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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논란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 김건희 객원기자|kkh4792@hanmail.net

아동학대 논란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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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자택에서 능소화(소화제) 조제, 식약처 허가 없이 판매
  • ● 약사법·의료법 위반 혐의 경찰 압수수색
  • ● 의약품 인터넷 불법 판매… 현금영수증 불가 ‘탈세 의혹’
  • ● 일반인 380명에게 맘닥터 부여…불법의료행위 혐의
  • ● 김효진 한의사 “수익 안 나, 도와주려 한 일”
경찰은 최근 온라인 카페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이하 안아키)’ 사건을 수사 중이다. 안아키 카페는 아픈 아이에게 약 대신 능소화나 숯가루, 소금물, 간장 등을 활용한 극단적인 자연치유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하도록 해 논란이 일었다. 5월 11일 보건복지부가 안아키 카페를 개설한 김효진(54) 한의사를 의료법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5월 16일에는 시민단체인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이 김 한의사와 안아키 카페 회원인 맘닥터들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안아키 카페 일부 회원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를 대구수성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과 대구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에 각각 배당했다. 이와 함께 전국 지방경찰청에서 안아키 카페 운영진과 회원의 아동학대 피해사례를 제보받고 수사한다.



엄마들이 혐의 인정해야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중요 사실관계는 안아키 카페를 개설하고 운영한 김 한의사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안아키 카페 회원들에게 소개하는 등 의료행위를 한 점, 일반인인 맘닥터들로 하여금 회원들과 상담을 하도록 한 점, 해당 한의사가 안아키 카페 회원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을 방문하게 한 후 소개한 치료법으로 치료행위를 한 점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기자에게 “1차 가해자인 안아키 카페 회원인 엄마들이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해야 정범(正犯)인 이들에게 자연주의 치료법을 알려준 김 한의사를 공범(共犯)으로 처벌할 수 있다. 현재로선 카페 회원인 엄마들이 아동학대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수사기간이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대구수성경찰서는 김 한의사와 맘닥터들의 불법의료 행위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수사팀은 5월 23일 김 한의사가 대구에서 운영한 ㅅ한의원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6월 9일 김 한의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김 한의사의 노트북과 거래장부, 진료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민단체와 안아키 회원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ㅅ한의원에 근무한 간호사, 김 한의사와 함께 능소화(소화제)를 공동 조제한 것으로 알려진 한의사 변모 씨, 유모 씨를 조사한 경찰은 김 한의사가 의료법과 약사법 위반 등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6월 안으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경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현재로선 안아키 카페 운영진과 일부 회원의 아동학대 혐의보다 약사법 및 의료법 혐의에 대한 입증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도와주려고 한 일

2013년 4월 개설된 안아키 카페는 ‘자연주의 치료’를 추구한다. 1987년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한 김 한의사는 대구에서 31년간 ㅅ한의원을 운영했다. 한의원은 5월 8일 폐업한 상태. 안아키 카페는 이보다 앞서 5월 2일 카페매니저이자 김 한의사의 남편인 정모(49) 씨가 자진 폐쇄했다. 폐쇄 직전 카페 회원 수는 5만5000명을 웃돌았다.

‘신동아’는 시민단체인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으로부터 안아키 카페에 올라온 글과 사진 200여 건을 입수했다. 이 자료는 안아키 카페 폐쇄 직전까지 올라온 게시물을 취합한 것인 데다 경찰이 이를 근거로 수사하고 있어 신빙성이 높다. 자료를 살펴보면 몇 가지 특이사항이 눈에 띄는데, 그중 하나가 김 한의사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능소화다. 안아키 카페에선 자연주의 치료법 중 하나인 능소화가 소화제로 통한다.

