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0월호

한국 경제 불확실성과의 전쟁 시작됐다

  • 김방희 < 경제 칼럼니스트 >

    입력2005-01-04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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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이 기침만 해도 폐렴에 걸린다는 한국 경제. 미국 테러 대참사는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수출 감소, 유가 상승 보다 더 무서운 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는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다. 낭떠러지를 향해 가는 ‘한국경제호’. 기수를 돌릴 묘책은 있는가.
    모든 종류의 경제 예측은 과거를 토대로 한 것이다. 기상 예보와 흡사하달까. 그런 점에서 미국에 대한 이번 테러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전망하는 것은, 수백년 전의 날씨를 예보하는 것만큼이나 허망한 일이다.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렇게 높을 때, 요령 있는 경제 전문가라면 당분간 입을 다물 것이다. 그 대신 더 많은 정보를 모으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리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처하는 방식 역시 마찬가지다. 더 많은 정보를 탐색하려 드는 대신 많은 경제적 결정들을 뒤로 미룬다. 소비자들은 소비를 늦추고, 기업은 투자 결정을 미룬다. 불확실성이 경제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경제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이렇게 나빠진 경제 심리는 다시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경제학자들은 전통적으로 이런 메커니즘을 ‘기대(期待·expectation)’라는 말로 설명해왔다. 현대 경제학계는 기대가 실제 경제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규명하는 데 힘을 쏟아 왔다.

    이번 테러 사건의 경제적 영향 예측 또한 경제 주체들이 어떤 기대를 가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테러 사건의 당사국이 아닌 우리로서는, 물리적 피해를 비롯해 경제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따라서 그보다는 우리 경제 주체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에 어떤 자국을 남길 것인지를 규명해야만 한다. 테러 사건으로 우리 소비자들은 전보다 소비를 덜 하게 될 것인가, 기업들은 투자를 줄일 것인가, 이런 움직임은 금융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또 환율·수출·유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로서 변화의 폭을 점치기는 어렵다. 그러나 방향을 예상할 수는 있다. 분명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미국에 대한 테러 사건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부정적 기대가 형성됐다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다. 물론 경제의 미치는 충격의 정도를 단언할 수는 없다. 이는 향후 미국 정부가 어떤 규모로, 얼마나 보복 공격을 감행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만일 미국의 조치가 이번 테러의 배후 조종자로 꼽히는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 및 사살, 또 그를 도운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공습에만 국한한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의외로 미미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미국이 벌집 쑤셔 놓듯 이슬람 세력 전체와 맞서게 된다면? 이런 ‘문명 충돌 시나리오’ 아래서는 당장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뛰는 등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가 될 것이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의 전철을 되밟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를 미국의 공적(公敵)으로 상정한 후 이들을 공격하는 데 임기 후반을 다 써버렸다. 경제는 뒷전이었다. 걸프전 승리로 국민의 인기는 얻었지만, 그 대가로 90∼91년의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어야 했다. 당시 대선 캠페인 기간 중 민주당이 내놓은 표어, ‘문제는 경제야, 멍청아!’(It’s a economy, stupid!)’는 이 점을 조롱하는 것이었다.

    세계 경제 동시 불황(synchronized slump)의 문턱에 직면해 있던 부시 행정부는 이번 사건이 발발하기 직전, 경제를 교육에 앞서 최우선 국가 의제로 올려놓으려던 참이었다. 따라서 이번 사건으로 경제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느냐가 향후 미국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는 수출에 경제의 절반 이상을 의지하고, 그 가운데 약 20%를 미국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다.

    두 번째로 확실한 것은, 이번 사건의 경제적 영향은 단기적으로 보느냐 장기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부정적 영향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초기의 충격이 클 뿐, 거기서 벗어나면 우리 경제도 서서히 정상화할 것이다. 악몽은 점차 잊혀지고 사람들은 다시 비행기를 타기 시작한다. 소비를 시작하고, 투자를 집행한다.

    1990년 걸프전이 좋은 예다. 걸프전 발발 초기에는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증시가 폭락하는 바람에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컸다. 그러나 걸프전이 조기에 미국의 승리로 끝나자 상황은 달라졌다. 국내 건설업계에선 심지어 이라크의 종전(終戰) 복구 수요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걸프전이 우리 경제에 끼친 부정적 영향은 예상만큼 크지 않았다.

