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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서울에서 협소주택 짓기

햇살 가득한 보금자리이자 놀이터

마지막 회_ 주택에서 산다는 것

  • 글·홍현경|kirincho@naver.com, 자문·이재혁|yjh44x@naver.com

햇살 가득한 보금자리이자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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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을 짓는다는 건 삶의 큰 변화를 의미한다. 아파트에서 살 땐 전망 좋은 집을 찾아다녔지만, 집을 짓고 살아보니 동네 풍경을 우리가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온다.

사용승인이 났다. 이사도 했다. 겨울, 우리 가족에겐 더 추웠던 지난겨울.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지인들은 이사하고 살기 좋으냐고 묻는다.

“주택살이 어때?” 아파트 살다 와서 불편하지 않으냐는 질문이다. 나는 거짓말 안 보태고 이곳이 천국인 것 같다. 어려움을 겪고 들어온 우리 집은 그야말로 따뜻하고 햇살 가득한 보금자리이자 아이들에겐 놀이터다. 집이 지어지다 마는 건 아닌지 걱정하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그저 눈물 나게 감사할 따름이다. 아이들도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보고 할머니 댁에선 단칸방에서도 살아봐서 그런지 좁디좁은 방이지만 자기 방이 제일 좋단다.



패시브  하우스의  꿈

주택살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관리실이 없어 불편하지 않나, 겨울에 춥지 않나, 이것저것 관리할 일이 많지 않나, 주차가 어렵지 않나.

주택에서 3개월을 살아보니 이 모든 질문에 ‘NO’라고 답할 수 있다. 관리실은 없지만,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듯 남편이 자기 역할을 찾아서 한다. 못도 박고 이것저것 살피고, 심지어 남은 나무로 화분도 만든다. 관리사무실 구실을 남편이 한다.
겨울에 춥지 않고 되레 사방에서 햇살이 들어와 밝고 따뜻하다. 낮엔 화장실 전등도 안 켤 정도로 밝고,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아도 따뜻하다. 3개월 동안 연료비는 아파트에서 살 때보다 오히려 적게 나왔다. 도심에서 최소한의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 첨단 단열공법을 이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를 향한 꿈이 이뤄진 듯하다.



관리할 부분은 있다. 겨울에 눈이 오면 집 앞 도로를 쓸고 염화칼슘을 뿌린다. 우리 집 앞은 특히 경사 골목이라 지나가던 할머니라도 미끄러질까 걱정돼서 눈을 치운다. 눈을 치우고 있으면 큰아이가 나와서 돕는다. 윗집 아저씨가 나오지 않으면 그 윗집 연세 많으신 할아버지 집까지 길을 낸다. 그 나름대로 재미있다.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는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세 번이라서 오히려 좋다. 단, 도로에 쓰레기를 내놓은 모양이 그다지 보기 좋지는 않다. 좋은 공공디자인 정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밖에도 집 안팎 관리라 하면 이런 게 있다. 작게 만들어놓은 화단에 길고양이들이 실례를 하고 모래를 덮어 묻어놓고 간다거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담배꽁초를 도로 아무 데나 버리는 경우가 많아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집 앞 화단이나 도로를 정리하고 쓸어주는 정도의 관리는 한다. 앞으로는 화단에 물주기도 게을리할 수 없을 테니 아이들 용돈거리가 늘 것 같다. 

주차 문제도 아파트 살 때보다 불편하지 않다. 아파트에선 남편이 늦게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원하는 곳에 주차하기 어려웠다. 멀리 세우고 한참을 걸어 들어오는 때도 많았는데 지금은 바로 코앞이다.

그것보다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4층을 오르내리는 게 큰 곤욕 중 하나다. 그런데 이것 역시 공사 중 하도 오르내려 근육이 붙어서인지 못 다닐 정도는 아니다. 계단이 같은 형태로 이어지지 않아서 방문한 분들은 3, 4층이 아니라 2, 3층 아니냐고 의아해하기도 한다.


