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으로 신종 플루를 ‘대유행(pandemic)’ 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한 것은 올해 6월11일. WHO가 41년 만에 처음으로 대유행 경보를 발령한 순간이었다. 신종 플루는 이후 북반구에서 본격 추위가 시작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각국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신종 플루 대전(大戰)’을 소개한다.
최근 네이버 지식iN에 올라온 질문이다. 요즘 신종 플루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해외여행을 앞둔 사람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해외에서 신종 플루에 걸렸을 경우 치료는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처방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종 플루 감염자나 사망자 통계만을 놓고 보면 현재 미국에서 신종 플루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11월12일 신종 플루와 관련해 충격적인 통계를 발표했다.
미국 내에서 지난 6개월 동안 2200만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돼 이 중 어린이 540명을 포함한 39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것. 특히 사망자 규모는 CDC가 당초 추정했던 1200여 명의 3배가 넘었다. 기존 통계는 보고된 것을 위주로 한 통계인데 실제 보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추정하면 사망자가 3900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 신종 플루와 관련돼 입원한 환자는 모두 9만8000명이며, 이 가운데 3만6000명이 17세 이하의 청소년 또는 아동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18~64세의 연령대에서 2920명이 사망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평균 20만명이 겨울철 유행성 감기에 감염되며 이 중 3만6000명이 사망한다. 하지만 겨울철 유행성 감기는 사망자의 90% 이상이 65세 이상의 노인인 반면에 신종 플루는 어린이 및 청·장년층에 피해가 집중됐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미국에서 최근 3년 동안 계절성 감기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는 매년 78~88명에 불과했다.
미국은 인구가 약 3억명으로 한국의 6배에 달한다. 그런데 11월12일 기준으로 한국의 사망자수는 64명. 신종 플루 사망자는 미국이 한국의 60배에 달한다. 한국에서 미국 비율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면 거의 700명에 달한다. 만약 한국에서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700명 정도까지 발생했다면 패닉 수준의 혼란의 빠졌을 것이다.
최대 사망자 발생한 미국
그런데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아직 사회 전반적으로 ‘공포의 확산단계’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국가비상사태는 거점병원 지정 등 한국은 이미 해오고 있는 조치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동아일보 하태원 워싱턴특파원은 “정부나 언론이 신종 플루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보도는 자주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처럼 매일 사망자 통계가 발표되지 않고 있으며, 거리에 마스크를 쓴 사람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 미국 언론은 사회 전체를 혼란에 빠지게 할 내용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보도하는 관행이 정착돼 있다. 예를 들어 이라크전쟁만 해도 미군 희생자가 4200명 안팎에 달하고 비판여론도 높지만 이것 때문에 국가 기간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다.
실제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 미국 주요 언론에서 신종 플루 기사는 주요 기사가 아니다.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의료보험 개혁안, 실업, 경기회복 여부 등이 지금 미국 사회의 주요 어젠다다.
모든 뉴스를 기사가치와 건수를 기계적으로 분석해 배치하는 구글 뉴스페이지를 방문해도 신종 플루 뉴스는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시작 페이지에 배치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신종 플루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언론보도도 백신에 대한 보도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데 오바마 정부가 이를 은폐하고 있다”는 글이 퍼지면서 백신 접종을 받지 않겠다는 미국인도 상당수에 달한다. 특히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정부가 개인의 영역에 개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느끼는 보수논객들은 이 같은 ‘백신 음모론’을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AP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18~24세 연령대의 응답자 16%만이 예방접종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을 필두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과거 카트리나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큰 곤욕을 치른 것처럼 신종 플루 사태에 대한 대책이 잘못될 경우 향후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임산부, 어린이 등 고(高)위험군은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홍보를 적극 전개하고 있다.
또 재빠르게 신종 플루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별도 정부 홈페이지(flu.gov)를 만들어 홍보에 진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세서미스트리트’의 인기 캐릭터가 ‘기침할 때에는 손으로 입을 막는 대신 옷소매에 대고 해야 한다’거나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도록 하는 등 전방위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은 미국인들 사이에 가능한 한 백신을 맞는 게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 안전성 논란
동아일보 하태원 특파원은 “만 두 살짜리 세 쌍둥이 자녀가 있는데 처음에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아 백신 접종을 보류했는데 그 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발표를 듣고 백신을 접종했다”며 “현재 3명 중 2명에 대한 접종을 마쳤다”고 전했다.
