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호

후세인 축출 3년, ‘이라크 늪’에 빠져드는 미군

연 100조원, 살인적 주둔비용에 세계 최강국도 휘청

  • 김재명 국제분쟁전문기자 kimsphoto@hanmail.net

    입력2006-04-10 15:15: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3월로 3주년을 맞았다. 이라크 상황이 곧 안정될 것이란 낙관론은 쑥 들어갔다. 이라크는 자칫 내전으로 치달을 조짐마저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을 제2의 베트남 수렁에 빠뜨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구체적인 미군 철수일정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금 이라크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후세인 축출 3년, ‘이라크 늪’에 빠져드는 미군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라크와 관련된 각종 통계를 ‘이라크 색인(Iraq Index)’이라는 이름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지난 몇 달 사이 매달 600~1000여 명의 민간인이 혼란통에 죽었다. 이라크 군경 사망자는 매달 100명 규모. 미군 전사자(질병이나 사고가 아닌, 적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군인)도 지난 2개월 동안 85명에 달한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미군 전사자보다 조금 더 늘어난 수치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몰락하고 3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이라크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다수 시아파와 소수 수니파 사이의 종파갈등이 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지난 2월22일 사마라에 있는 시아파 성지 아스카리야 황금사원이 폭파된 뒤 종파간 유혈투쟁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보름 사이 시아-수니 양쪽의 피가 피를 부르는 보복공격으로 600여 명이 숨졌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병원측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시신이 들어오는 바람에 영안실이 넘쳐 미군이 제공한 대형 냉동차에 시신을 보관했다.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이라크가 지난해 12월 총선거를 치르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차량 폭탄 테러를 비롯한 저항세력의 움직임은 그대로다. 희생자 수도 줄지 않고 있다. BBC 이라크 특파원 폴 레이놀드는 “현재의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몰락 후 최악”이라고 보도했다. 차량 폭탄 테러를 막으려고 바그다드에는 한때 차량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라크는 질색”…탈영병 속출

    이라크의 저항세력은 주로 소수 수니파 민족주의자, 이슬람 국가에서 건너온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이라크 지배구도를 깨뜨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나라를 내전(內戰) 상황으로 몰아가 혼란에 빠뜨리려 시도하고 있다. 쿠르드족, 시아파 성직자들, 시아파 사원을 공격함으로써 유혈보복의 악순환을 일으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량 폭탄 테러 등 무차별 대량살상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군 정보당국이 펜타곤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한 해 동안 저항세력의 공격은 총 3만4131회 발생했다. 2004년의 2만6496건에 비해 29% 늘어났다. 미 정보당국이 파악하는 이들 저항세력의 공격 성공률은 24%에 달한다. 이들이 움직이면 어떤 형태로든 피해자가 생긴다.

    피해자 속에는 미군도 있다. 2005년 미군 전사자는 673명. 2004년 전사자 통계(714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미군 부상자는 29% 줄어들었다(2004년 7990명, 2005년 5639명). 그러나 이는 팔루자 같은 치안불안지역에서 미군이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라크 각지에서 활동하는 반미 저항세력을 뿌리뽑겠다고 나선다면 그만큼 미군 사상자가 늘어나는 구조다.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들의 사기는 말이 아니다. 도로를 순찰하다가 느닷없이 날아온 로켓추진 총류탄(RPG)에 맞아, 또는 순찰차량이 길에 놓인 폭발물을 건드려 터지는 바람에 죽고 다치기 일쑤다. 이라크인들의 눈길도 차갑기 그지없다. 이라크에서 반미 저항세력 소탕작전에 참여했다가 미 본토로 돌아온 병사 3명 가운데 1명은 밤에 잠을 못 이루는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베트남전쟁 참전 병사들에게 많이 발생했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이 이라크 참전병사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엔 “이라크엔 죽어도 못 가겠다”며 탈영하는 병사가 늘고 있다. 2003년 이라크 침공 이래 3년 동안 명령계통에서 벗어나 사라지거나, 예정된 귀대일에 돌아오지 않은 미군 병사는 적어도 8000명에 달한다(3월 초 현재 육군 4387명, 해군 3454명, 공군 82명. 해병대는 지난해 9월 집계로 1455명). 여기엔 이라크전쟁 초기 6개월(2003년 3~9월)의 집계가 빠져 있다. 따라서 미군 탈영병 수는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엘리자베스 라빈스 육군 대변인의 말처럼 “군대 조직에서 탈영이야 항상 있는 일”이라고 미 군부는 애써 태연한 척한다. 그러나 탈영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미군에는 강제 징집된 젊은이가 없다. 모두 지원병이다. 탈영병은 베트남전쟁 때도 많았다. 그렇지만 그때는 징병제가 엄격하게 시행되던 시기였다. 이라크전은 ‘미국이 이길 수 없는 전쟁’이란 생각이 미군 장병들 사이에 퍼지면서 탈영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눈덩이 전쟁비용

    미국이 부담하는 전쟁비용은 늘어만 간다. 오는 9월30일로 끝나는 미국의 2006 회계연도에서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비용은 1176억달러에 달할 참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이라크전쟁에 소요된 비용이다. 이라크에서의 비용이 아프간보다 6배 많다.

