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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판세, 민주당-정의당-진보당 단일화가 가른다

[Special Report | 2024 총선! 부산 광주 대전 인천 울산 ‘금배지’ 향해 뛰는 311人] 5대 1 보수 우세 유지냐, 4대 2 진보 선전이냐

  • 최창환 동아일보 부산경남취재본부 기자

    oldbay77@donga.com

    입력2024-01-1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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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으로 불리지만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공장 등 노조세가 센 지역의 경우 진보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총선에서 승리한 경험도 많다. 21대 총선에는 진보 후보가 분열하면서 보수 후보가 당선했다. 6석 가운데 5석을 보수 후보가 차지했다.

    [+영상] 미리 보는 22대 총선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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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친윤 박성민 재선 도전 확실시

    중구는 울산 정치 1번지이자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으로 불린다. 보수정당 공천장이 당선 보증수표나 다름없다고 할 만큼 보수 강세 지역이다. 국민의힘에선 박성민 의원의 재선 도전이 확실한 상황이다. 박 의원은 중구청장을 두 번 지내고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당내에서 대표적 ‘친윤’으로 분류된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로 꼽힌다. 중구청장이던 2014년부터 당시 대구고등검찰청에 있던 윤 대통령과 친분을 맺어왔다. 그는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초선인 그는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으면서 당내 ‘찐(진짜) 실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 의원과 함께 김종윤 전 정갑윤 국회부의장 보좌관과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이 벌써부터 국민의힘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전 보좌관은 정 전 부의장이 중구에서 5선을 하는 20여 년간 최측근 역할을 해왔다. 정 전 부의장은 김 전 보좌관을 자신의 ‘분신’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울산중구정책연구소’를 열고 중구 구석구석을 누비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정 전 대변인은 1987년 울산MBC 기자로 시작해 서울MBC 런던특파원, 시사제작국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0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청와대 대변인을 맡았다. 21대 총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박 의원과 맞붙은 바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박 의원의 아성을 넘기 위해 김 전 보좌관과 정 전 대변인이 단일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진보 진영의 도전도 어느 때보다 거셀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상 첫 승리를 목표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 오상택 중구지역위원장이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오 위원장은 박태완 전 중구청장과 박향로 전 조직위원장을 제치고 지역위원장을 꿰찼다. 박 전 중구청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진보당은 천병태 전 울산시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남구갑
    이채익 4선 도전이냐, 물갈이냐

    남구갑 선거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정서가 강한 곳으로 평가된다. 이곳에선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선다. 영남권 물갈이론을 등에 업고 울산 지역 후보교체론의 대안 인물의 중심에 선 서동욱 남구청장이 2023년 12월 11일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현직 구청장이라는 인지도와 조직력을 가진 인물이 총선 레이스에서 빠지면서 남구갑을 노리던 출마자들은 내심 반기는 모양새다. 특히 가장 다급했던 이 의원은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가 됐다. 경남 양산 출신인 이 의원은 울산에서 정치적 잔뼈가 굵었다. 재선 남구청장을 거친 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이명박 정부 때 울산항만공사 사장을 지냈다. 이어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남구에서 울주군으로 옮겨 18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당시 강길부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후 남구갑으로 옮긴 뒤 19대부터 내리 3선을 기록하고 있다.

    서 구청장의 불출마로 이 의원 자리를 차지하려는 당내 인물들이 몰려들고 있다. 정치 신인으로 울산시당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욱 변호사는 ‘젊은 피’의 대표 주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남구갑에서 내리 3선을 한 최병국 전 의원의 아들 최건 변호사도 출사표를 던졌다. 허언욱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도 출마를 선언했다. 이 밖에도 박기준 재경 울산향우회장(전 부산지검 검사장), 김영중 산업인력공단 기획운영이사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중앙당 차원에서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 구청장 불출마는 민주당에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보궐선거를 유발하는 서 구청장의 출마를 비판하며 선거 구도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던 전략이 무산됐기 때문. 이런 상황 속에 손종학 지역위원장이 민주당에선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손 위원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시 자유한국당 송병길 후보를 누르고 울산시의원이 됐다. 6·1 지방선거 때도 시의원 후보로 출마했으나, 국민의힘 이장걸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손 위원장은 1호 공약으로 ‘부부 행복 365 출산정책’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이미영 전 시의원도 민주당 주자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남구을
    모든 것은 김기현에 달렸다

    남구을 선거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이다. 가장 큰 관심은 국민의힘에서 총선 위기론이 확산하며 거취 압박을 받은 김기현 전 당대표의 5선 도전 여부다. 김 전 대표의 출마 여부에 따라 울산 정치권의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진 남구을에서 5선 도전 입장이 강경하다. 만약 김 전 대표가 출마 쪽으로 결론을 내리면 국민의힘에선 그에 맞설 인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윤’의 핵심 장재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김 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가 이어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 전 대표가 당의 위기 국면 카드로 용퇴 쪽으로 방향을 틀 경우 무주공산이 되는 남구을엔 본선행 티켓을 둘러싼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최근 강력한 총선 대항마를 잃었다. 남구을이 정치적 고향인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2023년 11월 2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 송 전 시장을 대신한 인물로 박성진 지역위원장이 부각되고 있다. 김형근 울산시당 사회적경제위원장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 출생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진보당에서는 조남애 지역위원장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동구
    진보 분열 땐 권명호 재선 가능

