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의 진화가 놀랍다. 펑크가 나도 스스로 구멍을 때우는 타이어가 등장했고, 긁힌 자국도 스스로 감쪽같이 지워버리는 페인트도 있다.
-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스스로 가다 서다를 반복할 수 있는 크루즈 컨트롤 기술도 확산되고 있다. 레이더가 장착돼 있고, 음주한 뒤에는 시동이 걸리지 않고, 정체 구간에서는 날 수 있는 자동차도 등장했다.
테러푸기어(Terrafugia·라틴어로 지상 탈출을 뜻함)라는 미국 회사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트랜지션(Transition)을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이다. 예상 가격은 12만5000~16만 파운드(한화 약 2억3000만~2억9000만원). 밴 크기의 자동차인 트랜지션은 비행기 형태로 전환하는 데 30초가량 걸리고, 휘발유 연료를 가득 채우면 724km 정도를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테러푸기어는 1년에 200대 정도의 트랜지션을 생산할 예정이다.
어디 이뿐이랴. 연일 쏟아져 나오는 자동차의 흥미로운 신기술들은 운전자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운전자가 술 먹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자동차도 조만간 시장에 선보일 듯하다. 현재 미국 고속도로안전청과 자동차 업체의 지원을 받아 연구자들이 개발 중인 이 콘셉트카는 내장된 레이저·적외선 센서가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자동으로 감지해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나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미 실용화된 신기술들도 이에 못지않다. 펑크가 나도 스스로 구멍을 때우는 폭스바겐 타이어가 등장했고, 긁힌 자국도 스스로 감쪽같이 지워버리는 인피니티 자동차 페인트도 있다. 레이더가 장착된 벤츠,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스스로 가다 서다를 반복할 수 있는 현대 신형 그랜저에도 눈길이 간다. 스마트폰 시대에 맞게 인터넷이나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동차를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요즘 각광받는 새 기술들을 모았다.
저절로 움직이는 크루즈 컨트롤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차가 일정한 속도로 안전운행을 한다면 운전자의 피로도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런 기술을 크루즈 컨트롤(Cruise Control)이라 하는데, 요즘 이 기술이 적용된 차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현대 5G 그랜저(HG; 3112만~3901만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Smart Cruise Control)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존 시스템보다 한층 더 똑똑해졌다. 자동 속도조절뿐 아니라 전방의 목표 차량과 간격을 자동으로 유지해준다. 이번에 현대자동차 최초로 신형 그랜저에 탑재된 SCC는 정체구간(10km/h 이하)에서 기능이 자동 해제되던 기존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의 작동원리가 흥미롭다. 차량 앞부분에 있는 레이저 센서가 차간 거리를 실시간 측정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에 맞춰 엔진과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제어된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서 특히 안전한 운행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앞차가 정지하면 따라 정지했다가 3초 안에 다시 출발하면 정지해 있던 차가 스스로 움직인다. 단점은 심하게 굽은 길에서 센서가 상대차를 감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18일 김해공항에서 거가대교를 타고 거제도까지 신형 그랜저를 시승할 기회가 있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키고 일부러 옆 차선에서 달리는 자동차 쪽으로 스티어링휠(steering wheel·운전대)을 잡아 돌리자 브레이크가 잡히는 느낌이 왔다.
아우디 뉴 A8(1억4000만원)의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ACC)이나 BMW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뉴 그랜저의 기능과 비슷하다. 뉴 A8의 ACC는 시속 210km 범위 내에서 전방 250m까지 앞서 가는 차량에 대해 속도와 접근거리를 조절한다. 앞선 차량이 멈추면 뉴 A8도 정지되고, 잠시 멈췄던 앞차가 움직이면 뉴 A8도 자동으로 다시 움직인다. 정차한 뒤 다시 ACC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거나 크루즈 컨트롤 레버를 가볍게 두드리면 된다. ACC의 감각을 담당하는 두 개의 레이더 센서는 일반 차량의 안개등이 있는 양옆 하단의 공기흡입구에 있다.
BMW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할 때 운전대에 강한 진동이 전해진다. K7의 차선 이탈 화면(오른쪽).