“열 경기(驚氣)는 소화장애가 겹쳐 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에요. 매실액, 능소화로 도움을 주면 됩니다.(맘닥터 혜*엄마**)”

“손발이 차갑다면 체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능소화를 먹이고 손발 합곡 자리를 사혈해주는 것이 좋습니다.(맘닥터 지*엄마**)”

소화제(능소화) 성분에 대한 질문에 김 한의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흑축(黑丑), 창출(蒼朮), 대황(大黃), 지각(枳殼), 귤피(橘皮), 신곡(神粬)이 들어가요. 이를 세척한 후 불려서 발효시키고 가공해 압력솥에 쪄서 건조기에 말려 분쇄합니다. 가루로 만들기까지 약 4일 걸립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일반 가루약보다 용량이 줄어 부피가 약 8분의 1이 됩니다.”

김 한의사는 지난해 3월 능소화를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하지 않고 인터넷(안아키 카페)에서 판매하다 적발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00만 원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한의사는 안아키 카페에 글을 올려 회원들에게 서운한 심경을 토로했다.

“카페 회원 수가 적을 땐 별문제 없었지만 회원이 늘어나니 불법 수익사업이라고 고발하는 분이 있습니다. 사실은 오히려 수익이 없는데도 도와주려고 한 일이었는데 말이죠.”

행정처분을 받은 이후 그는 능소화를 자신이 운영하는 대구 ㅅ한의원에서만 판매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다. 능소화는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만들까. 김 한의사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능소화 성분과 제조 과정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자택에서 능소화 조제

“약재는 한의원 탕재실에서 조제하게 돼 있지만, 그런 시설을 만들자면 비현실적이다. 넓은 공간이 필요해 한의원에서 약재를 챙겨 집에서 만들었다. 한두 달에 한 번 ㄱ한의원 원장과 ㅇ한의원 원장이 대구로 내려와 공동 조제한다.”

현직 한의사도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자연주의 치료법을 제품화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규제를 어기면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수익사업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사팀 역시 이 점을 주목한다. 경찰이 6월 9일 김 한의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이유도 능소화 제조시설을 살펴보려는 것이었다고 알려진다. 수사팀 관계자는 “한의사는 환자를 진료한 후 처방에 따라 약을 조제한다. 김 한의사는 식약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자택에서 능소화를 조제해 상비약으로 판매했다.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한의사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항변한다. “진료를 하다 보니 소화가 안 되는 아이가 많았다. 성장기 아이들한테 소화는 시급한 문제인데, 일반 소화제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능소화를 만들었다. 지금 아이가 안 아프지만 안아키 카페 회원이 능소화가 필요하다고 하면 처방해줘야 하는 게 현실적으로 맞다. 배 아플 때 오라고 하면 그게 맞는 건지 의문이다.”

안아키 카페에 올라온 글을 살펴보면 김 한의사가 치질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 나온다. 그는 안아키 카페 회원들에게 10개월 아기 치질(치루)을 수술했고 본인이 직접 치질수술 도구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치루는 항문선 안쪽과 바깥쪽 피부 사이에 터널 같은 누관이 생겨 분비물이 새는 병이다.

김 한의사는 “수십 년 전 중국 고서(古書)에 나오는 결찰술(結紮術·고무 밴드나 링 따위로 난관이나 정관, 동맥 따위를 묶는 수술법)을 활용해 수술했다. 시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마취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면허 있는 한의사로서 ‘야메 시술’ 하면 안 될 것 같아 포기하고 약을 연구했다. 그게 좌약(坐藥·항문이나 요도, 질 속에 끼워 넣는 알약)이다.”


진료 없이 인터넷으로 의약품 판매

실제로 안아키 카페에선 회원들이 김 한의사가 운영하는 ㅅ한의원에서 진료 없이 전화 상담 후 인터넷으로 좌약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정보를 주고받는다. 안아키 카페 회원이 “한의원에서 치질 좌약을 구입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또 다른 안아키 카페 회원이 “한의원에 전화해 문의하고 구입하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진료 안 받은 사람도 주문이 가능하냐”란 질문엔 “가능하다”라는 댓글이 달린다. “좌약 10개 주문해서 사용해봤는데 놀랐다”라는 후기 글도 보인다. 김 한의사와 안아키 카페 회원들이 진료 없이 인터넷에서 의약품을 사고팔았다는 의혹을 받는 대목이다.