미국은 3세 이하 어린이 등 우선 접종자 순서를 분류한 뒤 순서대로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AP에 따르면 11월 초 기준으로 어린이의 경우 지금까지 6명 중 1명꼴로 접종을 마쳤다.
11월12일 기준으로 미국이 확보한 예방접종 백신도 4200만명 분으로 당초 예상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편이다. 이 때문에 오바마 정부가 백신생산 예상량을 너무 낙관적으로 추산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지만 백신 대량생산에 걸리는 기간이 워낙 길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있다.
감염 확산으로 근무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11월9일자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신종 플루 확산으로 재택근무방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본인이 신종 플루에 감염됐거나 혹은 자녀의 감염으로 학교에 가지 않는 자녀를 집에서 돌봐야 할 경우 휴가를 내는 대신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다. 특히 노트북과 e메일 확인이 가능한 휴대전화‘블랙베리’가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전문직과 사무직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근무 효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도 이런 제도의 도입을 가능케 했다.
연방정부도 이 같은 방식의 재택근무를 장려하는 추세다. 의회 또한 이런 제도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하원의 교육노동위원회는 15인 이상 사업장을 상대로 신종 플루 등 전염병 감염자들에게 연간 5일 한도 내에서 유급휴가를 주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상정,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인 중국의 신종 플루 대처는 ‘뉴스’다. 신화통신은 중국 정부 발표를 인용해 11월11일 중국 본토에서 6만2800명이 감염됐고 사망자가 36명이라고 발표했다. 미국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인구 12억명인 중국에서 신종 플루 사망자가 36명인 반면 인구가 3억명이고 이른바 의료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사망자가 3900명이라는 사실을 비교해보면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신종 플루가 미국과 멕시코 등에서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의 선방
그런데 중국이 발표한 ‘사망자 36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해도 중국이 이번 신종 플루에 대해선 상당히 잘 대처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2003년 중국은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SARS·사스) 사태 때 질병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늑장 대처하는 바람에 800명가량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뉴욕타임스’는 11월12일 이와 관련해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신종 플루 대응책을 시행해온 가운데 중국 및 외국의 보건 관계자들은 중국의 대응책이 신종 플루의 확산을 더디게 하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에 들어오는 비행기에서 신종 플루 증상을 보이는 승객이 발견되면 비행기 승객 전체를 격리하고, 지방 정부에서는 학교에서 신종 플루 기미가 보이기만 하면 휴교 조치를 내리는 등 신종 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왔다.
실제로 지난 7월에는 미국 오리건주 학생 65명이 중국을 방문했다가 신종 플루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이 베이징 공항 등에서 두 차례에 걸쳐 12일간 격리 조치를 당한 뒤 미국으로 돌려보내지는 일이 발생해 미 정부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올해 초 홍콩의 한 호텔에서 멕시코인 신종 플루 감염자가 확인되자 중국 정부는 멕시코인을 격리하는 한편 멕시코에서 출발하는 상하이행 항공편을 중단시키면서 멕시코 정부와 외교마찰을 빚기도 했다.
중국은 8월까지 국경에서 감기 증상을 보이는 입국자 5600만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에 따르면 10월까지 2046명의 미국인이 격리조치됐고 이 중 215명이 신종 플루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중국의 이런 강력한 신종 플루 대응은 국제사회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중국 내에서 신종 플루 확산을 막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대륙에 추운 날씨가 본격화하면서 신종 플루 감염자가 늘기는 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신종 플루와의 전쟁에서 ‘대단한 선방’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인구대국이라는 점과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여건이 비슷한 인도의 사망자 수가 500명을 넘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성과는 대단한 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베이징사무소의 마이클 오리어리 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이 서로 다른 대책을 취하고 있고 어느 것이 가장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은 매우 잘 대처해왔다”고 평가했다.
외국 정부 관계자들도 중국이 신종 플루에 관한 정보를 적극 공개하는 등 2003년 사스가 중국에 창궐했을 당시 보여줬던 폐쇄적인 접근법과 대비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신종 플루와 관련해 별도 영문기사란을 만들어놓고 세계 각국의 신종 플루 뉴스와 정보를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중국이 지금까지는 신종 플루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요인인 여름철 더위와 방학 덕을 봤을 수도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대책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신종 플루 백신과 관련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는 인정할 점이 많다는 것은 대부분 수긍하고 있다. 중국이 신종 플루 예방백신 개발과 생산에 신속하게 나섬으로써 조기에 백신 대량생산이 가능해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접종에 나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의료 및 방역시스템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일본의 경우 신종 플루와의 전쟁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1월10일 기준으로 사망자 수가 54명. 인구가 1억2000만명으로 한국의 두 배 이상이지만 아직까지 사망자 수는 한국과 비슷한 추세로 가고 있다.