자동차가 차선을 이탈할 때 경고하는 기술도 있다. 아우디 뉴 A8의 ‘레인 어시스트’(Lane Assist)는 시속 65km 이상일 때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려 하면 스티어링 휠이 강하게 진동한다. BMW의 ‘차선 이탈 경고 장치’는 시속 70km 이상일 때 방향지시등이나 브레이크 조작 없이 옆 차선을 넘어서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졸음 운전, 차선 급변경 같은 위험 상황을 방지하는 안전장치다. 현재 BMW의 5시리즈 중 530i와 그란투리스모, BMW 7시리즈(1억1990만~2억7700만원)에 적용돼 있다.
벤츠는 차선 이탈 경고장치뿐 아니라 앞차와 원하는 만큼 거리를 유지케 하는 주행보조장치인 디스트로닉(Distronic) 시스템도 갖췄다. 이 시스템은 시속 30~180km 사이로 주행시 마이크로 컴퓨터가 라디에이터 그릴의 레이더 신호를 받아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하고 그 속도를 조절한다.
K7은 좌측의 황색차선을 넘을 경우 중앙선 침범으로 보고 초당 2회의 경보음을 빠르게 울려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또 일반차선을 일정시간 지속적으로 밟거나 이탈하면 초당 1회의 경보음이 울리고, 클러스터에도 경보표시를 해 졸음 운전을 하지 않도록 운전자에게 주의를 준다.
고유가 시대 ‘핫 이슈’ 연비·엔진
엔진은 자동차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그러나 일반인이 엔진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는 건 쉽지 않다. 쉬운 방법은 자신이 타고 있는 기준 모델의 성능을 우선 파악하는 일이다. 그러면 다른 차종의 성능을 짐작하는 게 가능할 것이다.
스바루를 대표하는 핵심기술인 ‘수평대향형 박서엔진’(Horizontally-Opposed Boxer Engine)을 먼저 보자. 서로 마주 보는 엔진의 피스톤이 움직일 때 마치 권투선수가 주먹을 내뻗는 동작과 비슷하다고 해서 ‘박서엔진’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현재 전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 중 박서엔진을 채택한 브랜드는 포르셰와 스바루(일부 경차 제외)뿐이다. 수평대향형 박서엔진은 실린더가 수평으로 배치되며 마주 보는 피스톤이 좌우로 움직이기 때문에 위아래 진동이 없고 무게중심도 한층 낮다. 또한 각 피스톤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는 관성력이 맞은편의 피스톤에 의해 상쇄돼 높은 rpm(분당 회전수)에서도 부드럽게 가속할 수 있다. 포르셰 스포츠카가 커브길에서도 미끄러지듯 달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박서엔진 기술이다.
2011년형 뉴 포레스터에 장착된 3세대 박서엔진은 주행성능을 유지하면서 연료효율성 강화, 가스 배출 절감 등 친환경적인 기능을 갖춘 엔진으로 거듭났다. 2세대 엔진에 비해 연비를 10% 이상 높였다. 스바루의 대칭형 AWD(All Wheel Drive·4륜구동)시스템은 도로 상황에 따라 각 바퀴로 분배되는 토크(torque·구동력)의 양을 실시간으로 조절함으로써 안정감을 주고, 역동적인 운전을 가능하게 한다.
스바루의 3세대 박서엔진.
신형 그랜저에 장착된 람다 3.0 GDI 엔진은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kg·m, 연비 11.6km/ℓ의 성능을 갖고 있다. 기존 람다 3.3ℓ 고배기량 엔진 대비 최고출력은 약 2.2%, 연비는 14.9% 향상됐다. 최대토크는 같은 수준이다.
이 엔진이 작동하는 장면을 연상해보자. ‘고압 직접분사 연소계 시스템’이라는 게 있다. 135bar의 연료압으로 연소실에 연료를 직접 분사해 흡기 효율과 압축비를 증대시키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 때문에 이번 그랜저의 연비가 크게 향상됐다.