하지만 김 한의사는 “좌약은 난유(계란기름)와 밀랍(蜜蠟) 등 천연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의약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감초나 인삼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천연 재료로 만든다. 가정에서 천연 재료로 화장품 만드는 것과 같다. 지난해 대구달성보건소 담당 공무원이 나와 조사할 당시 좌약을 인터넷으로 파는 게 문제 될 것 같아 이후로는 판매하지 않고 안아키 카페 회원들에게 좌약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김 한의사가 출산한 산모에게 산후 어혈제를 인터넷으로 판매한 정황도 포착된다. 올 4월 25일 안아키 카페 회원이 “산후 어혈제 신청한다. 자연주의 출산했다”고 밝히자 김 한의사가 “자연분만이면 어혈제만 먹으면 된다. 롤러침은 선물로 보낸다”고 답변한다. 그는 ㅅ금융사 계좌번호를 알려주며 약값 22만5000원 입금하라고 안내한다. 카페 회원이 입금 사실을 알리며 “언제 받을 수 있느냐”고 문의하자 김 한의사가 “내일 발송하니까 모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다.

김 한의사는 능소화, 산후 어혈제 등 의약품을 판매하면서 현금으로만 결제하고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 탈세 의혹을 받는다. 하지만 김 한의사는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다. “능소화는 상비약인데, 한번 구매하면 몇 년씩 사용한다. 돈벌이가 안 된다. 수익을 생각했다면 한약을 팔았을 거다. 위법이라면 처벌받겠다.”

김 한의사는 안아키 카페 회원들에게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에게 로션이나 약 대신 햇볕을 쬐이거나 숯가루를 바르라고 말한다. 알레르기가 생긴 아이에겐 물에 숯가루를 타서 먹이라고 알려준다. 그가 말하는 약용(藥用) 숯가루는 ㅎ제약회사 제품. 김 한의사가 지방에 사는 안아키 카페 회원을 위해 ㅂ약국에서 숯가루를 구매해 택배로 부친 것으로 확인된다.

김 한의사는 이에 대해 “ㅎ제약회사 측에서 밝히길, 한의원에서 약을 만드는 데 숯을 재료로 하는 경우 판매 가능하지만 구매한 것을 완제품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주는 건 안 된다고 했다. 수량이 얼마 안 되니까 설마 누가 조사할까 싶어 지방에 사는 안아키 카페 회원들에게 보내줬다. 위법이지만 내가 남긴 이익이 없으니까 정상참작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아키 카페 회원들이 자연주의 치료법을 설명하면서 특정 회사 제품들을 자주 거론한다는 점도 특이사항이다. 대표적인 게 순비누. 김 한의사가 3000번 연구 끝에 개발했다고 알려진 제품이다. 순비누가 도대체 어떤 것인지를 묻는 글에 김 한의사는 “순비누 꼭 사용해달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ㅅ순비누 꼭 사용해달라”

“비누를 사용하는 것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일입니다. 워낙 미세먼지가 많고 화학 분진이 많기 때문입니다. 외출이 아니어도 실내에서도 피할 수 없습니다. 주변에 수많은 전자기기들 때문에 전자파가 모으는 미세먼지가 있거든요. 왜 순비누를 사용하라고 권하느냐 하면요. 순비누는 피부 내재균을 사멸시키지 않는 순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안아키 카페에선 순비누뿐만 아니라 김 한의사가 추천하는 윤포진액, 청포, 샴푸 등을 회원들이 즐겨 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들 제품은 주식회사 ㅅ사가 생산하고, 이 회사에서 운영하는 ㅅ화장품쇼핑몰에서만 판매한다.