위생과 건강에 민감한 국가답게 마스크를 한 채 거리를 다니는 일본인도 많다. 일본 보건 당국은 신종 플루에 감염된 숫자를 50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그런데 신종 플루에 감염돼도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자각 증세조차 없이 자연 치유되고 일부만 콧물 인후통 같은 약간의 증세를 보이지만 병원에 가지 않고도 치유되고, 10% 정도만 본격적인 증세를 보인다는 것.
신종 플루 백신 접종은 10월19일부터 시작됐으며, 정해진 우선 순서에 따라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 언론도 보도 태도가 차분하다. 신종 플루가 올 봄 처음 발생했을 때에는 대거 보도했지만 신종 플루가 전염성은 빠르지만 증세가 약하고 고위험군에게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종 플루 피해 보도를 자제하는 편이다.
심상치 않은 우크라이나
유럽은 대체적으로 감염 추세, 환자 발생, 정부 대응 등에서 비슷한 편이다.
동아일보 송평인 파리특파원은 “프랑스에서는 10월24일 이후 10일 동안 방학이었다”며 “학교가 모두 쉬었기 때문에 감염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심한 열이 나면 병원에서 타미플루를 처방하는 등 다른 국가와 큰 차이가 없다. 프랑스에서는 친구끼리 뺨을 비비는 인사를 많이 하는데, 이런 인사를 당분간 해서는 안 된다는 가정통신문이 왔다”고 전했다.
한편 추위가 본격적으로 오면서 유럽에서도 신종 플루 사망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그 기세가 북유럽까지 확산되고 있다.
핀란드 사회보건부는 11월12일 성명을 통해 신종 플루 확진 환자가 총 2940명이며 확인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환자 수가 수만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신종 플루가 핀란드 전역으로 확산됐다고 밝혔다.
한 주 만에 신종 플루 환자 수가 두 배로 늘어난 스웨덴에서는 백신 접종 대상을 영·유아층까지 확대했다.
한편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유럽 31개 국가에서 지난주 발생한 신종 플루 사망자가 84명에 달해 전주(43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11일 발표했다.
ECDC는 자체 웹 사이트를 통해 유럽 31개 국가의 최근 5주간 신종 플루 희생자가 12명, 24명, 49명, 43명, 84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면서, 주말까지 유럽에서 발생한 신종 플루 사망자는 영국 155명, 스페인 73명, 이탈리아 31명, 프랑스 30명 등 총 414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 중 신종 플루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영국에서는 지난주에도 사망자 증가세가 계속됐지만, 신규 감염자 발생 속도는 둔화됐다.
국가별로는 우크라이나의 신종 플루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해외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1월 초 기준으로 26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런데 정부가 백신은 물론 항바이러스제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데다 일부 대선후보들이 이번 신종 플루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공포가 급격히 확산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신종 플루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공포는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3주간 모든 학교 휴교조치, 여행 및 대선 유세를 비롯한 공공 모임 제한 등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러시아와 슬로바키아 등도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국경 일부를 봉쇄하고 차단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약국에 관련 의약품이 동났고 병원에 입원실이 부족하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내년 1월 대선을 앞두고 일부 후보들이 이번 사태를 선거에 이용하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한편 WHO는 전세계적인 신종 플루 상황을 주 단위로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11월6일 통계에 따르면 신종 플루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는 6071명이다. 대륙별로는 미주지역 사망자가 4399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1159명(동남아 661명+서태평양 498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유럽은 300명이었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사망자는 각각 137명과 76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신종 플루로 인한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WHO의 추산이다.
인류, 이번에는 승리할까
인류는 지난 세기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몇 차례 전쟁을 치른 바 있다. 스페인독감(1918년) 때에는 4000만~5000만명이 사망했다. 아시아 독감(1957년) 때에는 100만~400만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홍콩독감(1968년) 때에는 전세계적으로 약 100만명이 사망했다.
2009년 시작된 신종 플루에 대해 세계 각국은 아직까지는 선전하고 있다. 과거보다 훨씬 좋아진 의료체계 및 위생시스템, 백신 및 치료제의 개발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아직 방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타미플루에도 듣지 않는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가능성 등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