마을살이의  재미

3월이 되니 산책하는 사람도 늘고 마을에 활기가 돈다. 집을 짓고 나니 재미있는 일도 많이 벌어진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어머, 혹시 ‘신동아’에 연재하는 건축가 아니세요?”

남편과 내가 집 밖에서 어정대고 있으면 사람들이 알은체할 때가 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집 구경을 하고 싶다 하면 선뜻 들어오시라고 한다. 아파트 살 때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광경이 아닌가. 처음 보는 사람을 같은 동네 학부모라는 이유로, 특히 아이라도 함께 있으면 그냥 마음이 움직이니 이상한 일이다.

혜화초등학교 엄마 독서모임을 우리 집에서 하기도 했다. 독서모임 1년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는데 시 낭송회 형식으로 진행했다. 처음으로 모든 회원이 참석했다. 조금씩 가져온 음식을 함께 나누며 책 이야기를 하고 나만의 시를 발표하다 보니 마을살이의 재미가 배가되는 느낌이다.

엘리베이터와 덤웨이터 대신 남편이 대안으로 제시했던 도르래와 철가방을 현실로 만들어보려고 주말에 남편과 함께 을지로에도 다녀왔다. 기계장치에 관심이 많은 남편은 수동으로 해보고 싶어 했는데 결국 모터가 달린 자동 도르래(호이스트)를 설치했다. 남편의 엉뚱한 상상력이 이렇게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이젠 화분도 흙도 쌀도 무거운 장바구니도 걱정 없다.

이사한 후 큰아이 친구들이 집에 자주 놀러온다. 오면 늘 게임으로 시작해 숨바꼭질로 끝난다. 키가 170cm 가까운 중학교 2학년 아이가 숨바꼭질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심지어 천으로 눈을 가리고 3, 4층을 더듬거리며 찾아다니는 모습은 정말 귀엽다. 아이들은 해먹에도 숨고 발코니 의자 밑에도 숨고 욕조에도 눕는다. 그중에서 가장 숨기 좋은 장소는 4층 주방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뒷발코니와 3층 욕실이다. 그곳은 양방향으로 열려 있어 어느 문으로 들어오든 다른 문으로 나가면 그만이라 빙글빙글 돌며 술래를 골려주기 제일 좋은 장소다. 남편은 이렇게 바람개비처럼 빙글빙글 돌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야 놀이터가 된다고. 그러면 아이들이 모인다고.

둘째아이는 언제나 해먹을 차지하고 앉아 천장 끝까지 닿을 듯 그네를 탄다. 다락 구조물을 활용해 농구도 한다. 요즘은 아빠가 남은 나무로 뚝딱뚝딱 임시로 만든 다락에 올라가 숙제도 하고 책도 읽고 TV도 본다. 다락 발코니에서 “엄마, N서울타워도 보이는데 야경 보러와야지?”라며, 무서워서 잘 올라가지 못하는 나를 놀려먹는다.

놀림만 당하다 나도 구청에서 텃밭상자 10개를 분양받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다락 발코니를 들락거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덕분에 오르내리는 요령도 생겼고, 성북동 쪽 전망과 기분 좋은 야경은 덤으로 얻었다.

서울시엔 공동체정원 조성사업으로 꽃이나 나무를 지원해주는 정책이 있다. 10인 이상이 함께 해야 하고 골목을 어떻게 꾸미겠다는 계획서를 내야 한다. 우리 집 골목은 조선시대부터 사용돼온 옛길인 데다, 1층 앞마당 화단과 측면 삼각형 미니 화단이 오픈돼 있다. 골목 내 상습 쓰레기 투척 장소에 화분을 두면 예방 효과도 있다니 겸사겸사 지원해도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슨 나무가 좋을까?’ ‘화분을 누가 들고 가면?’ ‘주변 사람들이 싫다고 치우라고 하면?’ 이런저런 고민을 했지만 그냥 해보기로 했다. 우리 골목엔 소나무·대나무 조릿대로 화단을 꾸민 집이 몇 있는데 그 느낌이 고즈넉한 우리 골목과 잘 맞는다고 생각해왔다. 그 느낌을 잇는 의미로 우리 집 앞쪽 화단은 사사와 불두화를 신청했다. 해가 거의 안 드는 미니 화단엔 무늬맥문동, 쓰레기 쌓이는 곳엔 꽃이 오래 피고 줄기가 아름다운 배롱나무, 그 옆 아치 구조물엔 장미덩굴, 빌라 벽 쪽은 공조팝나무, 줄사철, 으아리 등으로 장식해도 좋을 것 같았다. 흙과 화분도 신청했다.