    2005 회계연도의 998억달러에 비해 2006 회계연도 군사비용이 18%나 증가했다. 펜타곤에 따르면 2006 회계연도엔 인적 비용은 26억달러로 2005년에 비해 14% 줄어들었지만 새로운 군사장비 구입비가 257억달러로 크게 늘어난다(2005년 188억달러). 또한 미 육군의 작전활동 및 유지비용도 465억달러에서 653억달러로 급증했다.

    그래서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 저널’조차 “미군이 베트남전 때에 비해 돈을 훨씬 더 많이 쓰는 전쟁기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의회에선 “펜타곤이 다른 용도의 예산도 ‘긴급 예산’이라는 이름 아래 이라크 전쟁비용으로 전용(轉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월 일어난 사마라 소재 아스카리야 사원 폭발사고 뒤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이라크가 내전상황에 빠져드는 것을 걱정한다. 내전은 ‘석유의 안정적 수급’을 크게 위협하는 일이다. 이라크의 친미 정치지도자들, 이를테면 쿠르드족 출신의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이나 시아파 출신 이브라힘 알 자파리 총리는 “사마라 공격은 반미 저항세력의 계획적 음모”라고 주장한다. 잘마이 칼리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와 조지 케이시 미 주둔군 사령관도 이에 동조한다.

    그렇지만 누가 이 사원을 폭파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대립되는 설이 있다. 하나는 실제로 반미 저항세력이 저질렀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비밀공작팀이 주도했다는 설이다. 이른바 음모론이다.

    미군 당국은 ‘알 카에다의 이라크 지부장’으로 일컬어지는 아부 무사부 알 자르카위 측이 주도했다고 믿는다. 알 자르카위는 수니파 요르단인으로 이라크 시이파를 ‘교활한 적(敵)’으로 여겨왔다. 2년 전 미 정보당국이 입수한 알 자르카위의 편지에는 이라크 시아파를 “넘을 수 없는 장애물이며 숨어 있는 뱀이다. 교활하고 심술궂은 전갈과 같다”고 평가한 구절이 있다.

    ‘오사마 빈 라덴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소개된 이 편지에서 알 자르카위는 자신이 이라크에서 두 종류의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공개적인 전투다. 그 대상은 이라크 주둔 미군과 이교도들이다. 다른 하나는 ‘아군 복장을 한 교활한 적’과의 전투다. 이는 다름 아닌 시아파와의 전투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 비밀 공작팀 배후설’은 이라크의 혼란이 미국의 이라크 주둔을 합리화하며, 이스라엘에 이득이 된다는 논리에 근거를 둔다. 실제로 이스라엘 정보팀은 쿠르드족을 고용해 이라크에서 특수공작팀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3만회 테러, 內戰 직전

    미국은 이라크 내전으로 미군 희생자가 늘어날 것에 대해 우려한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3월9일 미 상원 예산위에 출석해 “만일 이라크에 전면적인 내전이 벌어진다면, 이라크 보안병력(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내전의 불을 끄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최우선 정책은 이라크 내전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내전 확산 쪽으로 번진다 해도 미군이 직접 이라크 내전에 개입할 뜻이 없음을 내비친 발언이다. 그러면서도 럼스펠드 장관은 “지금의 종파간 갈등을 내전으로 보지 않으며, 미군을 비롯한 다국적군과 이라크 보안병력이 이라크를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펜타곤 고위관리들은 내전 위기설이 언론에 의해 부풀려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럼스펠드 장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 등이 이러한 주장을 편다. 럼스펠드는 기자회견장에서 “언론매체들이 최근 이라크 사태의 심각성을 실제보다 과장 보도한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럼스펠드는 이라크에서 내전 발발 가능성이 잠복해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후세인 축출 3년, ‘이라크 늪’에 빠져드는 미군

    2005년 8월31일 이라크 카디미야에서 발생한 시아파 순례자 640여 명 참사사고 희생자들이 병원 바닥에 방치되어 있다.