취재를 해보니, 이 회사는 현직 개원 한의사들로 구성된 ㅅ한의학연구원을 모태로 2003년 10월 설립됐다. ㅅ한의학연구원은 김 한의사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스터디그룹. 일부 매체는 김 한의사가 ㅅ회사 제품개발이사 직함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한의사는 “제품개발이사로 재직한 기간은 2003년 회사가 설립되고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회사와는 아무 관련 없다. 지분도 없다”며 언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런데 회사 홈페이지에는 ㅅ한의학연구원에서 개발한 ‘해독생기요법’ ‘청정활성제거’가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등재 요청을 받았다고 나와 있다. 그중 해독생기요법은 김 한의사가 개발했다고 알려진 치료법이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 치료법은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에 등재돼 있지 않았다.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 관계자는 “신의료평가사업본부는 신청자가 신의료기술평가사업위원회에 평가를 신청하면 해당 의료기술이 안전하고 유용한지 평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보건복지부가 먼저 신의료기술로 등재해달라고 요청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한의사는 “여건이 안 돼 해독생기요법의 신의료기술 등재를 신청하지 못했다. 현재 경희대 한의대 대학원 교수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은 수정하겠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순비누를 판매하는 주식회사 ㅅ사 대표는 안아키 카페매니저이자 김 한의사의 남편인 정씨다. 그는 ㅅ사의 ㅅ화장품쇼핑몰뿐만 아니라 ㅈ반찬쇼핑몰도 운영한다. 올해 정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두 개의 사업체와 안아키 카페 회원이 운영하는 ㅅ식품쇼핑몰을 한데 모은 통합 쇼핑몰을 열었는데, 그 브랜드명이 ‘안아키랜드(ANAKI LAND)’다. 안아키랜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등록된 상품이 순비누와 엿기름이 전부였다. 쇼핑몰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한의사인 아내는 안아키 카페를 개설해 자연주의 치유법을 전파하며 틈틈이 특정 제품을 홍보하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남편은 안아키 카페매니저로 활동하는 셈이다.



아내는 치료, 남편은 사업

정씨는 “사업체를 운영하긴 하지만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안아키 카페에서 ‘우리가게’란 게시판을 통해 회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사고파는데, 가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거나 식약처 유통 허가를 받지 않은 판매인이 물건을 팔려고 해 문제가 됐다. 판매인 정보가 정확한 플랫폼이 필요하단 생각에 오픈한 것이 안아키랜드다. 일반적인 통합 쇼핑몰과 달리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올 4월 오픈한 ㅈ반찬쇼핑몰도 수익금 전액을 소년소녀 가장에게 매주 무료로 반찬 나눠주는 일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갑자기 안아키 논란이 생겨 상품 하나도 못 팔았다.”

안아키 카페에서 눈에 띄는 것은 맘닥터라 불리는 안아키 카페 회원들이다. 이들은 안아키 카페에서 자신의 닉네임 앞에 맘닥터란 명칭을 붙이며 의료상담을 하고 있어 언뜻 의료진처럼 보인다. 그런데 안아키 카페에는 “살림맘닥터 아카데미를 통해 맘닥터를 선발할 예정이므로 희망하는 회원들은 신청하라”는 내용의 글이 등록돼 있다. 의료인이 아니라 일반인이라는 의미다.

맘닥터가 되려면 우선 살림맘닥터 아카데미를 신청해야 한다. 안아키 카페 회원이 1년간 무료 온라인 강의를 듣고 안아키식 가정육아법을 공부한 후 자체 시험을 통과하면 맘닥터 자격이 주어진다. 시험은 주관식으로 출제되고 필수 단어와 문장을 포함한 논술형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이를 테면 ‘아기에게 피부질환이 많은 이유를 설명하라’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해 백신 이외의 근본적인 대안은 무엇인지 논하라’ 등이다. 맘닥터 제도는 1년에 한 기씩 선발하는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배출된 맘닥터가 총 380명에 달한다.

김 한의사는 안아키 카페를 운영하면서 “살림맘닥터 아카데미를 수료한 후 아픈 아이를 위해 무료로 도움을 주라” “아이가 아프거나 이상 증세를 보일 때 의료상담 게시판에 정해진 양식에 맞춰 글을 올리면 답변이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제대로 돈을 치자면 맘닥터의 아토피 상담은 100만 원씩 줘야 하는 귀한 답변”이라는 내용의 글을 여러 차례 올린 바 있다. 맘닥터의 활발한 활동을 격려하고 나아가 안아키 카페 회원들이 맘닥터의 의료상담을 신뢰할 수 있도록 지지한 셈이다.