‘신형 모닝(TA; 880만~1155만원)’에는 차세대 소형 차량용 엔진인 ‘카파 1.0 3기통 MPI 신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82마력, 최대토크 9.6kg·m로 힘은 약하지만, 연비가 리터당 19㎞나 된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타고 다니던 2009년 모닝에 비해 최고출력은 약 14%, 최대토크는 4.3%, 연비는 6% 향상됐다. 특히 모닝에는 교차로에서나 주행 중 정차하고 있을 때 자동적으로 엔진을 멈춰주고, 운전자가 다시 주행을 원하면 곧바로 엔진이 가동되게 하는 ‘ISG(Stop and Go)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혼다 하이브리드 브랜드인 인사이트(2950만~3200만원)는 가솔린 자동차에 모터와 배터리만을 추가한 ‘IMA (Integrated Motor Assist) 시스템’을 갖췄다. 이처럼 간단한 구조와 원리를 통해 엔진 시스템을 가볍게 하고 운동 성능과 연비를 좋게 했다. 또 이전 세대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IMA 시스템은 엔진이 중심이 되고 모터가 보조하는 ‘병렬 방식’으로 연료를 많이 소비하는 발진 및 가속시에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1.3ℓ의 작은 엔진을 얹은 인사이트의 공식 연비는 23.0km/ℓ다. 가격이 더 비싸지만 1.8ℓ 엔진을 얹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인 프리우스(3790만원)의 연비는 29.0km/ℓ에 달한다.
공인 연비는 자동차회사가 최적의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 도로주행에서는 좀처럼 도달하기 어렵다. 길들지 않은 신차의 경우도 공인 연비까지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아 홍보문구만 보고 덜컥 샀다가 ‘분노’하는 경우가 많다. 연비를 좋게 하려면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준중형 국내 최강자인 신형 아반떼(MD)의 연비는 16.5km/ℓ. 아반떼 HD의 15.2km/ℓ보다 연비를 10% 향상시켰다. 감마 1.6 GDi엔진을 장착했고,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kg·m의 성능을 갖췄다. 이 아반떼는 어떻게 이런 수준의 연비를 갖췄을까.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는 6가지 연비향상 기술을 공개했다. △ECU(엔진 컨트롤 유닛), TCU(트랜스미션 컨트롤 유닛), 에어컨을 동시에 제어해 실제 도로 연비를 높여주는 액티브 에코 드라이브 시스템 △올터네이터 발전과 배터리 충전을 제어하는 발전제어시스템 △올터네이터, 파워 스티어링, 워터펌프, 에어컨, 아이들러 등 엔진 보조기계류의 벨트장력 제어시스템 △타이어가 구르면서 지속적으로 찌그러졌다 펴짐을 반복하면서 생기는 구름(rolling) 저항을 줄인 ‘저구름 저항 타이어(LRR)’ △모터에 의해 구동되는 파워스티어링 △공기저항계수와 양력성능 향상을 위한 곡선 디자인(Fluidic Sculpture) 등이 그것이다.
자동 주차보조기술
5G 그랜저의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FDCG)
2003년 토요타 하이브리드 프리우스에 세계 최초로 자동주차보조(IPA)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때만 해도 후방 감지 카메라가 LCD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주차 공간을 알려주는 정도였다. 그러나 2006년부터는 초음파 센서가 더해져 주변에 주차된 다른 차량까지 탐지할 수 있게 됐다. 운전자는 주차 속도만 제어하면 되는 것이다.
신형 그랜저(HG)는 차량의 앞과 옆에 붙은 10개의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주차 가능 영역을 탐색하고 운전대를 제어해 주차를 도와주는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Smart Parking Assist System)을 구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작동하는 동안 계기판에 시스템 동작 상황이 표시되고 실내 스피커를 통해서도 경보음과 음성안내가 나온다. 이를 따라 운전자가 직접 기어를 변속하고 가속, 정지 페달만 작동하면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다. 폭스바겐의 주차보조시스템 ‘파크 어시스트(Park Assist)’ 기능도 비슷하다. 이 기능은 골프, 티구안, 파사트, CC의 전 모델에 기본사양으로 장착돼 있다.
닛산이 특허를 갖고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Around View Monitor)도 주차 보조 기술이다. 그러나 센서에 의해 작동하는 다른 주차 보조기능과 달리 AVM은 차량의 앞뒤, 그리고 좌우 사이드 미러 밑에 와이드 앵글(180°) 카메라가 모두 4개 탑재돼 내부의 컬러 스크린에 정보를 보내주는데, 마치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때 스크린이 반으로 나뉘어 뒷면 이미지도 볼 수 있어 주차를 돕는다. AVM은 시속 10km 이하에서 작동한다. BMW 뉴528i에도 혁신적인 파킹 어시스턴트(Parking Assistant) 기능이 적용돼 있다. 이 차종은 최고 35km/h 속도로 주행하면서 이 기술을 써먹을 수 있다.
