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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대담

햇볕정책이 北 핵개발 도와 vs 개성공단 같은 곳 늘려야

보수 탈북자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장 vs 진보 탈북자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햇볕정책이 北 핵개발 도와 vs 개성공단 같은 곳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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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정책이 北 핵개발 도와 vs 개성공단 같은 곳 늘려야
북한 3대(代) 권력자 김정은이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20년 넘게 진행해온 비핵화 정책에 조종(弔鐘)이 울린 것.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은 북한의 ‘핵 외투’를 벗기기는커녕 오히려 핵무기 수만 늘려놓았다. 이명박 정부의 압박정책도 북한을 길들이기는커녕 핵 폐기와 관련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채 용도폐기됐다. 박근혜 정부는 신뢰를 대북정책의 키워드로 내놓았으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출발점에 서기도 전에 좌초한 꼴이다.

국내외 전문가가 핵실험 이후의 남북관계 및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의견,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북한 핵실험으로 동아시아 안보 프레임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대북정책, 탈북자 정책을 주제로 ‘보수 탈북자’와 ‘진보 탈북자’의 긴급 대담을 마련했다. 탈북 지식인은 일종의 경계인이다. 남북관계, 대북정책을 보는 시각이 달라 국내외 전문가가 놓친 부분을 잡아낼 수 있다. 또한 결이 다른 직관(直觀)을 제공할 수도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장은 1979년 판문점 인근 부대 소대장으로 근무하다 탈북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가정보원의 대북전략국 등에서 20년 가까이 일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 때는 새누리당 통일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후보를 도왔다.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은 1993년 탈북해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민주당 국회의원의 보좌관 등으로 일했다. 매년 한두 차례씩 북-중 국경을 답사하는 등 통일 문제에 천착해왔다.

북한 40대, 이념에 찌들지 않아



▼ 두 분이 각각 새누리당, 민주당을 지지하는 까닭은 뭡니까.

안찬일 나의 포지션, 나의 개인적 성향, 그동안 한국에서 살아온 과정이 새누리당과 일치합니다.

김형덕 민주당의 대북정책이 옳기에 지지합니다. 결국은 흡수통일을 해야 할 터인데, 그러려면 교류를 늘려 점진적으로 통합해가야 합니다. 북한의 붕괴를 유도하는 쪽으로 정책을 구사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북한이 붕괴하면 재앙이 일어납니다. 시장경제를 학습하게 한 다음 우리 쪽으로 편입시켜야 해요.

▼ 김정은의 정치 스타일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안찬일 올해 신년사를 김일성처럼 직접 발표했습니다. 마이크, 연탁(演卓)도 김일성이 쓰던 것과 비슷하더군요. 김일성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겁니다. 신년사에서 “중요한 문제는 북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해 희망을 가졌는데, 핵실험으로 인해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김형덕 김정은 정치는 한마디로 ‘향수(鄕愁) 정치’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김일성 따라 하기예요.

▼ 기어이 핵실험을 하는 등 북한이 막 나가고 있습니다.

안찬일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위해 국제관계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 아니겠어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한 상황에서 3차 핵실험에 나섰습니다. 핵무기 체계를 거의 완성한 거죠. 그런 연후에 개혁, 개방에 나서려는 게 북한 나름의 로드맵인 것 같습니다.

김형덕 북한이 가진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온탕 갔다, 냉탕 갔다 하니 북한이 극단적 방법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제 또래, 그러니까 40대의 북한 주민은 이념에 찌들어 있지 않아요. 북한을 변화시키는 가장 빠른 길은 자본주의 문화를 퍼뜨리는 겁니다. 한국 정치권이 압박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킬 것인지, 장기적이면서 점진적인 통합을 해나갈 것인지 합의한 후 일관된 대북정책을 구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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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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