집짓기의  마무리, 정원

10인을 모집해야 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는데, 시민정원사 수업을 함께 들은 분들과 남편 회사 직원들이 동참해주셨다. 마지막 날 오후 6시 거의 다 돼서 신청서를 넣었다. ‘되면 좋고, 안 돼도 어쩔 수 없고’라는 마음으로.

며칠 뒤 전화가 왔다.
“종로구청 공원녹지과인데요.”
‘아, 됐구나!’
“그런데 화분은 제공하지 못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아~, 어쩔 수 없죠. 화분은 구해보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3월 말 나무 선물을 한아름 받았다. 비가 와서 옮기는 데 애를 먹은 것과 사사 대신 조릿대가 온 것, 흙이 올 줄 알았는데 비료가 온 것, 내가 신청한 것은 반밖에 오지 않은 것 말고는 모두 좋았다. 하늘하늘한 가우라 꽃도 받았으니 꽃이 피면 우리 골목에 봄 느낌이 살아날 것이다.

쓰레기가 쌓이는 장소인 소화전과 의류수거함 옆엔 화분을 두어 황금조팝나무와 덩굴장미를 심었다. 조팝나무가 풍성하게 꽃을 피워내면 웬만한 무신경이 아니고서는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투척할 수 없으리라. 계획했던 자리에 심고 남은 가우라와 조릿대는 게릴라 가드닝으로 동네의 비어 있는 화단을 찾아 심어주었다. 내가 원하는 수종을 다 받은 건 아니지만 이렇게 꽃과 나무를 무상으로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물론 심느라 하루 종일, 앞으로도 물주고 가꾸느라 품이 들 테지만 골목길이 밝아지면 우리 집도 내 마음도 덩달아 화사해질 테니 그것이면 됐다.

앞마당을 꾸몄으니 공사 장비와 자전거가 점령하던 뒷마당도 꾸미고 싶어졌다. 종로5가 꽃시장에 가서 오죽을 사다 심었다. 급할 때는 주차장으로 사용해야 하는 곳이라서 20cm 안팎의 좁고 긴 화단이 되어 나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지금은 1m 정도밖에 안 되는 키 작은 대나무지만 1년만 키워도 2m 이상까지 자란다고 하니 뒷집 빌라 주민들과 답답하지 않게 푸름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이 되리라 기대한다. 조금 따뜻해지면 주차장 블록 사이사이에 제비꽃이나 잔디씨도 뿌려볼 생각이다.

요즘 집안일은 뒷전이고, 날마다 밖에 나와 구부정히 나무와 눈 맞추며 새순을 기다린다. 집을 짓는다는 건 정말 삶의 큰 변화를 의미한다. 아파트에서 살 땐 전망 좋은 집을 찾아다녔지만, 집을 짓고 살아보니 동네 풍경을 우리가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새롭다.



