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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 | 문재인 대통령에게 할 말 있다

“환경평가 핑계로 사드 지연시키는 건 文의 치명적 실책”

안보 : ‘군사전문가’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환경평가 핑계로 사드 지연시키는 건 文의 치명적 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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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어떻게 주워 담을지 걱정”
  • ● “미·중 줄타기 하다 미국 잃어”
  • ● “정의용 안보실장 문제 많아”
문재인 대통령은 80%대의 높은 여론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비롯한 안보 문제와 관련해선 우려를 사고 있다. 반면, 청와대는 사드 대응이 적절했다고 말한다. 문 대통령의 안보 정책과 관련해 6월 13일 군사전문가인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을 인터뷰했다.

지난 대선 때 국민의당 대구경북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죠? 대구경북 지역 상당수 유권자는 대선 초기 문재인 후보의 안보관이 불안하다고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는데요.
“4월 15일 전후만 해도 굉장히 분위기가 좋았죠. 저도 ‘호남만으론 안 된다, 동서가 화합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투표일, 얼음 밑으로 민심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을 것으로 믿었죠. 문 대통령이 잘하리라고 보고 있지만, 저희 나름대로는 잘 추스려 다음에 도전하려고 해요.”

경북 안동의 70사단 사단장을 지냈는데, 우리나라 안보 상황을 어떻게 보나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라고 봐요.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지는데, 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모두 자국 이익 중심으로 움직여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초기에 미국을 가볍게 봤죠. 반미(反美)다 해서 상당히 강하게 나갔다가 미국 한 번 갔다 오고 나서 태도를 바꿨죠. 지도자는 국제정치의 흐름을 알아야 해요. 자존심만 갖고 되는 문제가 아니죠. 국익을 바탕에 깔지 않고 언행하면 큰일이 납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문제가 없지 않은 것 같아요. 사드 처리에 우려스러운 데가 있어요. 말 하나 행동 하나 신중해야 하는데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청와대 발표로 실타래 꼬여”

일전에 의원께서 ‘국방부의 사드 보고 누락이 사실이라고 해도 내부에서 조용하게 처리했어야 했다, 아마추어리즘이 나오고 있다’고 했죠.
“대통령에 당선되는 순간 군 통수권자가 됩니다. 전쟁이 일어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각성해야죠. 청와대에 들어가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사드부터 물어봤어야죠.



국방부에 가서 업무보고까지 받았어요. 거기서 일반 업무가 중요해요? 사드가 중요해요? 10명에게 물어보면 10명 모두 사드가 중요하다고 할 겁니다. 그때 물어봤어야죠. 안 물어봤다면 이상한 일이죠.

그전에 YTN에서도 보도했어요. 알고도 모르는 척하고 그랬다면 무슨 진실게임 하는 것도 아니고 힘겨루기 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 입장에서는 ‘누워서 침 뱉기 아니냐?’는 거죠.

일반적인 문제 같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어요, 기강 잡으려고. 그러나 이건 국제적으로 얼마나 민감한 문제입니까. 청와대가 그렇게 발표하면서 실타래가 꼬였어요. 이걸 누가 풀어낼지 난 의심스러워요.

미국 사람들이 참 말을 신중하게 하는데 지금 외교적인 수사를 보면 굉장히 강하게 나와요. 어떻게 주워 담을지 걱정스럽습니다. 그런 문제는 조용하게 처리할 수 있었어요. 국익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는 건데 무슨 의도로 그렇게 한 건지 저는 의심스러워요. 정치적인 의도가 있지 않으냐, 물타기 한 것 아니냐, 그렇게 벌려놓고는 수습을 못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문 대통령의 안보외교라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요. 
“국방, 외교, 통일을 모두 잘 알고 세계 정세를 아는 사람이 안보실장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이번엔 문제가 많이 있다고 봐야죠. 이 자리는 연습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죠. 큰일 납니다. 즉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임명돼야 합니다.”
 


“국제관계 너무 쉽게 생각”

외교라인을 자주파와 동맹파로 나누기도 하죠.
“저는 남북 문제에서 어떤 경우든 대화를 해야 한다고 봐요. 안 하면 중국이나 미국에 주도권을 다 뺏겨버리죠. 아무리 원수라도 만나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선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봐요.”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발사대 배치와 관련해 환경영향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배치가 1년 가까이 미뤄질 것이라고 한다. 미국 정치권에선 불만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환경영향평가가 중요한가, 국가 안위가 중요한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처음엔 사드 배치를 반대했어요. 군사적으론 필요하지만 이로 인해 지불해야 할 비용이 크다고 본 것이죠. 선배들로부터 전화도 많이 받고 논쟁도 많이 벌였어요. 박근혜 정부가 일방통행 식으로 추진했어요. 그러나 지금 북한이 미사일을 고도화하고 있어 위급한 상황이에요. 환경영향평가는 지금에 와서는 좀 그렇습니다. 상황이 진전되어 무기가 들어와 있어요. 중국한테 피해 볼 거 다 봤어요. 환경영향평가를 한다고 해서 다시 무를 수도 없고 갖고 가라고 할 수도 없어요. 미국에서는 우리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하는 것을 걱정해요. 우리 국방부에서 일반적인 환경영향평가는 집중적으로 해왔고 어느 정도 다 했어요.”