글과 사진만 보고 의료상담

맘닥터의 의료상담은 어떻게 이뤄질까. 맘닥터는 아토피, 고열(高熱), 화상(火傷), 비염 및 중이염, 천식, 장염, 설사, 알레르기, 구토, 경기 등 경질환을 앓는 아이를 둔 안아키 카페 회원에게 안아키식 ‘자연주의 치료법’을 일러준다. 다음은 맘닥터들의 의료상담 사례.

“화기를 완전히 빼야합니다. 온찜질 2~3일 더 해주세요. 온찜질할 때 아이가 쓰라리고 아프다고 발버둥 칠 거예요. 좋아하는 동영상 보여주면 편안하게 찜질 받을 거예요. 그럼 화기는 다 빠진 거예요. 딱지가 앉고 더 이상 진물이 나지 않는다면 윤포를 발라주세요. 딱지가 저절로 떨어지면서 새살이 올라옵니다. 햇볕을 많이 쬐면 흉 없이 깨끗하게 나을 거예요.(맘닥터 소*엄마**)”

맘닥터는 의료상담 게시판에 올라온 글과 사진만 보고 병명을 진단한 후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처방을 내리기도 한다.

“사진을 보니 제 생각에 수두는 아닌 것 같고요. 부어오름, 노란 농들로 판단했을 때 농가진 초기 증상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겪어보니 농가진으로 농이 생길 때는 아토피로 인한 농과는 다르게 주변이 붉게 부어오르고 농이 찼었거든요. 농가진도 아토피와 마찬가지로 순비누로 씻겨 말린 후 햇빛 쪼여주면 됩니다. 먹을거리도 소화 잘되는 음식으로 챙겨주시고요.(맘닥터 민*엄마**)”

또 다른 맘닥터는 아이에게 안아키식 화상응급처치를 했더니 괴로워하더라는 내용의 글을 쓴 회원을 따끔하게 야단친다.

“아이가 너무 괴로워하고 싫다고 한다고 온찜질 못하면 아이는 더 힘들어지고 흉터도 남습니다. 그건 안아키식 화상응급처치를 알고도 제대로 못한 엄마 탓 되는 겁니다. 제 말이 좀 냉정하죠? 하지만 엄마가 이런 마음으로 멘탈 붙잡지 않으면 화상응급처치는 물 건너가는 겁니다. 응급처치는 초기에 해야 하는 겁니다. 잘 아시죠? 이 꽉 깨물고 애 잡으세요. 엄마가 밀리지 마시고요. 당연 햇볕 쬐기 해야 하고요. (…) 소화기와 배변 상태만 잘 돌보면 열나는 거 신경 안 써줘도 됩니다.(맘닥터 지*엄마**)”



무면허 의료행위 조장

공혜정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대표는 김 한의사와 맘닥터가 “의료법을 위반했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 한의사가 안아키 카페에 의료상담 게시판을 개설해 실제 의료상담이 이뤄졌고, 김 한의사와 맘닥터만 의료상담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에 답변과 댓글을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카페 회원들이 맘닥터를 사실상 의료인인 김 한의사와 동급으로 오인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공 대표의 주장이다.

시민단체의 주장은 어떤 법률에 근거한 것일까. 우선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만약 무면허의료행위를 했다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맘닥터란 명칭을 사용한 것도 문제가 될 소지가 커 보인다. 현행 의료법 제25조 2항에 의하면 의료인이 아니면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또는 간호사의 명칭이나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위반 시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김 한의사는 안아키가 의료기관이 아닌 육아정보 커뮤니티라는 점을 강조했다(상자기사 참조). 김 한의사는 맘닥터의 불법의료 의혹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부인했다. “안아키 카페는 ‘엄마가 최고의 의사’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맘닥터는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단어일 뿐이다. 맘닥터는 의료상담에 대한 금품이나 대가를 받지 않으므로 의료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