운행정보가 한눈에
벤츠 뉴 제너레이션 S 클래스에 장착된 분할화면.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제너레이션 S 클래스’에는 분할화면이 장착돼 있어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동시에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다. 운전자에게는 안전운행 관련 정보를, 동반자에게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하려는 취지다. 동반석에 필요한 음향은 전용 무선 헤드폰을 통해 송출된다.
닛산의 GT-R 다기능 디스플레이 시스템은 운전자의 습성까지 파악해서 알려준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용 레이싱 게임인 그란투리스모의 제작사 폴리포니 디지털과 GT-R 팬들이 참여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엔진 부스트 압력, 오일 온도, 연비 및 최적의 기어비를 포함하는 에코 드라이빙 영역 표시 등 각종 정보를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엔진 성능 등 다양한 정보를 직접 설정할 수 있고, 레이싱 트랙에서 랩 타임까지 기록해 운전자의 습관을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다.
YF쏘나타, 아반떼MD, 스포티지R은 동급 최초로 7인치 LCD 디스플레이에 차량용 유비쿼터스 시스템인 ‘오토케어’를 적용했다. 차 안에서 블루투스 무선통신을 이용해 네트워크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차량을 진단하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세계 최초 시도다. 차량의 엔진, 변속기와 제어시스템인 ABS 등을 통제하는 제어기를 통해 차량 정보가 수집되고, 차량 상태를 내비게이션의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소모품인 엔진오일, 브레이크패드, 벨트류 등 총 15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실시간 관리되고, 소모품별로 교환 시점을 알려주기 때문에 차량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5G 그랜저(왼쪽)에는 무선통신과 차량관리 등이 가능한 오토케어 시스템이 갖춰졌다.
프리미엄 중형 크로스오버 모델인 캐딜락 SRX는 국내 수입차 업계 최초로 완전한 한글 음성 인식 시스템을 장착했다. 사용자는 한글 음성 명령어를 통해 라디오 및 CD 작동은 물론 디스플레이 설정,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등 광범위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라디오 주파수 선국, CD 트랙 지정, 내비게이션 시스템상에 사전 등록한 목적지를 지정하거나 경로 변경, LCD 터치스크린의 배경 색상을 전환할 때 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MINI 50주년 스페셜 모델인 MINI 50 캠든(Camden)은 운전자와 대화하는 미래형 자동차다. 자동차 최초로 미션 컨트롤(Mission Control)이 적용됐는데, 이는 주행 상태와 주변 환경에 대해 차량에서 나오는 수많은 신호를 평가해 특정 상황에 도움이 되는 1500개 이상의 정보와 메시지를 영어로 전달한다.
구형 쏘나타의 사운드 시스템에 좌절하고 이 브랜드를 두 번 다시 눈여겨보지 않겠다던 이가 있었다. 이젠 그가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일이 생겼다. YF쏘나타가 프리미엄급 Hi-Fi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음향 전문가인 폴 만 마이애미대 교수, 엔지니어 탐 누세인 등이 참여해 만든 이 시스템은 지난해 8월 지식경제부 주관의 신기술인증(NET)을 획득해 국내에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디멘션(차원·Dimension)’이라 불리는 이 사운드 시스템에는 전자 신호를 전달할 때 손실이 적은 디지털 전송방식을 적용한 앰프와 고음질의 Hi-Fi 스피커가 장착돼 있다. 특히 고객 감성에 따라 음질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베리어블 이퀄라이저(Variable equalizer)가 적용했다. 편안한 음악에 어울리는 이노센트 모드, 랩이나 록에 어울리는 포르자 모드, 생동감 있는 잔향 효과가 있는 콘체르토 모드 등이 대표적이다.
안전 기술
혼다의 ASC(Active Sound Control) 시스템도 놀랍다. 기존 레전드에 설치된 ANC(Active Noise Cancellation) 시스템은 초소형 마이크로폰이 엔진이나 외부에서 내부로 침투하는 소음과 반대되는 주파수 대역의 파장을 발생해 소음을 상쇄시키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ASC는 전주파수 영역대 소음을 감지해 제거하면서 엔진 rpm에 따라 사운드 시그널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소음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안전한 운전을 돕기 위한 자동차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주의 어시스트(Attention Assist)는 장시간 또는 장거리 운행으로 집중력이 저하되거나 졸음 운전을 할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능이다. 주행 개시 후 20분간 70가지 이상의 계수를 측정해 운전자의 스티어링 휠 조작 성향 등 독자적인 운전 스타일을 입력한다. 그 후 운전자가 평균적인 스티어링 휠 조작 성향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경우 디스플레이를 통해 경고 메시지를 표시한다. 이 기능은 시속 80~180㎞ 주행시에만 작동하며 운전자가 디스플레이의 메뉴를 통해 시스템의 사용 여부를 직접 선택해야 한다.
