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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논의, 당이 주도할 것”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개헌 논의, 당이 주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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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87차 정기 수요시위’에 참가했다.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를 만나 위안부 문제 재협상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강조한 뒤였다. 추 대표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바꿀 수 없는 요지부동하고 자명한 진실을 찾았을 때 ‘불가역적’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진실 발견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국가가 감히 국제정치 권력의 무대에 한국을 불러내 최종적이다, 불가역적이다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시각 국회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각료로 지명한 3명의 현역 민주당 의원(김부겸 행정자치, 김영춘 해양수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청문회는 전날 문 대통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강행한 뒤끝이라 이에 반대했던 야당은 독이 잔뜩 올라 있었다. 그런 국회 상황을 뒤로하고 국민이 관심을 갖는 현장으로 나간 추 대표의 일정에서 집권여당 리더로서의 새로운 ‘스탠스’를 읽을 수 있었다. 집권 초반의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행보를 하고, 민심을 보살펴야 하는 여당 대표는 여당 대표로서 할 일을 하겠다는 의지였다. 추 대표는 수요시위 집회 참석 직후 전화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를 묻자 힘을 주어 말했다.

“재협상은 당연히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는) 합의라고 할 수 없는 합의를 했다. 피해자가 멀쩡히 있는데, 그 피해자는 뺀 채, 그냥 한일 양국이 합의라고 한다면 그것은 계약법상의 영역에서 어긋난다. 어린 소녀들을 강제로 성노예를 시켜놓고, 그것에 대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어떤 협력이나 노력을 기울인 바 없는 국가가 돈 몇 푼 쥐여주고 바꿀 수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인권과 정의에 따라야 하는 자연법에 있어서는, 그 계약법의 원칙을 적용할 수 없는 것이다.”

판사 출신답게 법리를 말한 뒤 정치인으로 돌아온 추 대표는 “내가 여당 대표로 있는 이상 반드시 재협상을 해낼 것이다. 정부의 입장이 무엇이든 간에 당은 한다. 한 치의 양보도 없다”고 했다.





“실책 없도록 당에서 뒷받침”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추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국회 차원의 입법 지원 노력을 다할 것임을 다짐하면서도 당청 관계에서 당의 존재감을 분명히 드러낼 것임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의 정책 방향 설정과 인사에 대해 여당 대표로서 어떻게 평가합니까.
“제가 따로 평가를 한다기보다 국민들께서 80%가 넘는 높은 국정수행 지지도로 평가해주시고 있죠.”

지금의 지지율이 당분간 이어질까요.
“반드시 그럴 거라고 장담하기는 그렇죠. 다만 대통령께서 초반에 화력발전소 중단을 명령했는데 결과적으로 지금 한전 예비전력이 남아돌지 않습니까. 그래서 ‘대통령의 조치가 옳은 방향이었다’라고 국민이 알게 되는 것이죠. 의외로 결단력, 추진력이 있다는 공감을 하고 있고요. 계속 그렇게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지 정답이 따로 있진 않은 것 같아요. 물론 실책이 생기지 않도록 당에서도 뒷받침해야죠.”

당 차원에서는 국정운영 성공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겠습니까.
“세월호 사건을 보면 관료들의 안일함과 도덕불감증을 느낄 수 있죠. 이런 것들이 적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 조류인플루엔자를 놓고도 과거의 방식대로만 하고 있지 않습니까. 공무원들이 전혀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조직적으로 짜 맞춘, 보고를 위한 보고를 하는 게 보입니다. 예를 들면 군산의 공장식 양계장에서 2차 감염된 닭을 한 마리씩 사간 농가에 책임을 돌린다거나 마치 개개인의 문제인 것처럼 원인과 결과를 바꿔놓는다든지 해서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거죠. 그렇게 되면 대책도 안 생기고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없어요. 이런 일이 관료주의의 단편인데, 그런 관료주의를 감시, 감독할 수 있는 곳이 정당입니다. 집권당으로서, 책임정당으로서 관료주의를 감시하고 고쳐야죠.”

‘생활정당’을 표방하는 느낌이 드네요.
“그렇죠. 기득권 정치가 아니고 국민이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정당, 그런 정책 제안을 통한 토론정치를 표방하면서 기능적으로 해낼 수 있는 정당, 국민의 정당이 되겠다는 거죠. 지역 정당이 아니라…. 앞으로 그런 집권당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또 국민주권 정부인 만큼 개헌 논의 같은 것들, 대통령께서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의견을 묻겠다고 하셨으니 여의도 기득권 논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국민이 바라는 개헌, 그런 걸 주도해내는 정당이 되려고 합니다.”

개헌 논의는 청와대가 아니라 여당이 주도하는 건가요.
 “‘여당 주도’라기보다 ‘국민 주도’죠. 여당은 토론 공간을 자주 열어서 국민의 의견을 취합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인사문제 충돌은…”

관료주의 극복을 말씀하셨는데, 여당 현역 의원 4명이 입각하면 행정 부처 개혁에 기여할 걸로 보나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 추진한 인사추천위원회가 사실상 백지화된 상태 같은데요.
 “인사추천위원회가 사문화된 건 아니죠. 당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당헌에 반영이 돼 있어요. 명칭을 꼭 인사추천위원회라고 하지 않더라도, 적재적소의 인재를 발탁하는 산실(産室)이 돼야 하는 거죠. 당이 인재뱅크가 되는 체제를 구축해나가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추 대표와 청와대 사이에 인사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계속 나왔는데요.
“인사 문제 충돌이라는 건 다른 게 아닙니다. 당이 체질을 강화하고 커나가려면 당의 실력을 길러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당의 간부들이 청와대와 공직 경험 기회를 공유하면서 전문성을 키우고, 그런 전문성을 (청와대에) 공급해주고, 다시 당으로 가져와서 당을 지도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죠. 그런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있었던 충돌일 뿐이고요. 사심(私心)을 채우기 위함은 결코 아니었어요. 지난번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그러한 의사가 전달됐습니다.”

