’이 있습니다. 화산과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역시 민감하게 살펴봐야 할 분야입니다.

임종인 한정된 자원으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경제가 중요합니다. 부가 만들어져야 장기적인 기술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스마트로봇’ ‘인텔리전스로봇’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로봇이 있으면 제조업 혁신과 고령화 대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오동훈 지 금까지 국가생존기술이 왜 필요하며 어떤 기술과 분야가 국가생존기술에 해당하는지 논의했습니다. 헌법상에도 명시된 과학기술의 역할은 국민의 보호와 국가의 번영 발전에 대한 기여입니다. 행복추구권과 인간의 존엄성도 과학기술이 추구해야 할 헌법적 가치입니다. 이에 근거해 국가생존기술을 안전(security), 번영(prosperity), 위력(power), 긍지(pride)에 관한 기술로 정의 내려 구체적인 기술 분야를 살펴보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정책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지요.

고영주 현재 과학기술정책은 연구개발에 집중돼 있습니다. 과학기술정책의 시각과 활용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헌법에는 과학기술이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국가 사회문제의 해결과 인간의 존엄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책의 과학화’가 필요합니다.

정부 정책에서 과학적 가치가 적용되는 ‘증거기반정책(evidence based policy)’이 확산돼야 합니다. 또한 과학기술정책의 주체가 대학과 공공연구기관과 정부부처, 기업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와 국제협력을 통한 글로벌 주체들도 참여하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글로벌 오픈 거버넌스’ 구조로 전환돼야 합니다. 여기에는 ‘지방분권화’와 지역 혁신 주체들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현재는 지역 불균형으로 자립기능이 취약합니다. 앞으로 과학기술분권화와 지역혁신전략에서 ‘도시’ 단위의 혁신전략이 중요해집니다. 실질적으로 분권화 혁신전략의 적용범위와 방식이 자원, 산업, 고용, 생활방식 등 지역적 특색에 따라 특성화되기 때문에 주민들과 기업, 지자체가 쓸 수 있게 지역 혁신 주체들을 통해 그 지역에 꼭 맞는 과학기술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오동훈 국가경쟁력은 실제로는 지역경쟁력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아닌 서울과 도쿄 간 싸움으로 실제 경쟁력은 도시 간 경쟁에서 좌우됩니다. 문제는 지역기술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지역포괄지원금’ 확대 등의 정책을 통해 지역에 맞는 과학기술이 개발되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형하 근거기반정책의 적용이 톱다운(하향식)에는 적용되지 않고 보텀업(상향식)에만 요구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보톰업의 소액과제들에 논문 위주의 양적 성과가 연구개발 목표가 돼 오히려 문제해결능력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국제협력과 인류의 지식 기반을 넓히고 풀기 어려운 문제들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 성과를 강요받고 있으며, 연구자들도 세금으로 주어지는 정부연구개발비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습니다. 산학연의 연구개발 주체들이 납세자의 시각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수행하려는 책무성에 대한 기본자세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동훈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따져보죠. 정부의 R&D 투자비용이 20조 원에 달하는데 이를 국민 5000만 명으로 단순히 나누면 1인당 40만 원씩 부담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를 4인 가족으로 보면 160만 원 정도로 1년치 정보통신비용(인터넷과 휴대전화 요금)에 맞먹는 비용입니다.

정부의 R&D가 국민에게 그만큼 효용을 주고 있느냐를 책임성(responsibility)이 아닌 책무성(accountability) 관점에서 지금 세금을 잘 쓰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근본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미국 정부의 R&D 투자는 50% 이상이 국방, 25% 이상이 보건, 13% 이상이 에너지의 순으로 이뤄지는 것은 이런 관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국가가 꼭 확보해야 하는 기술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 연구회는 지금까지 논의를 정리해 국가생존기술 ‘톱5’를 제시하고 나아가 기술 자체의 획득 전략이나 구체적 정책들의 세부 논의도 진행해나갈 예정입니다.  
 
이일수 마지막으로 우리 연구회의 핵심 관심 분야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결국 우리는 과학기술계의 일반적 의견이나 광범위한 기술 분야를 나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생존’이란 연구회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관점에서 사회 전 분야를 아우르는 논의를 하고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된다는 뜻의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란 기상용어가 이제는 경제용어가 됐습니다. 지금은 국내외의 복합적 위기로 인식되는 퍼펙트 스톰 시대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저고용, 저성장, 경제위기와 사회문제는 경제-사회-문화-기술 등 사회 전반의 사안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위기는 복합적으로 오는데 단편적으로 대응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기술적인 요소를 감안한 융복합을 통해 국가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회 활동을 추구하겠습니다.
 

국가생존기술연구회


국가생존기술연구회는 2014년 8월 국가 존립과 직결된 과학기술 분야의 국내외 이슈들을 논의하고 이에 대한 대안 제시, 정책 개발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한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같은 해 9월 모임 이름을 ‘국가생존기술연구회’로 정하고 주요 연구 분야를 물, 에너지, 자원, 식량, 안보, 인구, 재난 7가지 분야로 구체화했다. 이 분야의 실행을 위해 2016년 12월 16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사단법인으로 허가를 받고, 2016년 1월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했다. 박영일 이화여대 교수·이화융합의학연구원장을 초대 회장으로 과학기술계 회원 33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2대 회장인 이일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연구회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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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Opinion Leader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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