벤츠의 넥-프로(Neck-Pro) 헤드레스트(head rest·목 보호대)도 정밀 기술 가운데 하나다. 이 기능은 교통사고의 80%에 해당하는 추돌사고 때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를 보호하고 목 부상을 예방하는 구실을 한다. 전자컨트롤 시스템과 연계된 이 기능은 센서가 일정 강도 이상의 후방 충돌을 감지할 때 헤드레스트가 순간적으로 40㎜ 앞으로, 30㎜ 위로 이동해 탑승자의 머리 부분을 지지하고, 목과 척추 부분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한다. 체로키도 ‘액티브 헤드레스트’라는 비슷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뉴 볼보 XC60에는 사고 위험이 있을 때 주행속도를 줄이거나 멈춰 서도록 하는 시티 세이프티 시스템이 장착됐다. 운전자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는 벤츠의 주의 어시스트 기능(오른쪽).
벤츠의 ‘나이트 뷰 어시스트’(Night View Assist) 기능은 눈으로 식별되지 않는 정밀한 적외선 라이트를 사용해 중심 헤드램프에 적합한 조명을 비추고, 특별한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포착된 이미지를 계기판에 표시한다. 이 기능을 작동시키면 속도표시는 계기판 아래에 수평 막대그래프로 표시된다.
뉴 아우디 A8에도 ‘나이트 비전 어시스트’라는 비슷한 기능이 있다. 앞쪽 아우디 엠블럼 뒤에 설치된 열영상 카메라가 이 기술의 핵심이다. 컴퓨터는 카메라에서 얻은 정보를 영상으로 변환하고 계기판 사이에 위치한 화면에 표시한다. 아우디의 원격 적외선 기술은 최대 300m 앞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거리는 주행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 시스템은 물체에서 방출되는 열에 반응하기 때문에 사람과 동물은 보통 눈에 잘 띄는 밝은 색으로, 차가운 도로는 어두운 색으로 표시된다. 제어장치가 이 사람의 움직임이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디스플레이에 그 사람은 빨간색으로 표시되고 ‘지~잉’하는 경보음이 울린다.
BMW는 보행자까지 감지할 수 있는 나이트 비전 기능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자동차업체다. 뉴7시리즈와 뉴5시리즈(옵션형)에 장착되는 2세대 나이트 비전은 열을 방출하는 물체가 조명 범위 외곽에 있어도 중앙 컨트롤 디스플레이에 보여줄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만약 자동차가 보행자와 충돌할 위험이 감지되면 컨트롤 디스플레이와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경고 신호가 뜬다.
최근 출시된 BMW 뉴7시리즈의 최상급 모델인 BMW 760Li에는 헤드라이트를 보조해 야간 주행 중 주행자의 시야를 한층 좋게 하는 ‘어댑티드 헤드라이트’ 기능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운전대 혹은 앞바퀴의 방향만을 따라가는 일반적인 헤드라이트와는 달리 구불구불한 길 등 도로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봐야 할 지점을 비추기 때문에 안전성을 크게 높인 기술이다. 컴퓨터와 센서 시스템에 의해 전방을 멀리까지 밝힐 수 있으며 바이제논 모듈러 헤드라이트를 통해 가시거리를 확장했다.
볼보자동차도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 뉴 볼보 XC60(5590만~7390만원)은 ‘알아서 서는 차’로 불린다. 여기에 탑재된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는 사고의 위험이 있을 때 주행속도를 줄이거나 완전히 멈춰 서도록 하는 능동적인 안전장치다. 전체 추돌사고의 75%가 시속 29km 이하의 속도에서 발생한다는 볼보자동차의 교통사고 현장 조사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이 장치는 차량 앞 유리 상단에 장착된 레이저센서를 통해 전방 교통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시속 30km 이하로 주행할 때 앞 차와 추돌 위험이 있으면 저절로 브레이크가 작동된다. 이 기술 덕분에 뉴 볼보 XC60을 구매하면 보험사 메리츠화재를 통해 자동차보험료가 5.5% 인하된다. 3월9일 국내에 출시될 ‘올 뉴 볼보 S60’에 장착되는 보행자 추돌방지 시스템은 경고 신호가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나타나고, 운전자가 경고에 반응하지 못할 경우 자동차가 스스로 멈춰 선다. 이 시스템은 유럽미디어협회가 주관하는 ‘플러스 엑스 어워드(Plus X Award)’에서 혁신부문상을 수상했다.