김 의원은 “사안의 비중을 따지는 것이다. 환경에 치명적인 문제가 없는 한 안보가 우선이다. 무슨 핑계를 대고 지연시키는 건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환경영향평가 이슈를 제기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뜻입니까?
“부적절하다는 건 아니지만, 합당하게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죠. 지금 단계에서 환경영향평가를 가지고 지연시킨다면 이는 다분히 중국을 의식하는 조치가 아닌가 싶어요. 중국은 30년이 지나도 미국을 못 따라갑니다.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저는 우려가 돼요.”

문재인 정부의 큰 실책이라고 봐도 될까요?
“실책이 될 수 있죠. 국제관계 풀어가는 거 보면 너무 쉽게 생각하는 듯해요. 강대국과의 관계나 논리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중국을 의식해 환경영향평가를 가지고 지연시킨다? 이렇게 중국과 미국 양쪽을 다 취하려다 다 잃게 될 수 있어요. 중국은 그렇다 쳐도 지금 미국에 잘못된 신호를 줘서 미국을 잃으면 이건 정말 큰 문제가 됩니다. 걱정스러워요.”



“선배들과  ‘사드’ 논쟁”

사드 문제가 한미 정상회담에 영향을 줄까요?
“안 줄 수 없죠. 방한한 미국 정치인이 하는 말에 따르면 정상회담이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좌충우돌하는 스타일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큰 실수가 될 수 있어서. 치명적인 실수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 측은 문 대통령 임기 내 환수를 논의하는 것으로 비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환수엔 동의하지만 4년, 5년 기한을 정해놓고 환수하는 건 문제가 있다. 감당할 수 있게 준비를 차근차근 해놓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김정은이 한국을 공격하려면 명령을 내려야겠죠. 북한군은 공격 준비를 하겠죠. 장비나 부대도 움직입니다. 미군은 이런 것을 탐지할 수 있어요.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북한을 공격할 수 있어요. 이런 사전탐지 및 선제공격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봐요. 북한의 핵미사일을 먼저 맞고 승전한들 이건 우리가 너무 큰 피해를 보는 것이니까요. 현재는 미군만이 이런 사전탐지능력을 갖고 있죠.”  

미국만 해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가까이에 있습니다. 이게 문제일 것 같네요.
“휴전선에서 서울까지 45km밖에 안 됩니다. 북한이 핵 두세 방을 쏘면 우리의 전쟁지도부가 와해될 수 있어요. 그 후에 보복을 하면 뭐하겠어요. 이제 전쟁 개념이 달라졌어요. 6·25전쟁 땐 낙동강까지 밀고 밀리는 전투를 했죠. 이젠 대량살상이 이뤄지는 전쟁입니다. 어차피 서로 큰 피해를 보겠지만 그나마 우리의 피해를 줄이려면, 우리가 선제공격을 해서 북한군을 초토화해야 합니다.”


달라진 전쟁 개념과 한미동맹

이런 전쟁 개념이라면 한미군사동맹은 더 중요해지는 건가요.
“그럼요. 중국과의 역사를 한번 더듬어보세요. 중국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시련을 줬습니까. 일본보다 더 잔인하게 우리를 대했죠. 세계경찰국가인 미국과 친하게 지낸다는 것은 우리 안보의 핵심이 아닌가 합니다. 한미동맹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고마움도 알아야 하고 의리도 지켜야 하고.”

미군 전술핵의 한국 내 재배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렇게 되면 우리 안보에 좋죠. 작전반응시간이 단축되니까요. 지금은 북한이 우리에게 핵미사일을 쏘면 북한에 보복하기 위해 괌에서 와야 해요. 4시간 이상 걸릴 겁니다. 반면,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해놓으면 즉각적으로 보복할 수 있죠.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는 효과가 훨씬 커지죠. 다만,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내의 군비경쟁을 촉발할 순 있을 것 같아요.”

문 대통령의 사실상 사드 배치 연기로 인해 한미관계에 이미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불신하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배제한 채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밀약 같은 것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죠. 한국의 이익은 우선순위에서 빠지게 되겠죠.”

이것은 순수한 가정인데, 한미 간 불신이 심화된 상태에서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핵 시설 제거에 나설 가능성도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죠.”

미군이 북핵 시설을 폭격한다고 해서 김정은이 과연 서울에 보복공격을 할 수 있을까요?
“그건 우리 생각인데, 김정은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죠. 김정은이 다르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도 함부로 못하는 것이고요.”



“여·야·정 안보특위 필요”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이 야당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 위협감을 주는 연설을 하는 것 같다. 협치의 진정성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와 1년여 동안 ‘2017년 국회의원 의정대상’ 등 10개의 상을 수상했다. 공익에 기여한 공로가 큰 의원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는 “국민의당이 지역 대립 구도를 넘어서는 전국정당으로, 보수와 진보의 이념 대립을 넘어서는 합리적인 정당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안보 문제와 관련해선 “안보 문제는 독단적으로 급하게 변화시켜선 안 된다. 정부와 여야 정당이 모두 참여하는 특위를 만들어 여기에서 정부가 설명도 하면서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사드 문제부터 시작해 걱정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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