    1978년 이란에서는 혁명의 기운이 짙어가고 있었다. 당시 테헤란 주재 영국대사 앤터니 파슨스는 본국에 “이란 샤 왕조의 팔레비 왕이 혁명으로 물러날 가능성은 없다. 그는 지금의 정치위기를 극복할 것이다”라는 요지의 전보를 보냈다. 그것은 잘못된 보고였다. 훗날 파슨스는 회고록을 통해 이 판단은 잘못된 정보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고 밝혔다. 테헤란 거리의 살아 있는 정보가 아니라, 팔레비 왕을 우두머리로 하는 샤 왕조의 고위관료들에게서 얻은 낙관론이 판단근거였다. “내전 위기설은 과장된 것”이라는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의 낙관론이 올바른 정보에 근거한 판단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미 군부가 적어도 겉으로는 낙관론을 펴는 데 비해 미 국무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잘마이 칼리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다. 부시 행정부 안에서 대(對)이슬람 강경책을 주문해온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지만 그는 “만약 이라크에서 내전이 벌어진다면, 아프간 내전은 어린애들 장난처럼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철군하면 친미 이라크 정부 위험

    미 정보기관장으로 영전한 네그로폰테의 후임인 칼리자드는 미군의 조기 철수에 반대한다. 미군 철군이 이라크를 내전으로 몰고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내전을 막기 위해 미국은 강력한 미군을 이라크에 계속 주둔시키는 길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보고서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칼리자드가 보는 이라크 상황은 럼스펠드 장관의 낙관론적인 현실인식과 다르다. 그의 어록 중엔 “후세인의 몰락은 종파간 분쟁의 판도라 상자를 연 셈이 됐다”는 발언도 들어 있다(3월초 ‘LA 타임스’기자회견). 그는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이라크 각 종파 사이의 골을 메울 필요성을 느낀다. 그러나 실천이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고민이자 부시 행정부의 고민이다.

    그는 다수파인 시아파를 향해 “수니파를 몰아세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시아파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라크의 혼란상황은 미국과 그 동맹국의 판단을 흐리고 있다. ‘언제 이라크 파병군을 본국으로 불러들일 것인가’라는 핵심적 부분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철수전략(exit strategy)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라크 치안에는 구멍이 뚫렸다. 미군 사망자는 가랑비에 옷 젖듯 2000명이 훌쩍 넘었다. ‘베트남전에선 5만명의 미군이 죽었다’는 사실은 위안이 되지 않는다. 이라크 주둔 외국군은 그 자체가 딜레마다.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군은 이슬람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라크 내 반미 저항세력 또한 미군 철수를 테러의 목표이자 명분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미군은 바로 반미 저항세력의 존재에서 이라크 주둔 명분을 찾는다. 반미 테러리스트와 미군은 서로 싸우면서 의존하는 기묘한 관계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이라크 내 세력균형에서 결정적인 중심이다. 따라서 무작정 철수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라크 주둔 미군이 베트남전쟁 때처럼 “베트남이 어찌되건 미국인 목숨이 더 중요하다”며 ‘나 몰라라 철수’를 감행할 경우 이라크에선 적대세력들 간의 내전이 본격화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이라크 군은 무장 수준에서 바그다드의 친미 정권을 위협할 만하다. 특히 군은 충성도마저 의심받고 있다. 생계유지를 위해 군에 입대한 상당수 이라크 병사는 말이 정부군이지 자신의 종파에 대한 소속감이 훨씬 강하다.

    실제로 이라크에서 내전이 벌어진다면 그 양상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전문가마다 예상이 다르다. 전면전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있고, 갈등 속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게 될 것이란 낙관론도 있다.

    따라서 미국의 핵심인 목표는 ‘내전을 막아낼 정도로 효과적이고 강력한 친미 정부’를 바그다드에 확립해 놓는 데 있다.

    이와 관련, 올해 정식 출범하는 이라크 합법정부를 이끌 인물을 정하는 일은 중요한 문제다. 미국이 선호하는 인물은 이브라힘 알 자파리 총리. 그러나 수니파와 쿠르드족은 그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시아파는 자파리를 대신해 미국이 동의할 만한 마땅한 인물을 찾아내야 하지만 그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래저래 이라크 정부의 출범은 예정보다 더뎌지고 있다.

    이라크는 일종의 정치적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올봄으로 예정된 정부 출범은 6, 7월쯤에야 가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출범 이후 새 정부가 국내 무력 충돌을 완화하고 사회안정을 이룰 것이라는 확신도 아직은 없다.