안아키 논란이 불거진 것은 4월 27일 오전 2시 55분. 발단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물이었다. 자연 치유를 표방하며 백신 접종이나 항생제 사용을 지양하고 아이가 자연스럽게 병을 앓도록 둬야 한다는 안아키 카페의 주장이 아동학대와 다를 바 없다는 내용. 게시물엔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에게 약 대신 햇볕을 쬐여 피부가 벌겋게 벗겨지고 얼굴에 온통 피딱지가 앉은 사진 여러 장이 첨부돼 누리꾼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김 한의사는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은 안아키 방식으로 치료받는 과정에서 아이의 상태가 가장 안 좋은 사진을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도용한 것이다. 지금은 상태가 호전됐다”고 해명했다.


안아키 논란 배후설

안아키 카페 운영진은 그 증거로 아토피가 호전된 아이의 최근 사진을 언론에 여러 차례 공개했다. 무엇보다 김 한의사는 이번 논란에 배후가 있음을 주장했다.

“안아키 카페는 제약회사와 화장품회사, 약을 팔고자 하는 일반 병의원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특정 이익집단이 안아키를 모함하려 하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는 것이 김 한의사의 주장이다.

당시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처음 올린 이는 김모 씨다. 그는 기자에게 “안아키 회원이었던 지인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페이스북에 글과 사진을 올려 이슈화한 것일 뿐”이라며 “잘못된 신념이 그릇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씨에게 제보했다는 안아키 카페 회원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안아키 측의 해명과 수습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확대되자 김 한의사는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주장을 적극 펼치기에 이른다. 당시 그가 한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강조한 것이 수두 백신의 위험성이었다.

‘신동아’는 김 한의사에게 수두 백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의학적 근거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수두 월별 신고 현황(2015)’과 경기도감염관리본부의 ‘2013년 전국 시도별 수두 발생률’ 통계 등을 제출했다. 두 자료는 조사 연도와 표본 지역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5월과 12월에 수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함께 김 한의사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이 지난해 11월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한 ‘수두 예방 접종 프로그램의 효과: 서울시 아동 대상에 대한 실험실 확인(effectiveness of varicella vaccination program in preventing laboratory-confirmed cases in children in seoul, korea)’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이 허가된 백신 4개 품목 중 2개 품목의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결과 1회 접종에 한해 수두 백신의 전체 효과는 13%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 같은 결과는 4개 백신 중 2개 백신에서 연구 결과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연구 자의적으로 해석”

김 한의사는 이를 근거로 “서울대병원 오명돈 교수팀 연구에서도 볼 수 있듯 수두 백신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 연구는 외국에 비해 국내 백신의 효과가 낮게 나타나는 원인(백신의 생산단계, 백신의 유통단계, 병의원에서 백신의 보관단계, 백신의 접종단계 등)에 대해 조사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결론을 맺는다. 외국보다 국내 백신 효과가 낮으니 백신을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오명돈 교수는 서울대병원 홍보팀을 통해 기자에게 “김 한의사가 오 교수의 논문을 자의적으로 인용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알려왔다.

이에 대해 김 한의사는 “연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게 아니다. 누구나 논문에서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논문에선 대조군과 실험군 간의 항체 형성률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 | 김효진 한의사 “본의 아니게 위법…심대하게 반성 백신 문제 제대로 제기할 것”

‘신동아’는 안아키 논란이 불거진 이후 김효진 한의사와 5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후 김 한의사와 맘닥터, 안아키 카페 회원에 대한 본격적인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김 한의사와 두 차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안아키 카페를 개설한 이유가 뭔가.
“엄마들이 건강한 육아를 할 수 있도록 가정육아법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가정육아법은 사소한 질병에 최대한 약을 적게 쓰고 자연치유력을 이용하는 ‘가정치료법’과 집밥을 중심으로 한 건강한 먹을거리를 연구하는 ‘예방관리법’으로 나뉜다.”