    미국 언론은 이번 사건을 제 2의 진주만 사건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번 테러를 전쟁 행위로 규정한 부시 정부의 태도에 비춰볼 때 이는 적절한 비유다. 만약 보복 공격이 걸프전보다 더 큰 규모로, 장기에 걸쳐 이뤄진다면? 비록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이런 확전(擴戰) 시나리오도 우리 경제에 치명적이지만은 않다. 실제로 태평양 전쟁 초기 충격을 입은 미국 경제는 시간이 흘러 군수 물자 동원 체제로 인한 특수(特需)로 호황을 누렸다. 이번에도 미국의 수요 확대로 인한 수혜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이 우리 경제에 끼칠 영향을 이해하자면, 현 상태를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가 동시에 침체할 기미를 보이면서 회복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기업과 금융기관 구조 조정 역시 미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현재 크게 고조된 상태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건은 우리 경제로서도 최악의 타이밍에 벌어졌다고 할 만하다.

    외환 위기는 극복했지만 경제의 체질 개선에는 실패한 마당에 벌어진 예기치 않은 이 사건으로, 우리 경제의 변동성(vo latility)은 크게 증가했다. 사실 이 점을 빼놓고는 사건 이후 3일간 우리 주식 시장에서 벌어졌던 ‘이상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다. 3일간 우리 증시는 세계 최고의 등락폭을 기록했다. 사건 후 첫 거래일에는 최악의 폭락을, 반면 이튿날에는 가장 두드러진 반등을 보였다. 보복 공격의 우려감이 짙어진 그 다음날은 다시 크게 떨어졌다.

    그렇다면 왜 우리 주식 시장은 사건과 동시에 세계 증시의 평균 낙폭인 6%의 두 배 가까운 폭락세를 보인 걸까. 미국 및 세계 경제에 대한 의존도로만 설명하기는 힘들다. 어느 모로 보나 우리의 상황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미(對美) 의존도라면 멕시코와 캐나다, 대외 의존도라면 싱가포르나 대만이 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다.

    어쩌면 가장 큰 원인은 우리 주식시장만의 ‘특수한 상황’인지도 모른다. 우리 주식시장은 8월 한 달 가까이 세계 증시 동조화의 움직임에서 벗어나 있었다. 동시 불황에 대한 우려로 세계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우리만은 유독 밀리지 않았다. 이는 대형 부실기업의 처리가 임박하면서, 외국 투자가들이 상대적으로 우리 경제를 신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러 사건으로 다급해진 외국인 투자가들은 사건 소식을 접하자마자 1천억원 이상의 순매도에 나섰다. 이것이 우리 주식 시장의 낙폭을 크게 한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그러나 이 역시 우리 금융 시장과 경제 전반의 변동성이 커진 것을 입증하는 한 예에 불과할 따름이다. 수술중인 환자는 조그만 외부의 충격에도 크게 움츠려 들거나 외마디 비명을 지르게 마련 아닌가. 흔히 경제를 흐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경제는 어떤 계기를 통해 크게 출렁인다. 이 때문에 한 나라의 경제 모델에서 외부 충격(external shock)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고 복잡하다.

    테러 사건이라는 충격으로 인한 우리 금융시장의 동요는 크지만 단기적이다. 테러 사건으로 중단됐던 미국 증시의 개장과 함께 우리 금융 시장도 당분간 미국의 흐름을 그대로 쫓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수출과 유가를 통해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은 비록 당장 눈에 띄지 않을지는 몰라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이번 사건이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로는 대략 두 가지다. 우선 미국 경기와 세계 경기가 더욱 침체하면서 우리 수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것. 이 사건 이전에도 우리 수출은 4개월 연속, 그것도 날이 갈수록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9월 이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져 왔다. 테러 사건 이후 수출 감소폭은 전보다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환율 변화가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테러 사건으로 미국의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해외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현실감을 잃은 분위기다. 무엇보다 미국 달러화의 약세가 점차 진정되고 있는 데다, 설령 계속 약세를 보인다고 해도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 뿐 아니라 일본 엔화에도 비슷한 정도의 약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주요 시장을 무대로 40% 이상의 품목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엇비슷하게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이번 테러 사건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보다 직접적일 것이다. 석유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상승해도 2억달러 가량의 무역수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만일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보복 공격에서 그치지 않고 중동 문제에 적극 개입해 분쟁을 확대할 경우, 국제 유가는 급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減産) 결정으로 배럴당 30달러에 육박했던 지난해 하반기 상황이 재연될 지도 모른다. 당시 유가 급등은 미국 포드 자동차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 선언과 함께 우리 경제의 변동성을 크게 높여 놓았다. 외환 위기 후 처음으로 시중에서 ‘제 2의 위기’ 얘기가 나온 것도 이 때였다.

    테러 사건으로 인한 수출 감소 효과와 국제 유가 상승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고민 거리는 경상수지 흑자를 앞으로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 올해 1백억달러 흑자 목표 달성은 고사하고, 흑자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경상수지 흑자는 우리나라가 최근 외환 위기 초기 징후를 보인 아르헨티나나 터키, 일부 동남아 국가들과 결정적으로 차별되는 점이었다. 나라 안팎의 투자자들과 국제 기구, 신용 평가 기관들은 이 점을 매우 중요시했다. 다른 국가들이 줄곧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해온 반면 우리는 외환 위기 이후 계속해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해왔다. 문제는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느냐이다.