    美 CSIS의 ‘이라크 정부군 전력 보고서’

    “저항세력과 맞서기 시작…아직은 경무장 수준”
    후세인 축출 3년, ‘이라크 늪’에 빠져드는 미군

    행진하는 이라크 경찰 부대.


    한때 40만을 헤아리며 중동을 호령하던 사담 후세인의 ‘공화국 수비대’는 2003년 바드다드 함락과 더불어 공중분해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같은 해산조치가 미국으로선 뼈아픈 시행착오였음이 밝혀졌다. 예상과 달리 저항세력의 게릴라 활동은 집요하게 펼쳐졌고 수많은 미군이 죽거나 다쳤다. 이라크 정예군이 해산되지 않았다면 그들은 반미 저항세력 소탕에서 커다란 몫을 담당했을 터였다.

    미국은 지난 3년간 새로운 이라크 보안병력을 양성하는 데 힘써왔다. 그러나 장비나 훈련에서 이라크군은 독자적인 작전능력을 갖췄다고 말하기 어렵다. 워싱턴에 자리잡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라크 병력 증강 : 현 상황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 보안병력의 실태를 분석했다. 다음은 그 요지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군, 경찰 등 보안병력은 증강됐다. 이라크 군경은 훈련수준이 전에 비해 높아졌고, 더 나은 장비를 보유하게 됐다.

    미군 훈련교관들이 이라크 각 부대에 배치돼 그들의 훈련을 맡아왔다. 독자적으로 작전을 펼 수 있을 때까지 이라크 군은 미군 전투부대와 짝을 이뤄 함께 움직였다.

    그 결과 이라크 군에는 세 가지 질적 변화가 생겨났다. 첫째는 이라크 군은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둘째,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과 공동작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셋째, 이라크 국방부와 내무부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에 이르렀다.

    2006년 1월 현재 이라크 보안병력 규모는 22만7300명이다. 이 가운데 이라크 국방부의 지휘를 받는 병력은 10만6900명, 이라크 내무부의 지휘 아래 있는 경찰과 그밖의 보안병력이 10만5600명이다. 국방부 소속 병력은 육군이 10만5600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공군과 해군은 사실상 와해 상태다(현재 해군 800명, 공군 500명). 내무부 소속 경찰은 8만2400명이고 유전(油田)지대와 국경선 경비를 맡는 보안병력이 3만8000명이다.

    현재 500~800명으로 이뤄진 130개의 이라크 군 대대(특수부대 포함)가 반미 저항세력 소탕에 나서고 있다. 2005년 10월에 비하면 7개 부대가 늘어났다. 이라크군에 3개 대대로 이뤄진 연대는 2005년 초엔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은 31개가 조직됐다. 사단은 8개가 만들어진 상태인데 목표는 10개다.

    육군 40개 대대가 핵심전력

    이라크군의 독자적 작전능력도 나날이 커지는 중이다. 2005년 3월 반미 저항세력에 맞서 독자적 작전을 펼치는 대대는 바드다드 주둔 3개 대대뿐이었다. 그렇지만 2005년 12월 50개 대대가 그러한 능력을 갖췄다.

    2006년 들어 미군은 처음으로 카디시야 지역과 와시트 지역에서 이라크 사단병력이 작전을 펼 수 있도록 맡겼다. 2006년 2월 이라크 육군 102개 대대 가운데 40개가 주둔지역의 치안을 책임지게 됐다. 이중엔 팔루자, 사마라, 라마디 등 이른바 수니 삼각지대의 치안불안지역도 들어 있다.

    이라크 보안병력의 증강에도 불구하고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이 철수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라크 군은 풀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충성도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수니 삼각지대 젊은이들 가운데 이라크 정부에 충성하는 이를 찾아내 무장시키기가 쉽지 않다. 이라크 군경은 특정 종파를 지지하는 군대가 아니라 이라크 국민의 군이 돼야 한다.

    이라크 보안병력 내부의 부정부패도 간과하기 힘든 수준이다. 특히 이라크 내무부는 부패척결에 성공적이지 못했다. 장비도 아직 열악하다. 이라크 보안병력은 현재 경(輕)무장 수준이다. 저항세력을 압도하려면 중화기가 보강돼야 한다. 이라크 경찰의 전투력은 더 못하다. 경찰도 군 수준의 훈련과 장비를 갖춰야 한다.

    이라크 군경이 이라크 치안을 독자적으로 맡기는 아직 무리다. 2007년은 물론 그뒤 몇 년 동안 미군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