초창기 안아키 카페는 어땠나.
“여러 가지 질환과 증상에 대한 자연치유법과 더 건강한 육아를 위한 온갖 노하우를 공유했다. 특히 면역력을 높이는 발효식 레시피를 연구했다. 처음으로 식혜를 만들어본 엄마들은 발효식이라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쉽고 재미있고 살림살이에 관심과 애정이 가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원형 그대로인 백신 설명서들을 찍어 정보를 공유했다.”

왜 맘닥터 제도를 도입했나.
“안아키 카페로 온 회원들은 모두 자기 아이가 아파서, 아이가 늘 항생제를 달고 살아서, 입원을 밥 먹듯이 하며,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육아를 해오면서 ‘이건 아니다’ 생각하고 검색을 통해 직접 찾아온 보통의 엄마들이다. 그래서 살림맘닥터 아카데미를 통해 맘닥터 제도를 만들었다.”

안아키 카페를 운영하면서 여러 차례 규제를 어겼다.
“법률에 준해서 지난날 내 행위를 해석하자면 그럴 거다. 나는 한번 꽂히면 끝장 보는 학구파 기질이다. 한방을 공부하면서 최대한 한약으로 뭔가 해보고 싶었다. 시골 5일장에 가면 할머니들이 자연산 구기자, 산수유를 판다. 그걸로 한약을 만들려고 하니 유통법에 어긋난다고 해 산에 가서 직접 채취했다. 허가 안 받은 채 규격 에 맞지 않게 유통하면 안 된다고 해서 그것도 그만뒀다.”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전문가 아닌가.
“여태껏 살면서 그런 걸 전문가의 기준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번 일을 겪고 법은 모두가 지킬 수 있는 수준의 합의란 걸 깨달았다. 아무리 자연산 구기자나 산수유가 좋아도 적법한 절차를 밟은 생산자와 유통자가 없으면 현실에선 할 수 없는 거다. 전문가로 살려면 능력, 선의 이전에 그 세계의 질서와 약속을 지켜야 한다. 본의 아니게 위법, 불법을 저질렀다.”

‘신동아’와 처음 인터뷰 당시 “억울하다”고 했는데.
“처음엔 운이 안 좋아서 걸렸다고 생각했다. 일이 진행되는 걸 보니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운이 좋았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반성한다. 막상 수사관이 집을 압수수색하며 내 서랍을 뒤지고 하니까 다리가 막 떨리더라.”

한의학을 공부한 이유는.
“한의학은 섬세하고 미묘하다. 자연은 친한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나는 잠도 별로 없고 부지런한 타입이라 산에 잘 돌아다닌다. 약재를 직접 손으로 만지고 느끼고 냄새 맡는 걸 좋아한다. 수십 년간 직접 약을 지었다.”

한의원과 안아키 카페를 다시 운영할 건가.
“해야지. 나는 뼛속까지 의사다. 이번엔 행정적 절차를 지키겠다. 의료기관 운영자는 법규를 잘 지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심대하게 반성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 고집하지 않겠다.”

안아키 카페 회원들과 연락하나.
“매일 전화, 문자, e메일이 빗발친다. 내가 갑자기 한의원을 닫아서 우리 환자들이 애먹는다. 우리 집 오는 환자들은 다른 데 잘 안 간다.”

음모론을 제기했는데.
“나를 노리는 사람들이 누군지 알고 있다. 처음엔 그들을 원망했지만 막상 일이 진행되는 걸 보니 지금이라도 내 문제를 깨닫고 회복할 여지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계획은.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화상 관련 논문을 써보려고 한다. 내 이론 한 개 정도는 증명해서 사람들에게 내가 의사임을 보여주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백신에 대해서만큼은 제대로 준비해서 문제 제기하겠다. 백신은 내 이익과 관계가 없지만 내 치료와는 절대적인 관계가 있다. 의사의 양심을 걸고 절대 포기 못한다.”

‘신동아’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인가.
“수많은 언론이 나한테 확인하지 않고 보도했다.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취조당하듯 인터뷰를 하는 게 싫어서 내 이야기를 좀 들어주기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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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객원기자|kkh47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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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논란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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