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모든 매미
새벽 서너시까지 울어대는 매미
삼베 이불이 헐렁해지도록 긁어대는 소리
어쩌라고 우리 어쩌라고
과유불급,
나도 그렇게 집착한 적 있다
노래라고 보낸 게 울음이라 되돌아왔을 때
비참의 소리는 밤이 없었을 것이다
불협도 화음이라지만
의미를 거두면 그저 소음인 것을
이기적인 생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우리 안에는 당신이라는 모든 매미가 제각기 운다
어느 것이 네 것인지 종내 알 수도 없게 엉켜서
허공은 또 그렇게 무수히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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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리
●1955년 경북 문경 출생
●199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앤디 워홀의 생각’ ‘뒷모습’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