셀프 등기, 이렇게 하세요아파트나 주택을 사고팔 때 등기를 내가 직접 한다는 생각은 못 해봤습니다. 잔금을 치를 때 등기를 하게 되므로 이사와 잔금이 겹쳐 그것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신축 후 하는 등기는 보존등기라고 하는데, 시간도 충분히 있고 간단하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쓰면 30만~50만 원가량 하는 법무사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보존등기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으면 됩니다. 혹시 실수하더라도 구청이나 은행, 등기소에 한두 번 더 가면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1 부가세 환급
모든 공사엔 부가세가 붙습니다. 일반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계획이라면 일부(상가 지분만큼)지만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사용승인 전이라도 임대사업자 등록은 가능하므로 어차피 신청할 예정이라면 미리 신청해 공사비에 대한 부가세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2 취득세 관련 서류 및 영수증 준비
건물에 대한 사용승인이 나면 60일 이내에 취득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취득세를 낼 때는 공사를 한 건축주가 설계 및 감리 계약서, 공사 계약서와 각종 인입비 공과금 면허세 영수증을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구청 세무과에서 관련 서류를 받아 공사 담당자와 함께 준비합니다. 공사의 형태는 직영인 경우도 있고 시공사에 일임한 경우도 있어 각자 상황에 맞게 준비합니다. 내역별로 일목요연하게 문서 파일로 정리해 출력하고 서류 목록 번호에 맞게 영수증에도 번호를 적어 정리해 가면 담당자가 검토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인터넷등기소에서 멸실등기 및 보존등기 시 필요한 서류도 함께 준비합니다. 건물이 공동 소유인 경우엔 상대방의 도장과 위임장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구청이나 등기소에 갈 땐 꼭 지참합니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취득세 감면 정책이 있습니다. 주택 임대 계획이 있다면 사용승인 전 구청에 관련 사항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3 구청에서 할 일
영수증과 서류 준비가 끝났으면 구청 세무과에 가서 신고합니다. 관련 서류를 내면 담당자가 검토 후 취득세 지로를 바로 발부(농특교육세 포함 신고한 공사비의 3.16%)해줍니다. 이때 건축물 대장을 떼어보고 기존 건물이 멸실됐는지 확인합니다. 신축 건물 사용승인이 나고 건물이 건축물대장에 등재됐다 하더라도 기존 건물 멸실 신고 및 멸실등기가 안 됐다면 한 택지에 2개 건물이 함께 있는 꼴입니다. 기존 건물이 멸실되지 않았다면 멸실등기까지 함께 해야 하므로 구청 국토정보과에서 (말소)건축물대장(갑)을 발급받고(500원) 세무과에서 말소용 등록면허세 지로용지를 발급(7200원)받습니다.


4 은행
취득세와 말소용 등록면허세를 은행 창구에서 납부한 뒤 도장이 찍힌 영수증을 챙기고, 등기콜센터(1544-0773)에서 해당 서류와 등기소 위치를 다시 확인한 후 해당 등기소로 갑니다. 인터넷 계좌이체로 납부하면 증빙 가능한 서류를 이텍스에서 출력해야 하므로 번거롭습니다.


5 등기소
등기신청수수료(보존등기용, 말소등기용)를 내고 영수증을 챙겨 등기소 민원상담실에 갑니다. 하나하나 챙겨 잘못된 부분을 고쳐주므로 틀렸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민원상담실에서 정리한 서류를 제출한 후 접수번호를 받아둡니다. 등기가 나기까지는 일주일가량 소요됩니다. 등기 확인증을 받아 옵니다.

참고로, 우리는 보존등기를 신청하고 일주일을 기다렸는데 연락이 없어 알아봤더니 기존 건물이 멸실등기가 되지 않아 보존등기가 보류된 상태였습니다. 건물 말소신청은 공사 중에 하는데, 이게 끝이 아니고 멸실등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됐습니다.




홍 현 경
‘가드너’로 불리고 싶은 전직 출판편집자.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을 20년 동안 해오다 2014년 가을 퇴직했다. 요즘 정원 일의 즐거움에 푹 빠져 ‘시민정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재 혁
‘놀이터 같은 집’을 모토로 삼는 건축가. 재미있는 공간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믿는다.
서울시 공공건축가이자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시행하는 5-star 품질인증위원으로 활동한다. 2004년 신인건축가상, 2008년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프라자 리모델링으로 서울시건축상을 받았다.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yjh4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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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홍현경|kirincho@naver.com, 자문·이재혁|yjh44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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