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미녀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마이애미 비치 끝자락에서 카리브 크루즈의 주인공인 보이저호(Voyager of the sea)를 만날 수 있다. 15층 빌딩 높이에 270m 길이의 이 거대한 유람선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풍당당함에 압도된다. 여행가방에 이름을 적어넣는 것으로 시작된 탑승수속은 여행기간에 신분증과 신용카드, 객실열쇠 기능 구실까지 다용도로 사용되는 ID카드를 발급 받는것으로 끝난다.
14만t이 넘는 보이저호에 승선하는 승객과 승무원은 최대 4295명. 그 가운데 승무원이 1181명이라고 하니 보이저호의 호사스러운 서비스를 짐작할 수 있다. 갑판 위에서 실시되는 간단한 안전교육이 끝나자마자 이어지는 환영 만찬은 3시간에 걸쳐 진행되는데, 음식의 질은 물론 종업원의 서비스 자세 역시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초대형 아이스링크와 인공암벽
만찬이 끝나고 뿔뿔이 흩어진 승객들은 밤의 여흥을 즐긴다.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승객은 갑판이나 객실 발코니에서 시원한 바닷바람과 은하수를 벗삼아 시간을 보내고, 장거리 여행에 지친 승객은 사우나와 마사지로 피로를 푼다. 잠시 도박의 세계에 빠져보고 싶은 탑승객을 위해 카지노도 마련되어 있다.
유람선 내에서 열리는 여러 행사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아이스링크와 대형극장에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공연이다. 세계적으로 아이스링크가 있는 유람선은 보이저호를 비롯해 10척이 안 된다. 무대를 중심으로 ‘ㄷ’자 형태로 구성된 객석은 한번에 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크지만 늘 만원이다.
보이저호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데에는 유람선 곳곳의 아기자기한 시설도 한몫 했다. 축구경기장의 세 배가 넘는 면적을 자랑하는 보이저호에는 24시간 어느 때나 이용할 수 있는 미니 골프장을 비롯해 농구 코트와 배구 코트, 탁구장, 다섯 곳에 이르는 실내외 수영장과 여섯 개의 온천, 인라인 스케이트 코스, 산책과 조깅 코스 등이 마련되어 있어 웬만한 스포츠센터를 능가한다.
크루즈 여행이라고 해서 모든 시간을 유람선에서 보내는 것은 아니다. 전체 여행기간 중 3분의 2가량만 선상에서 보낼 뿐 나머지 시간은 다양한 기항지에서 색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일정이 짜여 있다. 카리브 크루즈의 기항지는 어느 곳이나 매력적이지만, 대표적인 곳을 꼽자면 아이티의 라바디와 멕시코의 코즈멜을 빼놓을 수 없다.
카리브 항구의 잊지 못할 매력
라바디는 화려한 색상의 그림을 판매하는 시장이 인상적이다. 너무나 화려하고 섬세해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들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수시로 지갑을 열게 만든다.
코즈멜에서는 멋진 카페에서 차와 음료를 마시며 즐기는 경쾌한 라틴 음악이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비치에서는 수영은 물론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섬 안쪽에는 고대 마야문명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유적지가 있어 인기가 높다.
카리브의 항구들을 누비는 보이저호. 그 위에서 즐기는 다양한 레포츠와 휴식은 진정한 웰빙 여행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준다. 종업원들의 극진한 서비스를 한껏 누리며 쏟아지는 햇살을 즐기다 보면 몸도 마음도 행복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