    조선업 노동자들의 표심이 선거를 좌우하는 동구는 총선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의 재선 도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민주당 김태선 지역위원장이 진보와 보수 2강 대결 구도로 만들어 승부수를 띄우는 전략을 쓰고 있어 야권 단일화에 관심이 쏠린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동구는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3파전이 벌어졌다. 당시 민중당 김종훈 후보와 민주당 김태선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가 승리했다. 1위와 2위 간 표차는 불과 3956표, 권 후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38%의 득표율을 기록하고도 국회에 입성해 화제가 됐다.

    따라서 22대 총선 역시 단일화가 관전 포인트다. 동구는 일찍이 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여야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노동계에선 노동당 이장우 울산시당위원장이, 무소속으론 백형록 전 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과 이성호 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김태선 지역위원장이 “인구문제 해결과 조선산업 성장, 안정된 노동환경의 토대 위에 관광 동구의 미래를 그려내겠다”며 출마를 선언하면서 진보 진영의 구도가 사실상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현역 권명호 의원이 경선 없이 당력을 집중시켜 동구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천기옥 전 시의원과 울산시 경제부시장 안효대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남아 있어 최종 후보 구도는 유동적이다.

    19대 총선에선 보수 후보가, 20대 총선에선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으며, 21대 총선에선 민주당과 진보 간 단일화가 결렬되며 보수 후보가 다시 선택받았다. 진보와 보수가 번갈아가며 당선자를 내고 있는 동구에 진보 단일화 바람이 불지가 최대 관건이다.

    북구
    민주당 이성헌 3선 여부 주목

    북구는 민주노총 산하 최대 단일 사업장인 현대자동차가 있어 진보세가 강한 지역구로 분류된다. ‘노동자의 도시’ 북구에서 이상헌 의원이 내리 3선 고지에 올라 울산 첫 민주당 중진 의원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오른 이 의원은 지역 최대 현안인 반구천 암각화 유네스코 등재 추진에 결정적 역할을 한 ‘성적표’가 강점이다. 북구 관내 지형을 손바닥에 그릴 정도로 세밀하게 알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신망 또한 두텁다. 울산의 유일한 민주당 현역으로 당의 전폭적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초의원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검찰이 기소할지가 변수로 남아 있다.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023년 11월 13일 이 의원을 기소 의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의원은 당시 입장문을 내고 “의원직과 정치생명을 걸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민주당에선 이동권 전 북구청장, 이경훈 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박병석 전 울산시의회 의장 등도 자천타천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에선 아직 뚜렷한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23년 6월 울산 북구 당협위원장 공모에 박대동 전 의원과 서진석 보탑건설 대표, 정치락 울산시의원 등 3인이 신청했으나 아무도 발탁되지 못했다. 박 전 의원이 공천을 받으려고 부지런히 뛰는 가운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출마설에도 무게가 쏠린다. 김 청장은 울산 출신으로 학성고를 졸업했다.

    진보당에선 5년 만에 피선거권을 회복한 윤종오 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정의당 김진영 전 시의원도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이 각자 굵직한 후보를 내면서 진보 진영의 표가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는 유리한 선거 구도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과 진보정당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북구청장을 국민의힘이 가져왔다. 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 3당이 단일화를 이뤄낼지가 총선 성패를 가를 것으로 평가된다.

    울주군

    울주군은 울산 유일 도농 복합선거구다. 과거 이곳은 보수층이 두터운 지역으로 분류됐지만, 구영리 등 신도시에 젊은 주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진보층이 탄탄해지고 있다.

    22대 총선에선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 재선에 굵직한 여야 정치인들이 도전하는 구도다. 서 의원은 경찰 출신이다. 2012년 4월 치안감으로 승진해 울산경찰청장, 경기지방경찰청 제2차장,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2016년 12월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2017년 12월 경찰대학장을 끝으로 경찰청을 떠났다. 부산시장을 지낸 국민의힘 서병수(5선·부산진구갑) 의원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서 의원에 맞서 출사표를 던질 국민의힘 주자로는 내리 3선을 한 신장열 전 울주군수, 윤시철 전 울산시의회 의장, 천명수 전 시의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6·1지방선거에서 울주군수 재선에 실패한 이선호 지역위원장 출마가 유력하다. 이 위원장은 군수 시절 만든 조직력을 기반으로 표밭을 다지고 있다. 현재까진 서 의원의 유일한 민주당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도 서 의원에게 다시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첫 관세청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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