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호

동아일보 창간 85주년 2대 문화행사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입력2005-06-30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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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으로 보는 현대미술 교과서 여행 ‘20세기로의 여행 : 피카소에서 백남준으로’

    동아일보 창간 85주년 2대 문화행사

    피카소의 1924년 작품 ‘기타가 있는 정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소재 스테텔릭 미술관 소장품 71점과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42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추상’ ‘표현’ ‘개념’ 세 가지 키워드로 나뉘어 구성된다.

    나뭇가지의 얽히고설킨 불규칙한 형태도 지극히 단순한 직선과 곡선으로 환원될 수 있다고 믿은 몬드리안, 점선면의 조형 요소들로 세계를 그릴 수 있다고 믿은 칸딘스키, 대상을 바라보는 어떤 고정된 시각도 필요없다고 냉소한 피카소…. 이들의 믿음이 현대 미술사의 가장 큰 흐름인 ‘추상’의 탄생을 가져왔다. 이번에 전시되는 20세기 초 이들의 대표작은 관객에게 회화가 보이는 것의 재현이 아닌 무한한 자유의 공간임을 알게 해준다.

    반면 인상주의에 대한 반항으로 생겨난 표현주의는 사물의 객관적 관찰에 집착하지 않고 개인적이고 개성적인 이미지, 행동, 의미, 소리를 작품에 담아내려 했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색채와 붓질을 구사한 야수파, 촌스러운 색채와 빠른 붓질을 반복한 뉴욕 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의 헤게모니에 도전하면서 회화의 진정한 회화성을 밀고 나간 독일의 신표현주의자들의 작품을 ‘표현’이라는 파트로 묶었다.

    20세기 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대단한 소란을 일으켰던 작가는 아마 마르셀 뒤샹일 것이다. 1917년 유명한 전시회장에 소변기를 버젓이 가져다놓은 뒤샹은 그 가벼운 유머로 기존 예술의 의미, 기능, 역할의 구조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이후 예술은 더는 우아한 형식을 찾아내는 작업이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현대 사회를 직시하고 표상하고 조롱하는 ‘개념’이다. ‘개념’ 파트에서는 1960년대 미국 팝아트, 백남준·브루스 나우먼·길버트 앤 조지의 비디오 아트, 이불의 설치 미술 등 20세기 후기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일시/5월28일∼8월15일·장소/덕수궁미술관·문의/02-2022-0616 www. deoksugung.com

    영국왕실 로열발레단 내한공연 ‘신데렐라(Cinderella)’ ‘마농(Manon)’



    세계 3대 발레단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로열발레단이 10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이번 내한공연에 선보이는 ‘신데렐라’와 ‘마농’은 왕실 전통의 우아함과 화려함이 돋보이는 작품. 다시 버셀, 알리나 코조카루, 타마라 로조 같은 세계적 수준의 발레리나들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천재 안무가로 부르는 프레더릭 애시턴이 이끄는 ‘신데렐라’는 개성 넘치는 인물의 캐릭터와 풍부한 상상력, 경쾌한 해학과 세심하고 절제된 감정 표현이 조화를 이룬 작품. 특히 1인무와 군무가 어우러져 훌륭한 앙상블을 이룬 ‘무도회’ 장면과 신데렐라의 언니들로 분한 여장 발레리노들의 익살스러운 팬터마임 연기를 놓치지 말 것.

    전통적 드라마틱 발레에 사실주의적 요소를 더한 독특한 스타일로 주목받은 안무가 케네스 맥밀런의 ‘마농’은 관능적이면서도 비장함이 흐르는 슬픈 사랑이야기.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마농과 데 그리우의 2인무다.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고 곤두박질치는 두 사람의 몸짓은 이 작품을 관통하는 관능미의 극치를 이룬다.

    ●일시/6월29일∼7월1일 오후 7시30분(신데렐라), 7월2일 오후 7시30분, 3일 오후 3시(마농)·장소/세종문화회관 대극장·문의/02-399-1114∼7 www. sejongp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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