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회에서 유소연은 마지막 날 선두를 질주하던 렉시 톰프슨(미국)이 12번 홀을 마친 뒤 전날 규정 위반에 따른 4벌타를 뒤늦게 받으면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연장전에서 톰프슨을 꺾은 유소연은 “주위에서 언제 우승하느냐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마음을 비우고 실력을 키우는 데만 집중했다.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고 기뻐했다. 톰프슨도 “내가 겪은 벌타 사건으로 인해 유소연 우승이 빛바랠 수는 없다. 그는 챔피언다운 실력을 펼쳤다”고 칭찬했다.
최근 유소연의 이름 앞에는 ‘꾸준함의 대명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60개 대회 연속 컷 통과 행진을 벌일 만큼 기복 없는 기량을 발휘해서다. 이번 시즌에는 우승 없이도 LPGA투어 상금과 평균 타수 1위에 이름을 올릴 만큼 늘 상위권을 맴돌았다. 유소연은 “샷 감각과 몸 컨디션이 정상궤도에 올랐다. 상금 랭킹 1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LPGA투어 통산 4승을 기록한 유소연은 골프 엘리트 출신. 대원외고 1학년 때인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2관왕에 오른 뒤 2011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이듬해 LPGA투어에 진출해 신인상을 차지했다. 어릴 때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가를 꿈꿨던 유소연은 “음악적 소양이 골프 칠 때 상상력 발휘와 쇼트게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