앞으로도 당과 청와대의 인적 교류가 선순환돼야 한다는 의미인가요.
“그렇죠.”

추 대표가 말한 청와대 회동은 6월 9일 문 대통령 취임 한 달을 맞아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지도부와의 첫 만찬이다. 이 자리엔 당에서 추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이춘석 사무총장, 김태년 정책위의장, 박완주 대변인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임종석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이 함께 했다.


“대통령도 당헌대로 하면 돼”

추 대표는 “당초엔 대통령께서 대통령 내외와 우리 부부가 따로 저녁 식사를 하자고 했는데, 내가 ‘이 엄중한 시기에 그런 보여주기 식으로 해선 안 된다, 당 4역도 함께 모여서 현안을 논의하자’고 건의해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정례회동이 열리던 시절이 있었다. 당청(黨靑)일체 의식이 강하던 때였다. 추 대표에게 정기회동 부활의 필요성을 묻자 “당연한 일이다. 당헌에 그렇게 돼 있다”고 했다.

‘당과 대통령의 관계’를 규정한 더불어민주당 당헌 12장엔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그 재임기간 동안 당론 결정에 참여할 권한과 당론을 이행할 의무를 가진다’고 돼 있다. 또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그 재임기간 동안 당의 정강·정책을 충실히 국정에 반영하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한다’ ‘이의 실현을 위하여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그 재임기간 동안 정례적인 당정협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새 정부 임기 초반에 당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정례회동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당 내에서 많이 나오는데요.
“필요하지만 이벤트로만 끝나선 안 되죠. 더구나 지금은 외교적, 경제적으로도 위기라고 할 수 있어서 그날그날 대통령의 집무수행이 객관적으로 봐도 굉장히 힘듭니다. 그래서 ‘당만 바라보라’ 그렇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정례회동이 어렵다고 보는 것이죠. 어느 정도 좀 숨을 돌릴 만할 때는 정기 회동뿐만 아니라 수시로 자주 만나서 국민의 여론 흐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현장에서 뭘 요구하는지 당이 자주 공급해줘야 합니다.”

당청 간에 협조와 견제를 위해서인가요.
“권력의 긴장관계, 그런 차원이 아니죠. 국정운영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겁니다. 정권교체를 해주면 이런 것을 하겠다, 하는 국민적인 약속이 있었죠. 그런 약속을 실천하는 책임정당으로서 (청와대와의 정례회동은) 반드시 필요한 거죠.”

문 대통령과 그런 부분에 교감을 나눠봤나요.
“나누나마나 당헌에 있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요. 헌법에 대해서 교감을 나눠보셨냐 할 필요는 없는 거죠. 당연한 것이니까.”



“정계 개편 필요성 못 느껴”

문 대통령이 야당에서 반대하는 공직 후보자들 임명을 강행함에 따라서 일자리 추경안 처리 같은 부담이 여당에 몰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런 부담도 느끼지 않습니다. 지금 경제가 국민 입장에서는 생계가 파탄 날 지경이죠. 더 이상 이대로는 견딜 수 없다는 상황까지 와 있어요. 오죽하면 스무 살 청년이 ‘다음 생에는 공부를 잘할게요’ 하고 인생을 포기하는 지경까지 됐겠습니까. 이걸 보고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면 정치를 왜 하냐고 되묻고 싶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집권당이 국회에서 부담을 느낀다, 이런 건 아닙니다. 국민이 버틸 수 없다고 하는데, 그러면 야당은 여유 있고 버틸 만한 것인지, 딴 나라에 사는 건지 묻고 싶은 거죠. 부담이라기보다 추경은 추경대로 해야 하는 것이고, 일자리에 대해서 더 좋은 대안을 낸다면 모르겠는데 아예 심의조차 하지 않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때를 놓치면 안 됩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이런 일이 반복될 텐데, 정계개편 필요성은 느끼나요.
“전혀 생각하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아요. 정치권이 국민은 안중에 없이 자기 세력만 위해서 싸운다, 이렇게 될 거니까요. 누가 만든 국정 공백인가요. (야당이) 민생파탄에 대해 석고대죄도 하지 않은 채 마치 대통령선거의 연장선처럼 착각하고 있다면 국민들께서 심판할 겁니다.”

앞으로 ‘정치인 추미애’의 행보도 궁금합니다. 내년에 지방선거도 있는데요.
“60년 민주당 역사에 처음으로 당과 후보가 분리되지 않고 혼연일체가 되어 치른 대선이었습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당의 체력을 강화해서 성공하는 정부, 책임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개인의 정치 입지를 배제한 채 당을 현대화하고, 당권을 강화하고, 역사에 남는 정당으로 바꾸려 합니다.” 





신동아 201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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