    우리 수출과 유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구체적인 데 반해, 이번 사태로 이득을 얻을 국내 산업과 기업은 뚜렷이 떠오르지 않는다. 미국의 보복 공격 대상과 규모, 기간이 아직 분명히 정해지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다만 과거 걸프전의 예를 통해 건설 업종과 일부 방산(防産) 업종의 수혜를 점치기도 한다.

    우리 정부는 이번 테러 사건 전부터 경기 침체를 우려해왔다. 이 때문에 3단계 대응책(contingency plan)을 마련하고, 그 중 일부를 이미 실행하고 있다. 재정의 조기 집행을 통해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는 등 지금까지 써온 것은 2단계 조치. 3단계 대응책은 향후 세계 경제가 본격적으로 동시 불황에 빠질 때를 대비해 마련한 것이다. 핵심 내용은 논란 많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포함해 공격적인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이다. 이미 정부는 3단계 대응책의 부분적 실시를 시사해왔다.

    김진표 재정경제부 차관이 단장을 맡고 있는 비상대책반은 3단계 대응책 외에 석유수급조절명령권과 같은 비상 조치들을 추가로 마련하고 있다. 비상대책반의 일원인 재경부 박병원 경제기획국장은 “4단계 대응책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테러 사건으로 인한 상황 변동에 대비해 각종 대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기존 대응책을 대폭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경기 활성화 정책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무역·자본시장에서 우리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데다, 70년대 이후 최초의 세계 경제 동시 불황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의 효과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규모 공적 자금 투입과 저금리 정책으로 현재 재정 및 통화 정책의 여력은 크지 않은 편이다.

    물론 정부로서는 적자 재정을 감수하면서라도 적극적인 재정 지출과 감세 정책을 펴고자 하겠지만, 이는 정치적인 걸림돌이 많아 실행이 쉽지 않은 문제다. 결국 이번 테러 사건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단기적 동요는 곧 가라앉겠지만, 세계 경제 동시 불황의 가능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 점은 낭떠러지를 향해 가는 배의 비유로 설명할 수 있다. 낭떠러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물살이 급해지는 지점이 있다. 이 지점 자체로만 보자면, 사실 덩치 큰 배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지점을 통과하면서 추락하는 데 속도가 붙는다. 물론 이 지점쯤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전력을 다해 배를 돌릴 수도 있다. 선장의 리더십과 모든 선원의 협력이 절대적이다. 선장격에 해당하는 미국이 사태 해결에 미온적이라면, 국제 경제는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위기의 ‘세계경제호’에 승선해 있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 비유를 적용할 수 있다. 세계 경제를 탓하고만 있는 것은 문제를 모두 강의 물살 탓으로 돌리는 격이다. 그렇다고 상황이 나아질 리는 만무하다. 경제 활성화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역시 선장 혼자 배를 돌리려는 노력에 다름 아니다.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연히 모든 선원은 배를 돌리기 위해 한 마음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에서 가장 불확실한 요인은 대형 부실 기업의 향배를 포함한 기업 구조 조정의 성패다. 이를 감안하면, 그 동안 진행해온 구조 조정을 성공적으로,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그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대외 여건이 아무리 나빠져도 우리 경제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당장 3% 안팎의 실망스러운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다 해도 계속해서 우리 경제가 성장하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만일 구조 조정 마무리에 실패한다면? 세계 경제가 동시 불황의 문턱에서 돌아서 점차 회복된다 하더라도, 우리 경제는 주기적으로 불안해진다. 대외 경제 여건이 조금만 나빠지면 기업이 흔들리고, 이는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질 것이다. 지난해 9월 이후 경험한 과정을 주기적으로 반복 경험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물론 대외 경제 여건이 엄청나게 나빠지면, 그 때는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극심한 저성장이나 성장 정체 상황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번 테러 사건으로 다시 많은 사람들은 ‘제 2의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닌가 내심 불안해하고 있다. 만일 제 2의 위기가 온다 하더라도, 한시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인 이번 테러 사건 탓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그 때 위기는 과거와 같은 외환 위기가 아니라 극심한 저성장 혹은 성장 정체의 형태를 띄게 될 것이다. 이는 외환 위기처럼 경제에 단기간에 큰 상흔(傷痕)을 남기지는 않지만 서서히, 보다 오래 동안 우리 경제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치 미국 정부가 테러 지원국과의 한판 승부를 준비하듯, 우리 경제는 이미 불확실성과의 전쟁을 시작했다고 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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