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호

특집 2 | 문재인 대통령에게 할 말 있다

“수문 활짝 열면 전국에서 들고일어날 것”

4대강 :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입력2017-06-20 11: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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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유감이 많다. 수문으로 물을 막아 녹조가 발생했다고 믿는다. 그래서 수문을 열라고 지시했다. 일선에선 물을 일부 방류했지만 가뭄 때문에 활짝 여는 것을 주저했다. 새 정부는 4대강 보를 해체하는 문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에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필요성을 제기했고 감사원은 감사에 착수했다.

    22조 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이명박 정부 사람들은 이런 문 대통령의 행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왔다. 그러나 속으로는 문 대통령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기자에게 “할 말이 많지만 대통령 취임 한 달여밖에 안 된 허니문 기간이라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이 가뭄에 우리나라는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했을 것”이라면서 “4대강 수문을 활짝 연다든지 보를 철거한다든지 하면 아마 전국에서 들고일어날지 모른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의 다른 측근도 “문 대통령이 잘못된 신념이나 정치보복 의도에 사로잡혀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측근과의 대화 내용이다.





    “감사? 그냥 시비 거는 거지”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을 감사한다는데.
    “해서 뭐가 나오겠나. 그냥 시비 거는 거지. 4대강 건드려서 이 가뭄에 별로 득 볼 게 없을 텐데. 박근혜 정부 시절 감사원과 검찰이 2~3년 동안 하도급 부분까지 샅샅이 뒤졌는데 문제가 없었다. 우리는 걱정 안 한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앞으로 국책사업 하면서 비리에 연루되지 않게 조심해야 할 거다.”

    지방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어떤 여론인가.
    “다들 이 사업을 안 했으면 지금쯤 나라가 거덜 났을 것으로 본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원하면 보를 열어보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 여론이 생각보다 안 좋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대응하려다 주변의 만류를 받은 것으로 안다.”   

    4대강 보를 해체하면 무슨 일이 생기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왜 잠실수중보를 해체하지 못하겠나. 난리가 나기 때문이다. 보를 해체하면 강 상류는 뻘이 된다. 우리나라 강물은 가둬놓지 않으면 다 쓸려 내려간다. 문재인 정부 내에서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기초도 모르는 것 같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녹조는 왜 생기나.
    “핵심 원인은 오염물질 유입이다. 우리 계획대로 지천공사, 도수로공사를 마저 했다면 녹조 문제가 상당히 완화됐을 것이다. 그걸 박근혜 정부가 정치적 이유에서 예산 다 깎고 못 하게 했다. 환경단체의 주장은 믿을 게 못 된다. 이들은 인천국제공항을 지을 때도 활주로 지반이 침하된다며 반대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문제를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더 고집불통인 것 같다. 처음엔 잘한다는 평이 많았다. 이젠 사고를 칠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4대강 대응도, 사드 대응도, 가야사 발언도 사실 크게 사고를 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너무 자주 나서고 너무 말이 많다.” 

     이 측근은 “문 대통령은 전남지사를 지낸 이낙연 총리에게 먼저 물어보기 바란다, 4대강 사업 이전과 이후로 영산강과 그 주변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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