힘의 상징 4륜구동
긁힌 곳을 스스로 복구하는 기능이 있는 뉴 인피니티 G25.
일반적으로 4륜구동은 앞뒤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구조이지만 혼다 레전드에 적용된 4륜구동 자유 제어 시스템 ‘SH-AWD’는 한 차원 높은 기술이다. 차량 스스로 엔진의 rpm, 흡기 압력, 기어비, 각각의 바퀴회전 속도, 스티어링 앵글 값, 노면 상태 정보 등을 수집해 앞뒤 바퀴에 3:7 혹은 7:3으로 구동력을 배분하고, 뒷바퀴에도 좌우로 0:10 혹은 10:0으로 구동력을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눈길이나 빗길 등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을 때 탁월한 기능을 발휘한다.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에는 4륜구동 기술인 콰드라-리프트(Quadra-Lift) 시스템과 셀렉-터레인(Selec-Terrain) 시스템이 장착됐다. 콰드라-리프트는 최고 106㎜까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다. 셀렉-터레인은 눈길 빗길 산길 등 노면 상태에 맞는 5가지 주행 모드를 갖추고 있다.
체어맨 W 4-TRONIC 시스템은 벤츠 4 MATIC, 아우디 QUATTRO 등 럭셔리 세단에 적용되는 승용형 4륜구동 기능이다. 이 때문에 차량 주행시 부드럽고 안정적인 제어가 가능하며, 눈길이나 빗길 등 다양한 노면 상태에서 강력한 구동 및 제동능력을 발휘한다.
캐딜락에 탑재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기술은 세계에서 반응력이 가장 빠른 서스펜션 제어 기술이다. 네 바퀴에 장착된 전자식 센서가 노면 상태를 1000분의 1초 단위로 감지해서 적절한 주행이 가능하게 해준다. 이 기능은 슈퍼 세단 ‘캐딜락 CTS-V’, 6.2L 풀사이즈 럭셔리 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 에디션’ 등에 탑재돼 있다.
체로키는 전자식 전복방지 시스템인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기능을 갖고 있다. 운전자가 굽은 도로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속도로 주행할 때 센서를 통해 차량운동과 노면 상태 등을 파악해서 안전기준을 넘어설 경우 적절하게 제어하면서 주행을 이끄는 기술이다.
스스로 펑크 때우고
펑크가 나면 스스로 때우는 기능을 갖춘 폭스바겐 모빌리티 타이어.
타이어가 펑크가 나면 그 즉시 도로 한 켠에 차를 세워두고 ‘스페어’ 타이어로 갈아 끼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성운전자의 경우 혼자서 타이어를 교체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폭스바겐의 모빌리티 타이어(Mobility Tires)는 이런 걱정을 덜어준다. 주행 중 직경 5㎜ 이하의 물질로 말미암아 타이어에 펑크가 날 경우 내부의 펑크 방지 물질이 즉각적으로 틈새를 메워줘 주행을 계속할 수 있게 한다. 이 타이어는 폭스바겐 CC와 최근 출시된 파사트 TDI 럭셔리 에디션 모델에 장착돼 있다.
르노삼성의 QM5는 육안으로 타이어를 보지 않고도 타이어 공기압의 적정 여부를 알 수 있게 하는 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기능이 있다. 이상이 있을 경우 실내 디스플레이에 ‘타이어 공기압이 낮습니다’라는 표시가 뜬다. 타이어 불량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불필요한 연료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다. ‘뉴 SM5’ 실내에 장착된 ‘2 모드 삼성 플라즈마 이오나이저’는 활성수소와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기능이 있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케 한다.
주차할 때나 골목길을 다닐 때 운전대를 분주하게 돌려야 하는 상황이 잦다. 그러나 BMW의 인터그럴 액티브 스티어링(Integral Active Steering) 기능이 있다면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저속에서는 운전대를 약간만 돌려도 쉽게 차체를 움직일 수 있고, 고속에서는 운전대가 묵직해져 안정적인 제어가 가능하다. BMW 7시리즈의 최상급 모델인 뉴 760Li에 장착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